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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40-40 실패

by noksan2023 2024.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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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 최종전서 4타수 1안타…'40홈런-40도루' 달성 실패

 

 

30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NC 다이노스의 시즌 최종 경기, 2회 말 2대 2 동점 상황에서 KIA 1번 타자 김도영이 역전 주자를 불러들이는 안타를 치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40홈런-40도루 대기록이 아쉽게 무산됐다. 김도영은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김도영은 시즌 최종 기록을 38홈런-40도루로 마치며, 국내 선수 최초 40-40 클럽 달성에는 실패했다.

KBO리그 역사상 40-4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2015년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뿐이다. 김도영은 지난 23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홈런과 도루 각각 1개씩을 추가하며 40도루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4경기에선 홈런과 도루를 모두 추가하지 못하며 주춤했다. 

 

김도영은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이날 NC전에선 안타 1개만을 추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김도영은 이번 시즌 143득점을 기록하며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뛰었던 서건창(KIA·135득점)을 넘어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편 김도영은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109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김도영 40-40 실패했지만 종범神은 넘어섰다

 

 

22일 일본 홋카이도 에스콘필드에서 열린 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 1회초 이종범이 안타를 날리고 있다.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는 기아 타이거즈 김도영 선수가 40-40(홈런 40-도루 40) 달성에는 실패했다. 김도영은 30일 광주에서 열린 NC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하지 못함에 따라 38-40(홈런 38개-도루 40개)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의 기록은 평가할 만하다. 지금까지 국내 선수로 30-30을 달성한 선수는 이종범, 박재홍, 홍현우, 이병규 등이다. 그러나 모두 30-30 초반이었다. 40-40에 근접한 선수는 김도영이 유일하다. 물론 지금은 140게임 정도를 하지만 이종범 등은 120게임 정도를 소화했었다. 그러나 김도영이 21세로 최연소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대기록이다. 김도영이 40-40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제부터 제2의 이종범이 아니라 그냥 김도영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기아의 올드팬이라면 이종범 이름 석 자는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단순히 야구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흐름을 바꿀 줄 아는 ‘게임 체인저’였기 때문이다. 1993년 한국시리즈를 보자. 당시 이종범은 1루에 나가면 2루뿐만 아니라 3루까지 연속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모두 7개의 도루에 성공, 당시 삼성 배터리를 '멘붕'에 빠지게 했다. 삼성 배터리는 이종범이 1~2구 내에 뛰는 줄을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후 삼성 배터리는 ‘정신줄’을 놓았고, 게임의 분위기는 타이거즈로 완전히 넘어갔다. 결국 타이거즈는 코리안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그는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였다. 그런데 김도영은 '게임 체인저'를 넘어 '리그 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필자의 견해가 아니다. 전 SSG 랜더스의 단장 류선규 씨의 평가다. 그는 이종범이 ‘게임 체인저’였다면 김도영은 ‘리그 체인저’라고 설파했다. 이는 전문가의 직관이 담긴 촌철살인의 평가다.

 

김도영은 단순히 게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아니라 리그 문화를 바꾸는 리그 체인저라는 것이다. KBO 연간 관중이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프로야구 인기가 출범 이후 사상 최고다. 그 중심에 여성 ‘팬덤’이 있다. 프로야구 티켓 예매 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프로야구 여성 관중 수는 남성을 추월했다. 전반기 프로야구 티켓 구매자 중 여성의 비율은 54.4%로 남성보다 높았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여성 점유율이 23.4%로 가장 높았다. KBO 스타들이 '아이돌'화 하면서 프로야구에 젊은 여성 팬덤이 견고하게 형성된 것이다. 타자로는 김도영, 투수로는 두산의 김택연 등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여성 팬덤이 본격화하면서 KBO가 사상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물론 김도영이 여성 팬덤의 시대를 연 것은 아니다. 여성 팬덤이 형성되는 시기에 김도영이라는 슈퍼스타가 등장, 여성 팬덤의 형성을 더욱 가속화했을 터이다. 남성 팬덤보다 여성 팬덤이 훨씬 강하다. 특히 여성 팬덤은 이른바 ‘굿즈’ 판매로 이어진다. 기아는 김도영이 달성한 두 가지 대기록, 월간 10-10, 국내 리그에서 단 한 번뿐인 4타석 만의 ‘내처럴 히트 포 더 사이클’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 유니폼을 제작했다. 기아는 약 7만 장 정도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약 100억 원이다. 김도영의 연봉이 1억이다. 그런 선수가 구단에 100억 매출을 안겨준 것이다.

