‘금메달 5개 목표’ 조기 달성… 메달밭 더 있다
‘팀코리아’의 2024 파리올림픽 초반 상승세가 간단치 않다. 한국은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은 143명의 선수(21개 종목)를 파견했으나 개막 후 사흘 연속 금메달 퍼레이드를 펼치면서 목표치인 5개를 이미 달성했다.
한국 선수단은 30일 오전(한국시간)까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5위에 자리하고 있다. 사격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과 반효진(대구체고)이 깜짝 금메달을 각각 따냈고, 효자 종목 양궁에서 남녀 대표팀이 모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펜싱에선 남자 사브르의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개인전 우승으로 한국의 파리올림픽 1호 금메달을 신고했다.
대한체육회는 애초 양궁 3개와 펜싱 2개를 확실한 금메달 종목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사격에서 금메달 2개와 더불어 은메달 2개를 추가, 개막 후 사흘 만에 목표인 금메달 5개를 채웠다. 그리고 기대 이상의 성적과 더불어 한국 선수단의 사기가 절정으로 치솟으면서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애초 금메달 획득 종목으로 공개하지 않았던 사격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하며 한국 선수단 전체 일정의 첫 단추를 너무나 잘 끼웠다”고 말했다. 장갑석 사격대표팀 총감독은 “아직 내가 (금메달) 목표로 한 종목은 메달이 안 나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남녀 단체전을 석권한 양궁 역시 추가 금메달 획득 후보다. 양궁은 남녀 개인전과 혼성전까지 총 3개의 금메달이 아직 남았다. 양궁이 전관왕의 위업을 달성한다면, 한국의 파리올림픽 금메달은 개막 전 목표의 두 배인 두 자릿수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 그리고 펜싱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을 포함해 2개, 유도와 태권도에서 1개씩을 따낼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사격처럼 근대5종에서 깜짝 금메달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배드민턴도 금메달 기대 종목이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한국에 28년 만에 여자단식 금메달을 안길 준비를 마쳤다.
임종훈-신유빈,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 선물
임종훈과 신유빈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 홍콩 웡춘팅-두호이켐 조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동메달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임애지, 54㎏급 8강 진출…한국 복싱 12년 만의 메달 보인다
2024 파리 올림픽 한국 복싱 대표팀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선수인 임애지(25·화순군청)가 16강의 벽을 넘고 한국 복싱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성큼 다가섰다. 임애지는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경기에서 타티아나 레지나 지 헤수스 샤가스(브라질)를 상대로 4-1로 판정승했다.
한국 복싱은 앞서 오연지(울산광역시체육회)가 32강전에서 우스이(대만)에게 패했지만, 임애지가 살아남아서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 복싱은 2012 런던 대회 한순철(남자 라이트급 은메달)이 마지막 올림픽 메달이다.
임애지는 한국시간으로 다음달 2일 오전 4시 4분에 열릴 8강전에서 승리하면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메달을 선사한다. 또한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최초의 메달에도 도전한다. 한국 복싱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한 명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가 다른 나라 선수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극적으로 함상명이 나섰다.
함상명은 빅터 로드리게스(베네수엘라)와 32강전에서 승리했으나 16강전에서 장자웨이(중국)에게 패했다. 2020 도쿄 대회는 임애지와 오연지 두 명이 출전했으나 둘 다 첫판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 왼쪽 어깨와 왼쪽 다리 부상에도 이를 악물고 이번 대회를 준비한 임애지는 노련한 브라질 선수를 판정으로 제압하고 승전고를 울렸다.
계영 800m 결승 '황선우' 포함 드림팀으로 메달 도전
한국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멤버로 파리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선다. 대한수영연맹은 30일(이하 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 나설 영자를 확정해 발표했다. 입수는 양재훈(강원도청), 이호준(제주시청), 김우민, 황선우(이상 강원도청) 순이다.
