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회견 본 시민들 “해오던 말 반복” “민감한 주제 안 피해” 엇갈린 평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진행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본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편에선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수준이라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다른 한 편에선 “다양한 현안에 본인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높았다. 이날 오전 11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윤석열 정부·윤석열 대통령·기자회견 등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 순위에 올랐다. 기자회견 유튜브 생중계에는 수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회견 초반 해병대 채 상병 사건 특별법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 나오자 일부 시민들은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최모씨(28)는 “대통령이 꼭 ‘특검을 받겠다’는 것이 아니더라도 ‘의혹에 송구하다, 경위는 이렇다’며 자세한 설명을 할 것이라고 봤다”며 “해병대 특검 언급은 그냥 ‘나를 믿어달라’고만 말하는 걸로 들렸다”고 했다. 이어 “총선 후 협치를 강조했는데 기자회견 내용대로라면 앞으로 야당과 협력이 어렵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이날 SNS에서 “결국 ‘기승전’ 특검은 다 거부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오늘 답변을 들으니 특검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사람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시간이었다” “선거로 심판을 받으면 변해야 하는데” 등의 반응도 나왔다. 반면 “과거보다 표현 등이 진전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학생 이모씨(25)는 “(김 여사 의혹에) 직접 ‘사과’라는 표현을 쓴 만큼 달라질 여지도 있을 것 같다. KBS 대담 때보다는 나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승훈씨(46)는 “그래도 대통령이 민감한 주제를 피하지 않고 자신있게 얘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생 물가 등 경제 현안에 답변 내용이 모호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문모씨(59)는 “민생 경제가 어려운 것에 대해 ‘세계적 고금리, 고물가 때문’이라는 답변은 상투적으로 들렸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없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부동산 세제 완화 등에 대해서는 “물가 문제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 같다. 규제 완화로 자본가만 혜택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경제학 원론 같았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생각보다 무난했다”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상식적인 수준의 답변이 많았다고 느꼈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견이) 진솔해 보였다. 앞으로도 자주 이런 자리를 마련해서 설명해주면 좋겠다”면서 정치·외교·경제 등 여러 현안에 안정적으로 답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석 “尹회견 좋게 평가 70∼80점 드릴 것…나도 만남 열어두겠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용기 있게 소통에 나선 것은 액면 그대로 굉장히 좋게 평가한다”며 “70∼80점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어제(9일) 답변을 하시려고 했지만 어려운 난제가 많았다”며 “속 시원한 답변을 못하신다 정도였지, 위기 의식은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실이 시궁창이니까, (기자회견에서) 답변이 제대로 나올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전날 회견에서 ‘이 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어떤 정치인도 선을 긋거나 하지 않고 늘 열어놓겠다”고 답한 것을 두고선 “나도 문을 열어놓겠다. 요청은 안 한다. 때린 사람이 먼저 이야기할 게 있지 않겠느냐”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윤 대통령이 협치와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특별감찰관과 감사원장을 야권 추천 인물로 임명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와 윤 정부 내내 임명되지 못했던 특별관을 즉시 임명해달라”며 “특별감찰관은 야권에서 협의해 추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등 대통령과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비위 행위를 막기 위해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3월 도입됐다. 이 대표는 또 “개헌이라는 복잡한 절차 이전에도 대통령의 결단을 통해 감사원을 실질적인 행정부 감독 기구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며 “감사원장을 야당 추천을 통해 임명하겠다고 선언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특검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문제 같은 경우는 특검이나 이런 수사에 이르지 않았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사과 표현은 그 정도면 됐지만 재발 방지 조처는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고집불통 대통령의 기자회견…반성 찾을 수 없어"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21개월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4·10 총선을 통해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절박한 외침 이후”라며 “그런데 우리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자화자찬으로 채워졌고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은 찾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이 현재 대한민국과 국민이 처한 상황을 얼마나 무사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왜 70%에 가까운 