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안타로 13G 연속 출루, ML 전체 1위 등극 '감독은 또 극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다시 안타를 생산했다. 기막힌 컨택으로 아웃존 안타를 만들어내며 13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 멀티 출루 활약으로 샌프란시코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2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두 번 출루했지만 2타수 무안타로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끊긴 이정후는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이어온 연속 출루 행진을 13경기로 늘렸다.
18일 마이애미 말린스전부터 최근 5경기 연속 멀티 출루까지 펼치고 있는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2할8푼2리에서 2할8푼4리(88타수 25안타)로 끌어올렸다. OPS도 .725에서 .729로 소폭 상승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라디오 방송 ’KNBR’에 따르면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가 규정타석 타자 중 삼진율(경기 전 9.5%)이 5번째로 적은 것에 대해 “놀랍다. 모든 시리즈, 모든 경기에서 이전에 본 적 없는 투수들을 상대하는데도 삼진을 거의 당하지 않으면서 일관되게 공을 맞히고 있다. KBO보다 높은 레벨의 빅리그에서 더 좋은 투수들을 상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보통 투수와 타자가 처음 만나면 타자가 불리하기 마련이다. 생소함, 낯설음을 무기로 한 투수가 유리하다. 여기에 KBO리그보다 수준 높은 투수들을 계속 만나고 있으니 이정후에겐 적응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은 23일까지 시즌 22경기 99타석에서 삼진이 9개로 삼진율이 9.1%에 불과하다. 23일 메츠전까지 포함하면 2년 연속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말린스·9.3%)를 밀어내고 규정타석 타자 189명 중 가장 낮은 1위로 올라섰다.

공을 보는 선구안과 맞히는 기술이 그만큼 뛰어나다. 이날 메츠전에서도 처음 만난 투수 호세 퀸타나 상대로 이정후가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13시즌 통산 93승을 거둔 베테랑 좌완 퀸타나를 맞아 이정후는 1회 1루 땅볼 아웃됐지만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렸다.
무사 1루에 들어선 이정후는 퀸타나의 초구 한복판에 들어온 싱커를 지켜봤다. 이어 2구째 싱커가 높은 존에 걸치면서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하이 패스트볼과 4구째 가운데 슬러브를 파울로 치며 타이밍을 잡기 시작했다.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퀸타나는 5구째 공을 바깥쪽으로 뺐다. 76.5마일(123.1km) 슬러브를 바깥쪽 낮게 떨어뜨렸다. 그런데 이 공에 이정후의 배트가 따라나왔다. 허리가 빠진 채로 배트 컨트롤을 하며 공을 맞혔고,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아웃존 안타로 이정후의 타고난 컨택 기술이 빛을 발한 순간. 샌프란시스코 주관 방송사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중계진도 “바깥쪽 코너에 완벽하게 로케이션된 공을 쳤다. 이것이 우리가 이정후에 대해 말하는 포인트다. 그는 팀 내에서 누구보다 정타를 잘 만들어낸다. 하체에 힘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도 안타를 칠 수 있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정후의 안타로 이어지 무사 1,2루 찬스에서 샌프란시스코는 호르헤 솔레어가 루킹 삼진을 당했지만 맷 채프먼이 좌측 2타점 2루타를 치며 4-0으로 달아났다. 메츠 좌익수 브랜든 니모가 공을 한 번에 못 잡고 펜스까지 굴러간 사이 이정후가 1루에서 홈까지 전력 질주해 추가 득점을 올렸다. 시즌 13득점째.
