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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가지를 긁다_생활의 어려움에서 오는 불평과 잔소리를 심하게 하다

by noksan2023 2024.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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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를 긁다

 

 

조롱박 바가지

 

 

 

옛날에는 쥐통(콜레라)이 돌면 무녀(巫女)를 불러 대청마루에서 굿을 벌였다.

이때 소반 위에 바가지를 올려놓고 득득 긁었는데,

이러한 굿을

 

‘쪽박굿'

 

이라 했다. 옛날 사람들은 바가지 긁는소리에 놀라서 병귀(病鬼)가 도망가면 병이 낫는다고 믿었다. 바가지를 벅벅 긁는 소리는 요란할 뿐만 아니라 또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한마디로 듣기 싫은 소음에 가깝다.

 

그리하여

 

“바가지를 긁다.”

‘짜증이 나게 듣기 싫은 불평과 잔소리를 하다'

 

라는 비유적 의미가 생겨난다. 주로 부부사이에서 생활상의 문제로 아내가남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을이렇게 표현한다. 물론 남편이 아내에게 집안의 소소한 일로 잔소리를 하는 것도 이와같이 표현할 수 있다.

 

 

바가지

 

 

약수터의 바가지

 

 

 

바가지는 곡식, 물, 장 등을 푸거나 담을 때 쓰는 도구를 말한다. 박을 둘로 쪼개어 만든 것과 나무를 파서 만든 것이 있는데 목바가지에는 손잡이가 달린 것도 있다. 『임원경제지』에도 박이 열리지 않은 해는 목바가지로 대용한다는 기록이 있다. 용도에 따라서는 물바가지·쌀바가지·장바가지로 나누어진다. 

 

물바가지로는 바가지 중에서 가장 큰 것이 쓰이고, 5홉이나 1되 용량의 것은 쌀바가지로 쓰인다. 호리병모양으로 열리는 조롱박은 손잡이 부분이 있고 용량이 적어 장을 뜨는 장바가지로 쓰기에 알맞다. 또, 바가지는 국수를 뽑는 용구로도 쓰였다. 

 

『규곤시의방(閨壼是議方)』에도 구멍을 낸 바가지에 반죽을 담고 압착하여 구멍으로 국수를 뽑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어 바가지의 용도가 다양하였음을 알 수 있다. 농가에서는 직접 박을 길러 만들었으며, 이렇게 만든 것을 도시에 사는 대소가나 자녀에게 선물하기도 하였고 장에 내다 팔기도 하였다.

 

바가지는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풀 열매인 박을 두 쪽으로 쪼개어 만든 용기이다. 용도 및 형태에 따라 쌀바가지, 물바가지, 장바가지, 쇠죽바가지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삼국사기三國史記』 신라본기新羅本紀 박혁거세의 탄생 신화에 “처음에 큰 알이 마치 박(호瓠)과 같았던 까닭에 박을 성으로 삼았다.辰人謂瓠爲朴 以初大卵如瓠 故以朴爲姓”라는 기록과 『삼국유사三國遺事』 원효조의 바가지를 두드려 악기로 썼다는 기록을 통해 삼국시대부터 바가지가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판소리 흥부가의 “박은 타서 박 속은 끓여 먹고, 바가지는 부잣집에 팔아 목숨을 보명保命하자.”라는 대목을 통해 판매가 될 정도로 바가지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바가지는 주로 박 속을 판 후 삶아서 다시 안팎을 깨끗이 긁어낸 뒤 말려 사용한다. 용량이 큰 것은 물바가지, 조롱박은 장바가지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 박이 열리지 않은 해에는 목바가지로 대용한다는 기록이 있어 나무를 파서 만든 바가지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정회요農政會要』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바가지에 송곳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 국수를 만드는 모습,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는 뜨거운 소 밥통을 바가지에 넣고 흔들어 식히는 모습이 보인다. 또한 『음식디미방』에서는 강정에 깨를 묻힐 때 바가지 두 개를 이용해 서로 흔들면서 묻히면 잘 묻는다는 기록이 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바가지는 어떤 것을 푸거나 담는 용도 외에도 음식을 만들 때 다양하게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가지는 실생활에서 도구 성격뿐만 아니라 민속 측면에서 주술이나 금기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혼인 때 신부 가마가 신랑집 문 앞에 다다르면 박을 통째로 가져다 깨뜨렸고, 액을 쫓는 굿이나 고사에도 사용되었다.

