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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9주년 광복절_피로 쓰인 역사, 혀로 덮을 수 없어

by noksan2023 2024.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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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두쪽 난 광복절…광복회장 "피로 쓰인 역사, 혀로 덮을 수 없어"

 

 

이종찬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광복회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친일 뉴라이트 인사'라면서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선언했다.

 

 

 

기념식에는 독립운동가 유족과 광복회원, 관련 기념사업회 및 단체 회원 등 약 350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 야권 인사 약 100명도 참석했다. 광복절 행사가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 단체로 쪼개진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이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 정부의 뉴라이트 의혹 인사의 연이은 유관 단체장 임명에 대한 항의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 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 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기념식을 자체적으로 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역사 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주어야 했다"며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형석 관장의 임명을 두고 "한 나라의 역사 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며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복회는 김형석 관장 외에도 지난달 31일 김주성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과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등을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쪼개진 광복절... 광복회장, “피로 쓰인 역사 혀로 덮을 순 없어”

 

 

15일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회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기념사 후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 출처

 

 

 

15일 오전 10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와 60개 독립운동단체연합 회원 등 300여명이 정부 차원의 광복절 기념식 참가를 거부하고 자체적으로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독립운동 후손들은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결기를 보여주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복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딛고 우리가 나아갈 도전은 한민족 통일의 길이다. 자주, 평화, 민주의 원칙으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것은 79년 전 선열들이 꿈꾸었던 자주독립의 미완성을 비로소 후대인 우리가 완결하는 일이며, 한민족의 평화로운 번영의 기틀을 영구히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통탄스럽게도, 우리의 현실은 위태롭다.  한반도 평화가 위태롭고 열강들의 파워게임도 위험하다. 우리가 합의했던 한반도공동체통일 방안의 내실 있는 실천도 딱 멈추어 버렸다”라고 지탄했다.

또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며“ 준엄하게 경고한다.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그리고 그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일제 강점기를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으로 이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우기 위한 주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독립운동단체와 제 정당·시민사회단체들도 ‘역사왜곡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이름으로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효창원 삼의사 묘역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윤석열 정부의 사대매국 외교와 역사왜곡을 규탄하는 의미에서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 참가를 거부한 이들 단체의 기념식에는 약 1,0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대규모 집회와 행진으로 이어갔다.

이날 함세웅 신부는 ‘제2의 역사쿠데타를 막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기념사에서 윤석열 정권을 “제 나라도 제 민족도 안중에 없이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라고 지탄하면서 “국가정체성이 흔들릴 정도로 친일·친독재 세력이 기고만장하게 세력을 넓혀가고 있어, 이들의 전횡을 더 이상 방관하면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로워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참가자들은 기념식을 마친 뒤, 오후 3시부터는 효창원에서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역까지 약 3km 구간을 행진했다. 주최 측은 “이날 기념식과 행진에서 ‘친일 관장 임명 철회! 매국 정권 규탄한다!’를 중심 구호로 채택해, 김형석 관장 임명 철회를 강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KBS는 'KBS 중계석'을 통해 올해 6월 29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오페라 '나비부인' 녹화본을 내보냈다 장면에서는 일본을 배경으로 여주인공이 기모노를 입고 있는 데다, 일본 국군주의 상징인 기미가요가 연주되어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이를 비판하는 글이 쇄도했다. 또한 KBS는 날씨 예보를 전달하면서 태극기를 거꾸로 한 그림을 송출하기도 했다. 


 

"피로 쓰인 역사, 혀로 덮을 순 없다"…시민·후손 500명 몰린 광복회 기념식

 

 

 

15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축하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79주년 광복절인 15일, 광복회가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서 56개 단체가 모인 독립운동단체연합과 함께 자체 기념식을 열었다. '뉴라이트 성향'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 정부에 항의하는 취지다. 광복절 행사가 정부 공식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주최 기념식으로 쪼개진 건 해방 이후 처음이다.

 

조국 대표 등 의원들 개인 자격 참석

 

이날 광복회 행사에는 정원(300명)을 훌쩍 넘긴 500여 명이 몰렸다. 광복회는 자칫 정쟁의 중심이 될 것을 우려해 정치권 인사는 초청하지 않았으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야당 인사 100여 명이 정부 행사 대신 이곳을 찾았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비롯해 태극기를 들고 기념관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광복회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기꺼이 참석한 일반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입을 뗐다. 이어 "진실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의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과 참석자들은 '국민을 위하는 후손이 되겠습니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번쩍 들어 올리기도 했다.