이정후는 5회 퀸타나 상대로 다시 1루 땅볼 아웃됐지만 7회 우완 불펜 션 리드-폴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다. 시즌 9번째 볼넷으로 멀티 출루. 샌프란시스코도 5-1로 승리하며 시즌 11승13패가 됐다. 선발 키튼 윈이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2승(3패)째를 따냈고, 마이클 콘포토가 6회 시즌 5호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최소 삼진율 1위' 이정후 "더 잘 치는 선수 없어요"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은 이정후의 시즌 초반 활약에 놀라워하고 있다. 멜빈 감독은 "타석당삼진비율 5위에 오른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이정후는 경기마다, 시리즈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상대 투수와 마주아는데, 전에 한번도 본 적 없는 투수의 공을 그렇게 꾸준히 치고 있는 것"이라고 감탄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이정후는 매일, 시리즈마다 전혀 모르는 투수만 만나는데 전혀 삼진을 당하지 않는 느낌이다. 그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23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 앞서 만난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슈퍼루키 이정후(26)의 타격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이정후는 올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57억원)에 계약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한국에서 보여준 콘택트 능력을 믿고, 또 스프링캠프에서 지켜본 빠른 발에 확신을 가지면서 주로 1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이정후는 올 시즌 22경기에서 타율 0.284(25타수 25안타), 2홈런, 7타점, 13득점, OPS 0.729를 기록하면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전체 신인을 통틀어 2번째로 많은 안타를 생산하고 있는 타자다. 이정후는 23일 현재 25안타로 메이저리그 전체 신인 2위에 올라 있다. 1위는 김하성이 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인 잭슨 메릴로 26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단 1개 부족한 2위라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은 얼마든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이정후에게 1억 달러가 넘는 거액을 안긴 이유다. 이정후는 현재 팀 내 야수 연봉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선수에게 샌프란시스코가 위험이 높은 투자를 했다는 시선이 있었는데, 이정후의 타격을 오랜 기간 지켜본 샌프란시스코는 확신이 있었다. 단순히 한국에서 7시즌 통산 타율 0.340으로 역대 1위에 올라서만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이정후가 낯선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도 충분히 대처가 되는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했기에 큰 금액을 안긴 것이다.
멜빈 감독이 이정후의 시즌 초반 활약상을 돌아보면서 가장 놀라워한 점은 '어떻게 매일 모르는 투수를 만나면서 잘 칠 수 있나'였다. 타자들은 보통 낯선 투수를 만나면 아무리 분석을 하고 타석에 들어서도 대응하기 쉽지 않다. 한국에서 3할 타율에 30홈런-100타점을 쳤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첫해였던 2021년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로 고전한 것도 매일 낯선 투수와 마주하는 이유가 컸다.
김하성은 빅리그 데뷔 시즌을 마친 뒤 "다들 좋은 공을 던지고, 처음 만나는 투수들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투수를) 자주 만나게 되는데,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런 일이 드물었다. 계속 처음 보는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점이 달랐다"고 되돌아봤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데뷔 시즌을 보내면서 매일 전혀 모르는 투수를 만나도 낯을 가리지 않았다. 이정후는 지난 8일 샌디에이고전부터 21일 애리조나전까지 11경기 연속 안타를 치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최다 연속 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안타를 꾸준히 생산하는 능력도 빼어나지만, 삼진을 잘 당하지도 않는다. 이정후의 타석당삼진비율은 9.1%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전날까지 9.5%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5위였는데, 이날 1위로 올라섰다. 메이저리그 최고 교타자로 잘 알려진 루이스 아라에스(마이애미)가 8.7%에서 9.3%로 올라 2위로 밀려났다. 이정후는 현재 루키 중에서 제일 잘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를 통틀어 최고 수준의 타격을 펼치고 있다. 멜빈 감독은 이와 관련해 "이정후는 타석에 들어가서 스윙을 할 때면 안타를 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치는 것 같다. 이정후가 타석당삼진비율 5위에 오른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이정후는 경기마다, 시리즈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상대 투수와 마주아는데, 전에 한번도 본 적 없는 투수의 공을 그렇게 꾸준히 치고 있는 것"이라고 감탄했다.
