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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괴발개발_글씨를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

by noksan2023 2024.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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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발개발

 

 

고앙이의 발 개의 발

 

 

 

“담벼락에 개발새발 쓴 글씨들이 가득했다.” “괴발개발 쓴 아이 편지가 너무 귀여워.” “아휴, 보고서를 개발쇠발로 작성했군.” “글씨를 쇠발개발로 쓰면 빵점 처리하겠어.” ‘개발새발’ ‘괴발개발’ ‘개발쇠발’ ‘쇠발개발’.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글자 구조도 비슷하고 발음도 비슷해 어떤 것이 맞는 표기인지 헷갈리는 이들이 많다. 글씨를 반듯하게 쓰지 않고 이리저리 갈겨 써 놓은 모양을 일컬을 때는 어떤 게 맞을까. ‘개발새발’ ‘괴발개발’이 맞는 표기이다. ‘개발쇠발’은 틀린 표기이고 ‘쇠발개발’은 다른 의미의 표현이므로, ‘개발새발’ 또는 ‘괴발개발’로 고쳐야 맞다.

 

‘괴발개발’은 ‘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이라는 뜻으로, 글씨를 되는대로 써 놓은 모양을 이르는 순우리말이다. 이 말은 고양이와 개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어지럽게 발자국을 찍어 놓은 모양과 비슷하다는 데서 유래했다. 여기서 ‘괴’는 고양이의 옛말이다. 예전에는 고양이를 가리켜 ‘괴’라고 했으나,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이 ‘괴’ 대신 ‘고양이’를 많이 쓰면서 ‘괴’는 그 기능이 사라졌다.

 

우리가 많이 쓰는 ‘개발새발’은 원래 괴발개발의 잘못된 표현으로 비표준어였다. 국립국어원은 “개발새발이 어떻게 생겨났든 그것이 실제로 널리 쓰이고 있고, 괴발개발의 오용으로 생겨난 단어라 하더라도 충분히 ‘개의 발과 새의 발’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설명하며 복수표준어로 인정하였다. 

 

한편 두 단어와 헷갈리는 표현 중에 ‘쇠발개발’도 있다. ‘소의 발과 개의 발’이라는 뜻으로, 아주 더러운 발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아이들이 쇠발개발로 방을 더럽혔어”와 같이 쓸 수 있다. 반면 ‘고양이 발과 새의 발’이라는 의미의 ‘괴발새발’, ‘개의 발과 소의 발’이라는 뜻인 ‘개발쇠발’은 표준어에 등재되지 않은 틀린 표현이다. 정리하자면, 글씨를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을 이르는 말은 ‘개발새발’ ‘괴발개발’이고, 아주 더러운 발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은 ‘쇠발개발’이다. 그 외 ‘괴발새발’ ‘개발쇠발’ 등은 틀린 표기이니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개발새발

 

 

 

요즘엔 직접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이 많지 않다. 문서 작성은 물론이고 편지 보내기까지 이메일로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펜이나 연필보다는 자판을 더 편안해 한다. 특히 젊은이들 중에는 어려서부터 글씨를 또박또박 쓰는 훈련이 안 되어 있어서 ‘악필’인 사람들이 많다.

 

삐뚤빼뚤, 되는 대로 글씨를 아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을 나타내는 우리말 표현은 무엇일까?

 

‘개발새발’ 아니면 ‘괴발개발’?

 

우리말 관련 퀴즈 프로그램에 단골로 출제되던 이 문제의 답은 예전에는 ‘괴발개발’이었다. 그런데 요새는 둘 다 정답이다. 본래는 ‘괴발개발’이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쓰는 ‘개발새발’도 최근에 표준어로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괴발개발’은 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이라는 뜻이다. ‘괴’는 고양이의 옛말로 지금은 ‘괴 밥 먹듯 하다’나 ‘괴 목에 방울 달고 뛰듯’ 같은 몇몇 속담들에만 남아 있다. ‘괴발개발’이란 말은 형편없이 써 놓은 글씨가 마치 고양이와 개가 이리저리 어지럽게 발자국을 찍어 놓은 모양 같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다. 그런데 ‘괴’가 고양이를 뜻하는 말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뜻 모를 ‘괴발개발’ 대신 뜻도 분명하고 발음도 쉬운 ‘개발새발’을 더 많이 쓰게 되어 결국 두 낱말이 복수 표준어가 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비유적으로 나타낼 때 쓰는 ‘쇠털’이 있다. 주로 ‘쇠털 같이 많은 날’처럼 쓰이는데, 이때 ‘쇠털’을 ‘새털’로 잘못 알고 쓰는 사람들이 있다. ‘새털’도 많기는 하지만 ‘쇠털’(소의 털)에 비할 바는 아니고 아직은 ‘쇠털’과 ‘새털’이 분명히 구분되어 쓰이므로 ‘새털 같이 많은 날’처럼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다. ‘새털’은 대신 ‘새털 같은 발걸음’처럼 아주 가벼운 것을 비유적으로 나타낼 때 쓴다.