이 회장은 정부의 역사관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순 없다"며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희생을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건국절을 만들면 얻는 건 이승만에게 건국 아버지라는 관을 씌워주는 것 하나뿐이지만, 우리는 일제강점을 합법화하고 독립운동 역사가 송두리째 부정돼 실로 많은 걸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역사는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는 동력이 돼야 한다. 분열과 대립의 빌미를 역사에서 찾지 말길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연설 중간중간 참석자들은 "옳소" "맞다"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행사에 참석한 독립운동가 후손들도 둘로 갈라진 한국 사회를 회복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전직 독립기념관 이사이자 의병장 이강년 선생의 외손주인 김갑년 고려대 교수는 "광복 79주년인데 나라 둘로 찢어져 있고 그 하나인 대한민국 안에서도 이리 찢기고 저리 찢겨 바닷가 모래섬 같은 상황"이라며 "광복절 기념식마저도 쪼개져 거행되고 있고, 대통령은 그 책임을 광복회와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친일 편향 국정 기조를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을 선택하고,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사단법인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 회원들이 광복회 기념식이 열리고 있는 백범기념관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있다.

 

 

 

시민들 "분열 조장하는 정부, 통합 노력하라"

 

정부 공식 경축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대신 백범기념관으로 온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정부가 분열을 조장한다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적잖았다. 권오법(63)씨는 "뉴라이트 인사를 임명한다는 뉴스에 너무 화가 나서 홀로 집에서 나왔다"며 "민족 정기를 바로잡기 위해 광복회에 도움을 주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처음 기념행사에 와봤다는 허재만(63)씨도 "일본과 친하게 지내는 건 좋지만, 일방적으로 일본한테 끌려다니면서 목숨까지 바친 선조들은 뭐가 되냐"며 "과거는 사죄하면서 친분을 도모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왔다는 신남휴(57)씨는 "친일세력을 독립기념관 원장으로 세운 적은 없었다. 울분이 터져 여기까지 왔다"고 분노했다.

 

시민들은 어느 때보다 통합의 가치가 중요한 시대인 만큼, 정부가 사회적 합의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극기를 들고 가족들과 함께 기념관에 온 김대광(39)씨는 "정치의 역할은 분열이나 갈등이 아니고 통합인데 지금 반쪽짜리로 분열이 생기고 있다"며 "광복회 등 기존 단체들이 원하지 않는 인사를 꼭 해야 할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은 25개 독립운동가 단체장들, 야당 인사들과 함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취소를 촉구하며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역까지 항의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행진 내내 "뉴라이트가 점령한 윤석열 정권의 참담한 역사·교육기관장 임명에 대해 제2의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외쳤다.

 

 

 

광복회 기념식 ‘윤석열 퇴진’ 분출…“피로 쓰인 역사, 혀로 못 덮어”

 

 

역사어린이합창단이 광복절 기념식 축하공연에서 독립군가를 제창하고 있다.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덮을 순 없습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의 말에 ‘국민을 위하는 후손이 되겠습니다’라고 적힌 소책자를 든 독립운동단체 회원들이 박수와 환호성을 울렸다. 광복회를 비롯해 56개 독립운동 단체가 꾸린 독립운동단체연합은 15일 정부가 주관하는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별도의 광복 79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 뉴라이트 의혹 인사의 잇따른 역사 유관 단체장 임명에 반발하며 정부가 주관하는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애초 야당의 참여는 거부하기로 했지만, 독립운동가 후손인 박찬대, 박홍근,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이 자리에서 광복회만의 행사로 치르고 있다”며 “진실에 대한 왜곡과 저열한 역사의식이 판치며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독립운동가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정부 주관 경축식에 불참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뉴라이트 쪽의 건국절 주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건국절을 만들면 모든 것은 이승만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씌워주는 것 단 하나로 우리는 실로 많은 것을 잃게 된다”며 “일제강점을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돼 일제강점을 규탄할 수도 없고 침략을 물리치는 투쟁도 무의미하고 허망하게 되고 만다”고 호소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건국절을 들먹이는 이들이 보수를 참칭한다”며 “보수의 진정한 출발은 진실된 역사에 굳건히 발 들이는 일”이라고 했다.