이어 "그런 강점은 이정후의 일부일 뿐이다. 이정후가 올 때부터 잘할 줄은 알았지만, 빅리그는 이정후가 뛰던 KBO리그보다 수준이 높은 리그다. 게다가 전혀 모르는 투수들을 상대하는데 나온 수치니 정말 인상적이다. 스프링캠프부터 봤다면 잘 알겠지만, 이정후의 공을 맞히는 기술은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23일 메츠전에서 또 한번 감탄을 자아내는 콘택트 기술을 보여주면서 왜 한국에서 천재 타자였는지 증명해냈다. 2-0으로 앞선 3회말 2번째 타석에서 안타 생산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윌머 플로레스가 볼넷을 골라 걸어나간 상황. 이정후는 1, 2구 싱커를 모두 스트라이크를 지켜보면서 볼카운트 0-2로 몰린 가운데 다음 공 2개를 모두 커트하면서 버텼다. 이어 5구째 슬러브를 걷어올려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시즌 25번째 안타이자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첫 안타였다.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 간 순간이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이정후가 안타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이정후는 퀸타나의 슬러브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낮게 잘 떨어지는 공이었는데도 허리를 뒤로 쭉 빼고, 한 손을 놓으면서 배트를 공에 툭 갖다 맞혔다. 한국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기술이었는데, 이정후는 끝내 우전 안타를 생산하면서 극강의 콘택트 기술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미국 현지 해설진은 "이게 바로 이정후의 타격"이라며 감탄했다. 이정후는 7회말 1사 후 4번째 타석에서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메츠 우완 불펜 션 리드-폴리와 처음 마주했다. 리드-폴리는 스트라이크존에 전혀 공을 넣지 못했고, 이정후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솔레어까지 연달아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리드-폴리를 더더욱 압박했다. 그러나 채프먼이 3루수 땅볼, 콘포토가 삼진에 그치면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정후는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5-2 승리에 기여했다.
이정후는 이제 강정호(은퇴)의 기록에 도전한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인 2015년 1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최장 연속 출루 신기록을 세웠다. 이정후는 강정호를 넘기까지 5경기를 남겨뒀다. 지금과 같은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이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거리다.
2년 연속 타격왕 제쳤다! 이정후 9.1% 마침내 1위

이정후는 23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 3연전 첫 날 3번 중견수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이후 5일 만에 3번타순에 이름을 올린 이정후는 두 차례 출루하며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안타를 치지 못해 11경기에서 중단된 연속 안타 기록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시즌 타율은 0.284(88타수 25안타)로 조금 올랐고, 2홈런 7타점 13득점 8볼넷 출루율 0.343, 장타율 0.386, OPS 0.729를 마크했다. 특히 이정후는 이날 삼진 없이 4타석을 소화해 타석 대비 삼진 비율, 즉 삼진율(K%) 부문서 9.1%(99타석 9삼진)로 규정타석을 넘긴 양 리그 타자 189명 중 1위로 올라섰다. 종전 1위였던 마이애미 2루수 루이스 아라에즈는 9.3%(108타석 10삼진)로 2위로 내려앉았다. 아라에즈는 2022년 아메리칸리그, 2023년 내셔널리그 타격왕 출신이다. 현존 최고의 컨택트 히터로 꼽힌다.