국민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지지하지 않는지, 왜 총선에서 국민이 심판했는지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히 윤 대통령은 국민의 명령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서 수용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심지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에서 수사를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정치공세’라며, 김건희 여사가 불가침의 성역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순직한 해병대원에 대한 특검법조차 이미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인 수사기관의 ‘수사를 믿고 지켜보자’는 말로 국민을 허탈하게 했다”면서 “오늘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국정 기조 쇄신을 바랐던 우리 국민의 기대를 철저히 저버렸다. 총선을 통해 민심의 회초리를 맞고도 고집을 부리는 대통령의 모습”이라고 힐난했다. 한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여당과 야당과의 협치 가능성에 대해 “21대 국회도, 22대 국회도 여소야대인데 야당과 국정을 논의할 협력 파트너로 인정하는지 근본적 회의감이 든다”면서 “진정으로 협력을 원하고 협치와 대화로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구체적 사안 있으면 야당과 국민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야 한다”면서 “윤 정권에 대한 2년 평가는 고집불통, 일방독주, 심지어 폭주라는 매서운 국민적 지탄을 받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반성과 함께 기조 전환이 많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른바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오늘 회견을 통해 대통령이 특검법을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부당성을 알리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이 국민의 뜻애 맞춰서 해병대원 특검법을 수용해 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태도가...' KBS와 MBC의 엇갈린 평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에 열린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 모두발언에 이어 기자들의 20개 질문을 받아 답변하며 90분간 진행됐습니다. 기자회견 이후 여야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은 없고 책임 회피만 하다 끝난 회견"이라 혹평했고, 여당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며 호평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이 열린 5월 9일 KBS, MBC, SBS 등 지상파3사와 JTBC, TV조선, 채널A, MBN 등 종편4사의 저녁종합뉴스를 살펴봤습니다.
MBC "명품가방 의혹 계속 사과해왔던 것처럼 발언"
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명백한 실정법 위반임에도 유감 표명이나 사과 없이 김 여사를 '정치공작'을 당한 피해자로 규정한 여권 주장을 되풀이해 비판받았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관한 대통령 입장에 관심이 모아졌는데요. 윤 대통령은 "제 아내의 그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고 있습니다"라며 처음 '사과'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7개 방송사 모두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MBC는 <1년 9개월 만의 '회견'‥ 자화자찬․동문서답>(5월 9일 구승은 기자)에서 윤 대통령이 "KBS 대담에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사과를 드리고 있습니다"라고 "'사과'라는 단어를 처음 썼다"면서도, "'사과를 드립니다'가 아니라 '사과를 드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며 "사과를 계속해왔던 것처럼 들리는 표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이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 사과했음에도 지금껏 계속 사과를 해왔던 것처럼 발언했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SBS와 종편3사 "사전회의에서도 없던 '사과'를 즉석 언급"
SBS와 TV조선, 채널A, MBN 등 종편3사는 윤 대통령이 참모들과 사전회의에서도 나오지 않은 '사과' 표현을 사용한 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SBS는 (5월 9일 이한석 기자)에서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사과' 표현은 참모들과 독회에서는 없었는데 윤 대통령이 즉석에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채널A는 (5월 9일 송찬욱 기자)에서 "당초 '송구하다' 정도의 수위로 준비를 했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즉석에서 '사과 드린다'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MBN도 (5월 9일 이기종 기자)에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전 독회에서는 없었던 표현이라며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며 "이번 답변이 대통령의 결단"이자 "국민정서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 답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TV조선은 (5월 9일 홍연주 기자)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수수 논란에 처음으로 '사과'라는 표현을 쓴 것도 평가할 만한 대목"이라며 "특히 '사과'란 말은 '독회'라고 부르는 사전회의 땐 나오지 않았던 표현으로 윤 대통령이 회견에서 직접 언급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불거진 건 2023년 11월 27일입니다. 윤 대통령은 의혹이 불거진 지 2개월여 만인 2월 7일 KBS 대담을 통해 입장을 냈지만 유감 표명이나 사과는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의혹이 불거진 지 5개월여 지난 이번 기자회견에서 처음 "사과를 드리고 있습니다"라며 '사과' 입장을 표했습니다. 실정법 위반이 분명한 사안에 대해 5개월여 만에 '사과'라는 표현을 쓴 것인데도 SBS와 종편3사는 "참모들과 독회에서는 없었는데 윤 대통령이 즉석에서 언급한 것"이라는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까지 전하며 의미를 더했습니다.