이는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신기록 7분01초73으로 금메달을 이끈 순서다. 앞서 30일 예선에서 한국은 이호준, 이유연(고양시청), 김영현(안양시청), 김우민 순으로 역영해 7분07초96으로 16개 참가국 중 7위에 올라 결승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이 올림픽 경영 단체전 결선 무대를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선에 출전하지 않았던 황선우는 자유형 100m 준결승 출전을 포기하고 이번 계영 800m에 전념한다. 계영 800m 결선은 현지시간 30일 오후 10시15분,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5시15분에 펼쳐진다.
유도 김지수, 메달 불발…패자부활전서 조르기 한판패
세계랭킹 16위 김지수는 30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여자 63㎏급 패자부활전에서 세계 10위 루비애나 피오베사나(오스트리아)에게 삼각조르기로 한판패를 당했다.
김지수는 경기 시작 40여초 만에 상대의 공격에 바닥으로 메쳐졌다. 다행히 앞으로 떨어져 득점을 내주진 않았지만, 상대는 김지수의 등에 올라타더니 양다리로 김지수의 목을 감았다. 조르기에서 벗어나려 애쓰던 김지수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탭을 쳤고 동메달 결정전 티켓을 놓쳤다.
재일교포 3세인 김지수는 고교 졸업 후 한국으로 넘어왔다. 2020년 재일교포 여자 유도선수로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여자 57㎏급에 출전해 16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8강에까지 올랐으나 이후 2연패를 당하고 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다. 오열하며 매트를 벗어난 김지수는 공동취재구역에서도 펑펑 눈물을 흘리며 아무 말 없이 지나갔다.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8강서 프랑스에 패배… 메달 기회 무산
펜싱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의 올림픽 연속 메달 확보가 8강에서 좌절됐다.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은 종주국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셔야 했다. 송세라(30·부산시청), 이혜인(29·강원도청), 강영미(39·광주광역시 서구청), 최인정(34·계룡시청)으로 이뤄진 여자 에페 대표팀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 8강에서 프랑스에 31-37로 패했다.
이로써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확보는 물 건너가게 됐다. 앞선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해당 종목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터라 여자 에페 대표팀의 아쉬움은 크다. 1라운드에서 여자 에페 대표팀은 2-3으로 뒤쳐진 이후 줄곧 점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팀 전체 세계랭킹은 각각 한국 2위·프랑스 9위로 우세하지만, 신체적 조건에서 압도당했다. 프랑스는 8강전에 나선 선수 3명 중 제일 작은 키가 179㎝였다. 그러나 한국에선 8강엔 출전하지 않은 후보 선수 최인정이 173㎝로 가장 크고, 8강전에 뛴 선수 중에는 167㎝인 이혜인이 최장신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송세라는 “다들 열심히 준비했는데 저희가 원했던 결과가 아니라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셨을 텐데 약속을 지키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고 전했다.
한편, 단체전 첫날에서 메달을 수확하지 못한 한국 펜싱은 31일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빛 찌르기에 도전한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런던과 도쿄에 이어 올림픽 단체전 3연패(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제외)에 나선다.
이준환, 마티아스 꺾고 동메달…파리 두 번째 유도 메달
한국 유도 이준환(용인대)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세계랭킹 3위 이준환은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티아스 카스(벨기에)를 제압했다. 준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2위인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를 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앞서 유도 여자 57㎏급 은메달을 딴 허미미(경북체육회)에 이어 한국 선수단 두 번째 유도 메달에 성공했다.
이준환은 정규시간(4분) 내 승부를 보지 못했다. 탐색전을 벌이면서 상대와 한 차례씩 지도를 나눠받았다. 이어진 골든스코어(연장)에서 점수를 내는 데 성공,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준환은 지난 2022년 6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그랜드슬램 남자 81㎏급에서 최강자들을 연달아 물리치고 금메달을 수확하며 '깜짝 스타'로 떠오른 선수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면서 한국 남자 유도의 자존심을 세웠다.