 

야구 전문매체 '오센'의 기아 담당 이선호 기자는 "김도영 특별 유니폼 판매 덕분에 타이거즈가 창단 이래 처음으로 모 그룹의 지원 없이 첫 흑자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이뿐 아니라 30-30 달성 기념으로 기아차가 김도영에게 EV3를 선물하자 EV3에 대한 문의가 빗발쳐 기아차 간부들이 김도영 광고 효과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이 여성 팬덤이다. 그 여성 팬덤을 선두에서 이끄는 선수가 바로 김도영이다.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이 설파한 대로 김도영은 단순한 게임 체인저가 아니라 리그 체인저인 것이다. ‘김도영 효과’는 기아의 관중 동원뿐만 아니라 전 구단의 관중 동원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후반기 기아와 LG의 서울 게임은 거의 매진이었다. 2017년 코리안시리즈를 앞두고 기아의 에이스 양현종이 “잠실은 우리 홈”이라고 LG를 도발한 것처럼 잠실구장은 LG가 아니라 기아의 홈구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김도영이 30-30을 달성했던 키움전에서 고척돔은 3일 연속 매진이었다. 키움은 주중 3일 연속 매진은 창단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김도영이 30~30을 달성하는 역사적 장면을 직접 보기 위해 팬덤이 대거 출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도영은 이제 기아의 슈퍼스타가 아니라 KBO의 슈퍼스타다. 따라서 이젠 더 이상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냥 김도영이다. 앞으로 그가 가는 길이 KBO의 역사일 터이다. 김도영이 내년에 40-40을 달성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는 오타니 쇼헤이의 50-50도 넘어서길 기대해 본다. 

 

 

김도영 40-40, 만약 실패한다 해도 누가 뭐라 하겠나...이미 충분히 잘했다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6회초 2사 1, 3루 김도영이 외야 플라이를 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40-40 못 해도, 누가 뭐라 하겠는가. 2024년 9월30일. 프로야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날이다. 먼저 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 SSG가 시즌 최종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이길 경우, 두 팀은 공동 5위가 된다.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위해 1일 사상 최초로 5위 타이브레이커를 치러야 한다. 또 하나.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시즌 최종전이기도 하다. 이 말인 즉슨, 꿈의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의 마지 막 기회라는 것이다. 김도영과 KIA는 30일 홈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NC 다이노스를 만난다. 역대 최연소 30-30을 달성한 김도영. KBO리그 역대 2번째 40-40에 도전했다. 도루는 일찌감치 40개를 채웠다. 문제는 홈런. 안 될 줄 알았다. 그런데 16일 KT전 멀티포를 때리며 37개까지 홈런수가 늘어나니 다시 분위기에 불이 붙었다. 23일 삼성 라이온즈전 38호가 터지며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보였다. 하지만 이후 4경기 침묵했다.

 

힘이 떨어진 것일까. 과도한 관심과 본인의 욕심 탓에 힘이 들어가는 것일까. KIA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1번에 배치하며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가게 해주기 위해 애쓰는데,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홈런이다. 이미 시즌 농사를 마무리한 NC는 유망주 손주환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로 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씩씩하게 던진다고 마음을 먹어도 움츠러들며 어려운 승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라면, 상대가 누구인지보다 김도영 스스로 마지막 기회라는 중압감을 이겨내는 게 우선으로 보인다. 한 경기 2홈런.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그렇게 홈런을 많이 친 김도영도 올시즌 멀티홈런은 두 차례 뿐이다. 홈런왕이 유력한 NC 데이비슨 역시 46홈런을 치는 동안 멀티포 경기는 4경기 뿐이었다.

 

하지만 40-40에 실패한다고 김도영에게 뭐라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미 KIA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당당히 인정받고 있다. 정규시즌 MVP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40-40에 실패하면, 오히려 김도영에게는 좋은 약이 될 수도 있다. 꼭 이뤄내야 할 목표가 생기기 때문이다. 올시즌 활약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잠재력을 터뜨린 올해 모든 걸 다 이뤄버린다면, 자기도 모르게 그 성취감에 안도할 수도 있다. 키움 홍원기 감독도 6번의 도전에도 10승을 달성하지 못한 하영민에 대해 "10승을 못한 것은 아쉽지만 내년에 또 다른 목표가 생기고 동기부여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과연 김도영이 마지막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마무리를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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