MBC, JTBC, 채널A, MBN "궁금한 걸 묻지 못했다 불만 나와"
MBC, JTBC, 채널A, MBN은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질문하는 기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기자회견이 진행됐으며 아무런 각본 없이 이뤄진 회견은 아니라는 점을 전했습니다. MBC는 <더 파고들지 못한 질문‥ 핵심 비켜 가는 대답>(5월 9일 김민찬 기자)에서 "대통령실은 질문 주제와 시간 제한은 두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치, 경제, 사회 등 주제별로 질문을 받는다는 공지가 기자회견 2시간 전에 나왔다"며 "당초 주제 제한 없이 가능한 많은 질문을 받겠다던 취지도 무색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JTBC는 <묻지 못한 질문, 듣지 못한 답변>(5월 9일 김태영 기자)에서 "당초 대통령실은 주제 제한 없이 회견을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회견 직전에 정치, 외교안보, 경제, 사회로 분야를 나누어 질문을 받겠다고 알려왔다"며 "분야별로 시간에 제한을 둔 건데 그러다 보니 궁금한 걸 다 묻지 못했다는 불만이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도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채널A도 <아는 기자/대통령이 달라졌나>(5월 9일 송찬욱 기자)에서 "오늘 기자회견에는 145명의 기자가 참석했는데 질문은 20명밖에 못했다"며 "70분 시간을 정치, 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별로 나눠서 질문"을 받다 보니 "정작 궁금한 건 못 물어본 것도 많다"고 보도했습니다.
MBN은 <뉴스추적/73분간 질의응답>(5월 9일 이기종 기자)에서 "질문의 제한은 없었지만, 분야는 나눴다"며 "정치분야 30여 분, 외교와 경제, 사회분야를 각각 10여 분씩 질문"했는데 "국민적 관심이 쏠린 정국 현안에 대한 질문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KBS‧TV조선 "각본 없이 열띤 질의응답" 포장
반면 KBS는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70여분간 질의응답>(5월 9일 추재훈 기자)에서 "질문 기회를 얻으려는 기자들의 손이 바빴다", "20개 언론사 기자들이 '김건희 여사 특검' 등 민감한 현안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지면서 기자회견은 예정시간 1시간을 넘겨 1시간 13분 동안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의 온라인판 제목은 <1년 9개월 만의 기자회견…70여 분간 열띤 질의응답>입니다. 각본 없이 열띤 질의응답이 이뤄졌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TV조선도 <현안 설명, 질의응답도…아내 문제 '첫 사과'>(5월 9일 황선영 기자)에서 "긴 시간, 모든 질문을 아무런 대본이나 자료 없이 소화하는 모습이 나름 의미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자주 단상에 서서 기자들의 질문을 성역 없이 받고, 진솔한 입장을 밝히는 대통령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한다"며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성역 없이 밝히고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KBS와 TV조선은 각본 없는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윤 대통령이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고 평했고 SBS는 아예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요. KBS, SBS, TV조선은 분야별로 시간제한을 두고 질문받은 탓에 궁금한 사안을 충분히 묻지 못했다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의 불만은 일절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보도해야 할 사실을 보도하지 않은 건데요. 사실상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각본 없는 기자회견'으로 포장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MBC‧JTBC "김건희 여사 의혹‧채 상병 사건 미진"
MBC와 JTBC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나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질의응답이 미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MBC는 <"듣고 싶은 건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마이웨이 기자회견?>(5월 9일 강연섭 기자)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질문"이 나오긴 했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이른바 대통령 격노설이나 작년 7월 31일 오전 11시 45분쯤 이종섭 국방장관과 대통령실 통화 내역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은 언제 알았고, 어떻게 처분됐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을 할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JTBC는 <묻지 못한 질문, 듣지 못한 답변>(5월 9일 김태영 기자)에서 "20개 중 9개가 정치 현안에 관한 것이었지만 시간으로 따지면 73분 중 25분, 그러니까 3분의 1에 그쳤다"며 "실제 가장 관심이 모아졌던 김건희 여사 관련 질문은 한 번, 채 상병 사건 관련 질문은 두 번밖에 안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두 번째 질문 기회를 받아 추가로 답변을 끌어낼 수 있어야 했는데 같은 기자에게 추가 질문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며 "실제로 김건희 여사 관련이나 채 상병 사건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못 들은 것"이라고 MBC와 마찬가지로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국민이 알고 싶거나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이번 기자회견에 대한 대통령실의 설명이었는데 여기엔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도 덧붙였습니다.