'양궁 개인전 첫 메달 도전' 김우진, 32강 진출 성공
한국 남자 양궁의 간판 김우진(32·청주시청)이 '2024 파리올림픽' 양궁 개인전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우진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64강전에서 이스마엘 마다예(차드)를 6-0으로 제압했다.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김우진은 아직 개인전 메달이 없다. 생애 첫 올림픽 개인전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김우진은 대회 개회식 전 랭킹 라운드에서 686점을 쏘며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 한국 양궁 선수 최초로 3연속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기세가 오른 김우진은 개인전 첫 경기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랭킹 포인트에서 64위에 그친 마다예가 1점을 쏘는 등 흔들리는 상황에서 김우진은 차분하게 경기를 펼쳤다. 결국 김우진은 9발의 화살 중 7발을 10점에 명중시키며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감격의 1호 금메달부터 100호까지 딱 48년…이젠 올림픽 메달 300개 겨냥
한국 사격 반효진의 ‘금빛 총성’으로 대한민국 올림픽 출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만 16세의 나이로 2024 파리 올림픽 무대에 오른 반효진(대구체고)이 여자 10m 공기소총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대한민국 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 완성됐다. 이번 대회 펜싱을 시작으로 사격과 양궁에서 금빛 기세를 이어가던 한국은 29일(현지시간) ‘여고생 사수’ 반효진의 총끝을 기점으로 세계에서 13번째로 ‘100호 금메달’ 기록에 도달한 국가가 됐다. 하계 올림픽 100개를 달성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헝가리, 일본, 호주, 스웨덴, 핀란드 등이다.
▶한국의 1호 金 이후 48년 = 하계 대회에서 100번째 애국가가 울려퍼진 건 1976년 몬트리올 대회를 시작으로 48년에 걸친 여정이었다. 한국의 첫 올림픽 금메달은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종목에서 나왔다. 양정모가 62㎏급에서 첫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는 태극기를 달고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28년 만이다. 이후 서방세계가 대거 보이콧을 선언한 1980년 모스크바 대회를 제외하고 한국은 하계 올림픽 매 대회에 나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1984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6개를 따낸 뒤 직접 개최한 1988 서울 대회와 직후 1992 바르셀로나 대회에선 금메달을 12개씩 쓸어 담았고, 1996년 애틀랜타에선 7개, 2000년 시드니에선 8개를 가져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9개를,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대회에선 역대 가장 많은 13개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금메달 수가 9개로 줄어들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정보다 1년 연기돼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선 금메달 6개를 획득했다.
▶2024년 비관적 전망의 ‘반전’ = 이렇게 도쿄까지 총 96개의 금메달이 나왔고 이번 파리 대회에서 4개를 더하면 100개를 채우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수단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들면서 전망이 밝지만은 않았다. 대회를 앞두고 대한체육회가 보수적으로 산출한 금메달 수는 5~6개인데, 그보다 저조할 것이란 비관적인 예상도 나왔다.
세간의 우려와 달리 이번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는 개회식 다음 날인 27일부터 메달 레이스를 시작해 사흘 만에 금메달을 4개 추가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을 필두로 사격 오예진(19·IBK기업은행), 여자 양궁 임시현(21·한국체대)·남수현(19·순천시청)·전훈영(30·인천시청)이 금빛 기세를 이어갔고 반효진이 마무리했다. 아직 대회 초반이라 추가 금메달은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종목은 양궁 남녀 개인전과 남녀혼성 단체전이다. 사격과 펜싱 남은 세부종목도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 메달 300개, 5개 남았다 = 한국 동계·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은 2012년 런던 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에서 따냈다. 동계 올림픽의 첫 금메달리스트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쇼트트랙 종목 선수로 나섰던 김기훈이다. 이제 대한민국 선수단은 하계 올림픽 통산 ‘300번째 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노린다. 반효진의 금메달까지 한국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00개, 은메달 93개, 동메달 101개로 총 294개의 메달을 보유했다. 2012년 런던 대회 역도 남자 최중량급(105㎏ 이상)에서 4위에 올랐던 전상균이 기존 동메달리스트 루슬란 알베고프(러시아)의 도핑 테스트 적발로 뒤늦게 이어받게 된 동메달을 합하면 동메달이 하나 더 늘어나 사실상 295개다. 전상균은 이번 파리 올림픽 기간 중 메달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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