1회말 2사후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투볼에서 메츠 좌완 선발 호세 킨타나의 3구째 89.8마일 한가운데 싱커를 잡아당긴 것을 1루수 피트 알론소가 잡아 베이스커버를 들어온 킨타나에 송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회말 2사 만루서 닉 아메드의 유격수 내야안타로 2점을 선취했다. 아메드의 타구를 메츠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몸을 날려 글러브로 막았으나, 공은 우측으로 계속 흘러 3루주자 마이클 콘포토 뿐만 아니라 2루주자 호르헤 솔레어도 홈을 밟았다. 이정후는 2-0으로 앞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린 뒤 득점까지 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두 윌머 플레레스가 볼넷으로 출루해 기회를 잡았다. 이어 이정후가 우전안타를 터뜨려 찬스를 무사 1,2루로 연결했다. 이정후는 투스트라이크에서 3,4구를 연속 파울로 걷어낸 뒤 킨타나의 5구째 76.5마일 슬러브(슬라이더+커브)가 바깥쪽으로 떨어지자 가볍게 끌어당겨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만들어냈다. 발사각 17도, 타구속도 85.7마일, 비거리 259피트로 강하게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이정후의 컨택트 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안타였다. 현지 중계진은 "킨타나의 변화구가 바깥쪽으로 완벽하게 제구(perfect location)가 됐는데, 이정후가 컨택트해 안타를 쳤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 가운데 이정후보다 잘 맞히는 타자는 없다"고 치켜세웠다. 샌프란시스코는 솔레어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맷 채프먼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려 플로레스와 이정후가 함께 홈을 밟아 4-0으로 달아났다. 이정후는 4-1로 앞선 5회에는 1사후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킨타나의 2구째 한가운데 88.7마일 싱커를 또 끌어당겼지만, 이번에도 1루수 정면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6회 선두타자 콘포토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5-1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정후는 7회말 1사후 상대 우완 션 리드-폴리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공 4개가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나는 높은 코스였다. 이어 솔레어도 볼넷을 골라 이정후는 2루로 진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에 이르지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마무리 카밀로 도발은 5-1로 앞선 볼넷 2개를 허용하고 폭투와 수비 실책까지 범하며 1점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을 막고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키튼 윈은 6이닝 4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지난 18일 마이애미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윈은 평균자책점을 4.09에서 3.54로 낮추며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11승13패를 기록한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애리조나와 공공 3위가 됐다. 선두 LA 다저스와는 2경기차로 좁혔다.
"결코 삼진 안 당할 것 같아" 이정후 '이 기록' ML 1위 등극, '1557억 가치'

빅리그에서 전혀 검증되지 않은 타자에 1억 1300만 달러(1557억원)을 투자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현지에선 오버페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빅리그 데뷔 후 22경기 만에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이정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팀에 5-2 승리를 이끌었다.
13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시즌 타율은 0.284(85타수 24안타), 출루율은 0.343, 장타율은 0.386, OPS(출루율+장타율)는 0.729다.
시즌 전 야구 통계사이트인 팬그래프의 기록 예측 시스템인 뎁스 차트(Depth Chart)는 이정후가 2024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581타수 151안타), 11홈런 54타점 78득점, 8도루 3도루 실패, 53삼진 48볼넷, 출루율 0.354 장타율 0.431, OPS 0.785, wRC+ 116,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 3.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타율은 예상치에 비해 아직 부족하지만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을 때(0.200) 이후 13경기 연속 출루하며 급격히 수치를 끌어올린 걸 고려하면 3할 타율까지도 얼마든지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를 자아낸다.
이날 13번째 득점을 한 이정후는 이 부문 팀 내 공동 1위로 올라섰는데 산술적으로 94점, 더 분발한다면 100득점까지도 가능할 페이스다. 홈런과 타점 기록 또한 모두 예상치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수 있는 분위기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압도적인 컨택트 능력 때문이었다.
시즌 전 미국 매체 저스트베이스볼은 이정후의 KBO리그 시절 스트라이크 존 타격률이 무려 97% 빅리그에서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말린스·94%)를 포함한 어떤 타자보다도 높았다며 "90%대 초반으로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리그 평균보다 10% 가량 (존 타격률이) 높다. 차별점은 호세 라미레즈나 무키 베츠가 아닌 대부분의 90% 이상 존 콘택트 선수들보다 이정후의 타고난 힘이 더 낫다는 것"이었다.
미국 디 애슬레틱 또한 "이정후는 현 시점 한국 최고의 타자"라며 "(이치로와 유사한) 탁월한 손과 눈의 조화를 갖췄고 많은 하드컨택트 타구를 날린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그의 삼진률은 6% 미만이었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미국 야구 통계 전문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올 시즌 삼진률은 9.1%로 전체(규정타석 기준) 1위로 최소 1위로 올라섰다. 저스트베이스볼도 언급했던 아라에즈로 9.3%다.