MBC와 JTBC는 윤 대통령의 동문서답도 지적했는데요. MBC는 <채상병 특검도 "안 돼"‥ '격노설'엔 답 비켜가>(5월 9일 신수아 기자)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결과에 대해 대통령이 질책했다는 이른바 격노설에 대한 질문에 윤 대통령은 국방장관에게 왜 무리하게 수색작전을 진행했냐고 질책했다고 답했다"며 질문과 다른 답변이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JTBC도 <'수사결과 질책 있었나' 질문에…>(5월 9일 유선의 기자)에서 같은 내용을 전하며 "결국 이번에도 'VIP 격노설'에 대한 입장은 듣지 못했고 의문만 더 커지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MBC‧JTBC "자화자찬, 국정기조 바꾸겠단 의지 안 보여"
MBC는 <더 파고들지 못한 질문‥핵심 비켜 가는 대답>(5월 9일 김민찬 기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그간 국정 기조가 옳았음을 재차 강조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사과' 말했지만‥'여사 특검'엔 선 그어>(5월 9일 구승은 기자)에서는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국민 보고)는 자화자찬 위주"였다며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겠다 싶었다"고 일갈했습니다. <"소통 부족해 총선 패패"‥ 달라지지 않은 대통령>(5월 9일 조재영 기자)에서는 "국정운영이 부족했다고 인정하는 듯했지만, 구체적으로 부족했던 점은 국민 체감과 소통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며 총선 패배 직후 첫 국무회의 발언을 되풀이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습니다.
JTBC도 MBC와 비슷한 평가를 냈습니다. <모두발언 내내 '성과' 부각>(5월 9일 정재윤 기자)에서 "약 22분 진행된 모두발언에선 지난 2년간 정부 정책의 성과를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는데 "강조한 성과만 해도 10가지가 넘는다"며 "반면 반성의 의미를 담은 문장은 짧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참패 원인' 시각은?/향후 국정운영 방향은?>(5월 9일 김태영 기자)에서 "'정부는 노력했지만 소통이 부족했다'로 요약할 수 있다"며 "총선 참패 원인으로 이른바 '대통령실발 리스크'가 지목되어 왔는데 이런 인식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윤 대통령이 국정기조 전환에 대한 질문에 "일관성을 지킬 건 지키고, 고칠 건 고치겠다"고 답하면서 "국정기조를 바꾸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TV조선 "대통령 진전된 태도 변화"
반면 KBS는 <"국민과 소통 부족… 열린 자세로 야당과 협치">(5월 9일 이현준 기자)에서 "총선 패배 원인을 묻는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고 전했습니다. TV조선은 <진전된 '태도 변화' 보인 윤… '쟁점 해소' 여부 관건>(5월 9일 홍연주 기자)에서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자화자찬 대목을 넣은 것에는 아쉬움을 표했지만 전반적으로 "진전된 '태도 변화'"를 보였다고 평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태도나 표정이 이전보단 부드러워진 게 사실이고, 또 모두 발언 시작부터 '민생 어려움이 풀리지 않아 송구스럽다'고 한 점이나, 김건희 여사 명품수수 논란에 처음으로 '사과'라는 표현을 쓴 것도 평가할 만한 대목"이라고 한 겁니다.