 

이날 기념식 중에는 ‘윤석열 타도’ 구호가 나오는 등 윤 대통령의 역사인식에 대한 반감도 가감 없이 터져나왔다. 김갑년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단장이 “(국민 통합이 아닌) 찢어지고 부서지고 깨어진 현실의 책임을 광복회와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누가 김광동(진실화해위원장)을,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을, 김낙년(한국학중앙연구원장)을, 김형석(독립기념관장)을 임명했습니까”라고 외치자, 청중석에서 “윤석열” “윤석열 타도”라는 외침이 터져나온 것이다. 이어 김 단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친일 편향의 국정기조를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을 선택하라.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하자 독립운동 단체 회원들은 “옳소”라고 화답했다.

 

 

“피로 쓴 역사, 혀로 못 덮어”…윤 정부 ‘친일 국정’ 규탄 목소리

 

 

광복절인 15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등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행사가 서울시내 곳곳에서 열렸다. 함세웅 신부가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주최로 서울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왼쪽 사진). 기념식 후 참석자들이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가운데). 평화나비 네트워크 등 대학생단체 소속 회원들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정부의 뉴라이트 인사 등용과 굴욕적 역사외교를 규탄하고 있다.

 

 

정부 향해 “뉴라이트 내쳐라”

‘항단연’ 등 25곳도 자체 행사

3㎞ 행진하며 “분통 터진다”

 

‘대한민국 106년 8월15일.’

 

광복회를 비롯해 56개 독립유공단체가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연 79주년 광복절 기념식 무대 뒤에 내걸린 문구다. 1919년 3·1독립선언과 함께 중국 상해 프랑스 조계지에서 대한민국이 세워지고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6년이 됐다는 뜻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 추종세력 등 사회 일각에서 내세우는 ‘1948년 건국론’을 반박하는 의미에서 못 박아 둔 것이다.

 

광복회 등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정부 공식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고 기념식을 따로 열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비롯해 뉴라이트로 지목된 인사들이 역사 관련 단체장에 줄줄이 임명된 데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백범기념관엔 300석이 마련됐지만 두 배가 훨씬 넘는 시민이 기념식장을 찾았다. 참석자들은 “뉴라이트 인사 임명을 철회하고 친일사관을 뿌리 뽑으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강년 의병장의 손자 김갑년 고려대 교수는 축사에서 “광복 79주년인데 하나였던 나라는 둘로 찢어져 쪼개져 있고 쪼개진 나라 안에서도 이리 찢기고 저리 찢겼다. 마침내는 광복절 기념식마저도 이렇게 흩어져 거행되고 있다”며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교수는 이어 “대통령은 그 책임을 광복회와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친일편향 국정기조를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을 선택하고,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말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며 “건국절을 만들면 얻을 것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워주는 것 하나이고, 그 외엔 일제의 강점을 규탄하는 일도, 침략을 물리치는 투쟁도 모두 무의미하고 허망한 일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 등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도 이날 오후 2시부터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서 자체 기념식을 진행했다. 시민 500여명이 모였다. 참석자들은 현 정부에서 벌어지는 역사 퇴행을 좌시할 수 없다고 했다. 태극기를 손에 든 김지은씨(62)는 “이영훈(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 같은 사람은 우리 영토가 분명한 독도를 ‘우리 땅이라는 증거가 있냐’는 식으로 말하고, 정부는 그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기관장으로 임명했다”며 “분통이 터져서 나왔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씨(63)는 “최근 사도광산에 강제노역 문구가 포함돼 있지도 않은데 정부가 찬성한 것, 위안부 문제를 물어보니 ‘사상의 자유가 있다’고 한 이진숙 방통위원장 발언을 보면서 제2의 국치가 시작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식민지배를 36년 받으면서 주권을 찾으려 독립 투쟁했고 그 결과 광복이 됐다는 기본 상식마저 바뀔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며 “좌우를 떠나 나라 걱정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념식 뒤 용산 쪽으로 약 3㎞를 행진했다. 두 개 차로에 걸쳐 85m가량 늘어선 시민들은 태극기를 등에 두르거나 손에 들고 이동했다. ‘친일관장 임명철회 매국정권 규탄한다’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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