헛스윙률은 10.1%로 4위이고 존 컨택트 비율은 91.5%로 MLB 평균(82%)을 훌쩍 뛰어넘어 저스트베이스볼이 예상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또한 MLB 최고의 컨택트형 히터 아라에즈(91.1%)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라디오 방송 KNBR에 따르면 멜빈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내 생각에 그가 배트를 휘두를 때마다 스스로 맞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I think that every time he swings the bat, he thinks he's gonna hit it)"며 "결코 삼진을 당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It feels like he never strikes out)"고 말했다.
이어 "알지 못하는 상대를 만나 그렇게 해낸다. 그는 기본적으로 모든 시리즈에서 이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상대와 대결한다. 정말로 인상적(That's what's really, really impressive. Every series, basically, he's facing new opponents he's never seen before)"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메츠전은 이정후만의 압도적 타격 능력을 잘 볼 수 있는 경기였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오른 이정후는 1,2구 존 안으로 향하는 싱커를 그대로 지켜봤으나 5구 시속 76.5마일(123.1㎞) 존 바깥쪽으로 멀리 휘어져 나가는 슬러브에도 감각적인 배트 컨트롤로 타구를 우익수 앞으로 보냈다.
땅볼 비율이 51.9%로 MLB 전체 평균인 44.6%에 비해 여전히 높지만 이 또한 점점 나아지고 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최근 "그는 지금 땅볼을 치고 있다. 그에게는 몇 가지 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는 타석에 설 때마다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1경기 동안 이어졌던 안타 행진과 이날 타격을 통해 이정후는 멜빈 감독의 발언의 이유를 증명했다.
타격만 있나? '바람의 손자'의 면모, 수비도 평균 이상

타격 능력에 대해 의심한 이들은 많지 않았으나 주루 능력과 수비에서 대해서는 평가가 썩 좋지만은 않았다. 국내에서도 7시즌 동안 통산 도루가 69개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의 이정후는 다르다. 어찌보면 국내에선 굳이 뛸 이유가 많지 않았기에 주루 능력을 아껴뒀던 것처럼 보일 정도다.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주루플레이를 펼친 이정후를 향해 멜빈 감독은 "우리가 베이스에서 더 큰 혼란을 일으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내 생각엔 그가 베이스 위에서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확실히 속도가 있다. 발목 부상을 입어 스스로 작년에는 조금 더 조심하길 원했지만 우리가 본 바로는 발도 빠르다"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주로 선두타자로 나서며 적극적으로 한 베이스를 더 노리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고 있다. 도루 실패가 3차례 있기는 했지만 2개를 성공시켰다.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만은 않지만 스프린트 속도는 상위 87%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베이스러닝 가치는 이보다 더 높은 상위 98%를 찍고 있다.
수비 또한 기대 이상이다. 시즌 초반 타구를 놓치며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파크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적응을 마친 이정후는 이후 어려운 타구를 심심찮게 잡아내고 있다.
지난 18일 펜스와 충돌하면서까지 완벽히 잡아낸 타구에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비현실적이었다. 그의 점프는 정말 뛰어났다. 그의 외야 수비를 보는 건 정말 재미있다. 그는 그 플레이를 실제보다 훨씬 쉬어보이게 한다"고 평가했다. 이 경기 선발 투수였던 에이스 로건 웹 또한 "매일 그가 하는 일을 지켜보면 솔직히 말해서 한계가 없어 보인다"고 극찬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이정후는 수비 지표에서도 상위 71%로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송구 평균 시속은 93.3마일(150.2㎞)로 상위 95%의 날카로움을 뽐내고 있다.
단순히 국내 선수이기 때문에 긍정적 내용을 부각하는 게 아니다. 각종 평가와 세부지표는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다. 현지에서도 이정후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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