채널A는 <아는 기자/대통령이 달라졌나>(5월 9일 송찬욱 기자)에서 "(윤 대통령의) 태도는 달라졌다고 볼 만한 대목들이 꽤 있다"며 모두발언과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한 답변을 꼽았습니다. 채널A는 "21분 동안 모두발언을 했는데 '요즘 많이 힘드시죠?'라는 말로 시작하고 '질책과 꾸짖음도 겸허한 마음으로 새기겠다'면서 마쳤다"며 "국민과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총선 패배의 원인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오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평가다' 그러니까 본인의 탓이라며 자세를 낮췄다"며 "지적을 많이 받았던 태도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계기를 만들려고 했다"는 대통령실 관계자 전언까지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윤 대통령 태도에 대한 MBC, JTBC와 KBS, TV조선, 채널A의 평가는 크게 엇갈렸습니다.
무자비한 언론탄압 무언급, 아쉬움 표한 건 MBC뿐
기자회견 이튿날인 5월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 현실이 기자회견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문제를 비판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언론자유 파괴' 문답 빠진 '쇼통'에 속을 국민은 없다>(5월 10일)에서 "1년 9개월 만에 대통령이 회견을 연다는 것이 기사가 될 정도로 일상화된 권위적 불통, 비판언론을 적으로 간주해 테러협박을 일삼는 언론탄압이 펼쳐지고 있으나, 이번 회견에서는 놀랍게도 언급이 전무했다"며 "대통령실이 의도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 질문할 가능성이 높은 언론사 기자들을 배제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언론탄압과 언론자유지수 폭락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은 것은 한국 언론의 현실과 위기의 단면을 같이 드러낸 장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논평/언론탄압 언급하지 않은 대통령, 질문조차 없는 언론 절망적이다>(5월 10일)에서 "90분 넘는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의 무자비한 언론탄압에 대한 유감은커녕 단 한마디의 언급조차 없었다", "탄압받는 언론과 언론인 스스로가 자신들의 입을 틀어막는 정권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면, 언론자유를 지켜내는 길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며 언론탄압 현실을 언급하지 않은 대통령과 질문하지 않은 언론인 모두를 비판했습니다.
기자회견 당일, 언론탄압 현실에 대한 질문이 없었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한 방송사는 MBC뿐입니다. MBC는 <"듣고 싶은 건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마이웨이 기자회견?>(5월 10일 강연섭 기자)에서 "언론사에 대한 잇따른 압수수색이나, 방통심의위원회의 표적 감사 등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언론장악에 대한 질문이 없었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습니다.
노동계 "尹, 노사관계 초토화됐는데 자화자찬"…기자회견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시장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노사법치주의를 확립했다"고 자평했다. 이에 노동계는 일제히 "정부가 아무것도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9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입장문을 통해 "하나마나한 낯 부끄러운 자화자찬과 반성없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이른바 '주69시간제'로 대변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논란,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거부권 행사,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시도 등 정부 정책을 거론하면서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이 초토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도 지역과 업종 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최저임금 차별 적용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노총이 어렵게 참여한 사회적대화 역시 정부의 무성의하고 일방적인 태도에 한걸음도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의 가치는 안중에도 없는 사용자 편향적인 현 정권의 반노동 행태가 부지기수인데 이것이 대통령이 말하는 노동시장 개혁이고 노사법치주의 확립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공정과 상식이 자리 잡은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며 "진정으로 노사 모두에게 도움되는 결과를 원한다면,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진정어린 대화와 소통에 나서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최저임금 차별 적용 금지, 노조법 2·3조 개정 등에 적극 나서는 것이 최소한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별도로 정권 출범 2주년 평가 기자회견을 열고 비판을 쏟아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논평을 통해 "국정실패에 대한 반성과 개선 의지 대신 아전인수격의 자화자찬만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노사법치주의를 운운하면서 노조를 파괴하고 정당한 파업과 단체행동을 폭력적으로 탄압했다"며 "이전 정권에 비해 노사분규지속일수가 3분의 1로 줄었다는 것은 이전 정권에 비해 노동 탄압 강도가 3배는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사관계를 '계층 간 대립구도로 보는 낡은 시각에서 벗어나 노사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지만 정작 결과는 역대 최대 수준의 임금체납, 늘어나는 산재 사망"이라며 "도대체 어디에 모두의 실질적 도움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치솟는 물가, 오르지 않는 임금으로 노동자 서민들의 삶은 하루가 다르게 피폐해지는데 윤 대통령은 GDP 4만달러를 운운하고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을 운운했다"며 "도대체 누구의 생산이 늘고 누구의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가. 결국 재벌과 대기업의 성장"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윤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수사외압 몸통으로 지목받는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며 "집권 2년 만에 지지율을 반토막 내고 1년 9개월 만에 대화에 나선 대통령이 아무것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정권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삶은 회복되지 않을 것임이 명확해졌다"며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상 '셀프 퇴진'을 선언했다. 이제 남은 수순은 국민이, 그리고 민주노총이 윤석열 정권의 셀프 퇴진 선언을 실현 시켜주는 일"이라고 투쟁 의지를 강조했다.