 

 

괴발개발 개발새발 개발쇠발 괴발새발

 

 

개발새발

 

 

 

‘괴발개발'은 ‘괴발'과 ‘개발'이 결합된 어형이다.

 

‘괴발'의 ‘괴' 는‘고양이'를 뜻하는 중세국어다. 현재 ‘괴'는

 

“괴 다리에 기 름 바르듯(일을 분명하고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고 슬그머니 얼버무려 버림)”

“괴 딸 아비 (고양이 딸의 아비라는 뜻 으로, 그 내력을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괴 불알 잃'는 소리(쉴 새 없이 듣기 싫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비유적으 로이르는 말)”

 

등과 같은 속담이나 ‘괴발개발, 괴불, 개소리괴 소리' 등과 같은 합성어 속에 화석처럼 남아 있다. ‘괴'가 ‘고양이'를 뜻하므로, ‘괴발'은 ‘고양이의 발'이라는 뜻이다. 물론 ‘개발'은 ‘개의 발'의 뜻이다. 그렇다면 ‘괴발개발'의 표면적 의미는 ‘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이 된다. 대청마루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고양이와 개의 발자국이 마치 종이 위에 아무렇게나 쓰여 있는 글씨와 같아서, ‘괴발개발'에 ‘글씨를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이라는 의미가 생겨난 것이다.

 

“담벼락에는 괴발개발 아무렇게나 낙서가 되어 있었다.”

 

와 같이 쓸 수 있다. ‘그리다'와 어울린

 

“괴발개발 그리다.”

 

는 ‘글씨를 함부로 갈겨쓰다'라는 비유적 의미를 띤다.

 

한편 ‘괴발개발'을 ‘개발새발, 개발쇠발, 괴발새발' 등으로 변형하여 쓰기도 하나 이들은 유사 어형에 불과하여 잘못된 것이다. ‘괴'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단초가 되어 이런 엉뚱한 변조어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개발새발'은 특별하게도 표준어로 인정을 받았다. ‘개발새발'을 ‘개의 발과 새의 발'로 인식하고 이를 ‘괴발개발'과 같은 의미의 단어로 인정한 것이다.

 

한편 ‘쇠발(소의 발)'과 ‘개발(개의 발)'이 결합된 ‘쇠발 개발'은 ‘아주 더러운 발'을 비유하여 ‘괴발개발'과는 전혀 다르다.

 

괴발개발 글씨의 유명인들

① 나폴레옹: 프랑스의 황제예요. 글씨를 매우 못 써서 집사가 대필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해요.

●② 베토벤: 독일의 작곡가예요. 워낙 악필이라 그의 작품 중 유명한 '엘리제를 위하여'는 본래 '테레제를 위하여'였는데, 출판사 담당자가 '테레제'를 '엘리제'로 잘못 봐서 곡명이 바뀌게 된 거랍니다.

 

●③ 톨스토이: 러시아의 소설가예요. 아무도 그의 글씨를 판독하지 못해서 아내인 소피아가 원고를 다시 정리해 줬답니다.

 

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

 

'괴발개발'은 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이라는 뜻으로, 글씨를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쓴 모양을 이르는 말이에요. 고양이와 개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땅이나 눈 위에 어지럽게 발자국을 찍어 놓습니다. 이런 모양처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이 쓴 글씨를 가리켜 '괴발개발'이라고 하는 것이죠. '괴발개발'과 같은 뜻으로 '개발새발'이 있는데 '개의 발과 새의 발'이라는 말이에요. '괴발개발'만 표준어였는데, '개발새발'이라는 표현도 많이 써서 2011년에 표준어로 인정했어요.

 

야옹야옹 ‘괴’ 

'괴'는 '고양이'를 가리킨다. 고양이는 오랫동안 가축으로 길러진 만큼 '괴'가 들어간 속담도 제법 많다. 

 

●괴 다리에 기름 바르듯: 일을 분명하고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고 슬그머니 얼버무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에요. 뜻이 같은 속담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있어요.


●괴 목에 방울 달고 뛴다: 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고 달아난다는 뜻으로, 우둔하게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을 풍자해 이르는 말이에요.

삐뚤빼뚤 글씨에서 명필가로 거듭나다!

절에서 공부하던 어린 한석봉은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에게 더는 배울 것이 없다 했죠. 그러자 어머니가 불을 끄고 자신이 썬 떡과 한석봉이 쓴 글씨를 비교해 보자고 했어요. 불을 켜자, 어머니가 썬 떡은 가지런했지만 한석봉의 글씨는 삐뚤빼뚤했죠. 이에 한석봉은 다시 절로 돌아가 더 열심히 공부해 조선 최고의 명필가가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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