 

소위 '바가지 긁는다'는 말의 유래는 본디 민간에서 쥐통(괴질)이 돌 때 병 귀신을 쫒기 위해 바가지를 득득 긁어 듣기 싫은 소리를 내던 풍속이 있었는데, 가족의 잔소리가 저 귀신도 도망가는 바가지 소리만큼이나 듣기 껄끄럽다는 것에서 온 표현이다.

바가지로 쌀이 없는 쌀뒤주 바닥을 긁는 소리를 내어 남편의 경제적 무능함, 빈곤함을 간접적으로 항의하는 것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유명한 해적 중 하나인 스티드 보넷 마누라의 바가지를 견디다 못해 스트레스를 풀려고 해적이 되었다. 다만 이쪽은 살림살이 형편은 괜찮았다는 걸 보면 이것저것 잡다한 잔소리가 많았던 듯.

뉴기니의 쳄바가 마링(Tsembaga Maring) 부족은 돼지 사육을 생업으로 삼는데, 돼지 돌보는 일을 여자들이 맡아서 하는지라 돼지들이 많아질수록 남자들이 아내의 바가지에 시달린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약 12년 간격으로 열리는 돼지 축제가 바가지가 제일 심해지는 기간에 맞춰 열린다는 설이 있다.

 

명절 증후군 요인은 다양하다. 생활 리듬이 깨져 몸에 피도로가 상승해 생기기도 하고, 명절 후 ‘화병’에 시달리는 아내의 ‘바가지 긁기’로 발생하기도 한다. ‘바가지를 긁다’는 잔소리의 관용적 표현인데 여기에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본래는 병귀(病鬼)를 쫓기 위한 주술적 행위에서 나온 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옛날에는 마을에 ‘쥐통(콜레라)’이 돌면 무녀를 불러 대청마루에서 굿을 벌였다. 이때 소반 위에 바가지를 올려놓고 득득 긁었는데, 이 요란한 소리에 질려 병귀가 달아나 병이 낫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바가지를 벅벅 긁어대면 짜증을 유발할 정도로 요란스럽다. 한마디로 바가지 긁는 소리는 듣기 싫은 소리다. 여기에서 ‘바가지를 긁다’에 ‘짜증이 날 정도로 듣기 싫은 소리’라는 의미가 생겼다. 게다가 듣기 싫은 소리 가운데 으뜸을 꼽자면 잔소리가 아닐까. 그래서 ‘바가지를 긁다’에 ‘아내가 남편에게 잔소리를 심하게 하다’는 더욱 구체적인 의미가 생겨났다. 

 

 

그만! 좋은 소리도 자꾸 들으면 귀 아파요

 

 

아내의 잔소리

 

 

 

 

아빠가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거나, 주말에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만 보고 있으면 엄마가 잔소리를 막 늘어놓잖아. 그러 면 아빠는

 

"어휴, 바가지 좀 작작 긁 어!"

 

하면서 손사래를 치지. 바가지 긁다는 주로 아내가 남편에게 듣기 싫도록 잔소리를 늘어 놓을 때 쓰는 말이야. 그런데 왜 하필 시끄럽게 잔소리하는 걸 보고 바가지를 긁는다고 했을까?

 

옛날 사람들은 전염병이 왜 생겨나는지 몰랐어. 그저 나쁜 귀신이 사람을 괴롭히는 거라고 여겼지. 사람들은 이 전염병 귀신이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한다고 믿었어. 그래서 전염병이 돌면 바가지를 박박긁어서 귀신을 쫓아 내려고 했지. 더 큰 소리를 내는 도구도 있었을 텐데 왜 하필 바가지를 긁었을까?

 

옛날 사람들은 바가지를 만드는 박이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었기 때문이야. 흥부 놀부 이야기에서도 흥부가 박을 켰더니 그 안에서 큰 재물이 쏟아져 나오잖아. 물론 바가지를 긁는다고 전염병이 사라질 리 없어. 하지만 무서운 병 앞에서 는 어떤 것에라도 기대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지.

 

이처럼 바가지를 긁는 행동에 기운을 물리치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옛날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어. 바가지를 긁는엄마의 마음 도크게 다르지 않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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