尹대통령 지지율 24%… “취임 2주년 기준, 제6공화국 출범 후 역대 최저”
한국갤럽은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가 24%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가 ±3.1% 포인트(p)다.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총선 이후 한 달째 ‘취임 후 최저 수준’이다. 긍정 평가는 총선 후 처음 진행한 4월 셋째 주(16∼18일) 조사 당시 최저치인 23%를 기록했다. 이후 넷째 주(23∼25일) 진행된 조사에선 1%p 올랐다. 이번 조사는 4월 넷째 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부정 평가는 67%로, 직전 조사보다 2%p 올랐다. 다만 한국갤럽은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조사 기간 마지막 날인 9일에 이뤄져 이번 결과에 온전히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긍정 평가를 한 이유를 보면 ▲외교(11%) ▲의대 정원 확대(7%) ▲경제/민생(5%) ▲주관/소신(5%)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4%) ▲결단력/추진력/뚝심(4%) ▲진실함/솔직함/거짓없음(4%) ▲전반적으로 잘한다(4%) 순이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9%)를 꼽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소통 미흡(15%) ▲독단적/일방적(7%) ▲외교(5%) ▲전반적으로 잘못한다(4%) ▲의대 정원 확대(3%) ▲거부권 행사(3%) ▲통합·협치 부족(3%) ▲부정부패/비리(3%) ▲경험·자질 부족/무능함(3%) ▲김건희 여사 문제(3%)가 뒤를 이었다.
역대 정부 취임 2주년 무렵 ‘국정 지지율’을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49%), 문재인 전 대통령(47%), 이명박 전 대통령(44%), 김영삼 전 대통령(37%), 노무현 전 대통령(33%), 노태우 전 대통령(28%), 윤 대통령(24%) 순이다.
한국갤럽은 윤석열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경제, 복지, 교육, 대북, 외교, 부동산 정책, 공직자 인사 등 7개 분야에 대한 평가도 진행했다. 분야별 긍정률은 대북 33%, 복지 31%, 외교 30%, 교육 27%, 부동산 23%, 경제 19%, 인사 14% 순이었다. 한국갤럽은 “인사·경제·부동산 정책 평가가 현 정부 출범 후 최저 수준”이라며 “지난 분기 대비 복지, 인사 분야 낙폭이 크다”고 했다. 이어 “의대 정원 확대 사안, 이종섭 전 장관 등 총선 전후 당정 인선 등의 여파로 짐작된다”고 풀이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34%로, 직전 조사보다 1%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도 1%p 오른 30%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은 2%p 하락한 11%, 개혁신당은 2%p 오른 5%로 나타났다. 정의당·진보당은 각각 1%였으며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은 19%였다.
'오늘의 포토 제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성원전 감사 방해_대법원 무죄 확정 (0) | 2024.05.12 |
---|---|
올해 여름 날씨 심상치 않다_극심한 엘리뇨로 인한 이상기후 (0) | 2024.05.12 |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5월 9일 예정 (0) | 2024.05.05 |
한화 이글스_산체스 7이닝 무실점 호투 2연패 탈출 (0) | 2024.05.04 |
2024 총선 이후 더욱 치솟는 물가 심상치 않다 (0) | 2024.04.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