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vs 동포
‘교(僑)'는 ‘타관살이'를 뜻하고, ‘포(胞)'는 ‘같은 어머니에게서 난 친형제'를 뜻한다. 그러므로 ‘교포(僑胞)'의 글자 뜻 그대로의 의미는 ‘타관살이하는 친형제'가 된다.
그런데 ‘교포'는 실제 이러한 의미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 정착하여 그 나라 국민으로 살고 있는 동포'라는 의미로 쓰인다.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 국적의 한국인,
사할린에 거주하는 러시아 국적의 한국인,
중국에 거주하는 중국 국적의 한국인,
그리고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 시민권자 등이 ‘교포'가 된다.
이에 따르면 이른바 ‘조선족'은 ‘재중교포'라고 해야 맞다.
한편 ‘동포 (同胞)'는 본래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를 뜻하지만, 넓게는 ‘같은 나라 또는 같은 민족의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실제로는 후자의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사는 지역이나 국적에 관계없이 우리 민족 모두를 ‘동포'라 하는 것이다. 동포 가운데 ‘재외동포(在外同胞)'는 특별히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를 가리킨다. 재외동포 가운데에는 우리나라 국적을 가진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말하자면 재외동포 중에는 해당 국가의 국적을 취득한 사람도 있어서 ‘교포'를 포함한다.
반면 ‘재외국민(在外國民)'은 ‘국외에 거주하고 있으나우리나라 국적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국적이 한국이어야하는 조건이 있다.
한편 ‘교민(僑民)'은 지시 범주가 꽤 넓다.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동포'를 아우르는 데, 여기에는 아예 외국에 정착해 해당 국민으로 살고 있는 교포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외국에 머무르는 유학생, 주재원 등이 모두 포함 된다. 이로보면 ‘교민'은 ‘재외동포'와 큰 차이가 없다.
요즘에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우리 민족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착하여 살거나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일이 많아지면서, 나라 밖에 있는 우리 민족을 표현하는 말도 많아졌다.
그 가운데 ‘교포’와 ‘동포’가 서로 잘 구별되지 않은 채 쓰이는 일이 잦다. ‘교포’는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자국민을 뜻하는 말이고, ‘동포’는 사는 곳에 관계없이 같은 민족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말하자면, ‘동포’는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사람들이라는 넓은 의미로 쓰이고, ‘교포’는 거주지를 기준으로 한 보다 좁은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들은 서로 의미가 중복되거나 불분명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재외동포’와 ‘재외국민’의 두 가지 용어로 통일해서 사용하기로 하였다.
‘재외동포’는 국적에 관계없이 외국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을 모두 포함하여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태어나 그 곳 국민으로 살고 있는 우리 민족도 ‘재외동포’이고, 우리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도 재외동포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재외국민’은 외국에 체류하거나 거주하는 사람들 가운데 우리 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결국 ‘재외국민’보다는 ‘재외동포’가 포괄적인 뜻이 된다.
따라서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 국적을 지닌 우리 동포는 ‘재중동포’라고 표현해야 하고, 우리 기업의 중국 지사에 나가 있는 사람은 ‘재중국민’이라고 해야 한다.
또, “세계 각 지역에 우리 교민이 없는 곳이 드물다.”고 할 때의 ‘교민’이란 말은 외국에 나가 살고 있는 자기 나라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그러니까 외국에 거주하더라도 우리 국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외국민’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국적을 따지지 않고 외국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을 모두 아울러서 ‘재외동포’라 부른다고 했으므로, 교민은 재외국민이자 재외동포이기도 하다.
한편, 예전엔 ‘해외동포’라는 용어를 썼었지만, 이 말은 이제 쓰지 않게 되었다. 일본과 같은 섬나라에서 볼 때에 외국은 모두 바다 건너 해외가 되겠지만, 섬나라가 아닌 우리까지 외국을 ‘해외’라고 해야 할 까닭이 없다. 그래서 요즘엔 ‘해외’ 대신에 나라 밖이란 뜻의 ‘국외’라는 말을 쓰고 있고, ‘해외동포’를 ‘재외동포’로 바로잡아 쓰고 있는 것이다. 지난날 ‘해외공관’이라 했던 것도 이제 모두 ‘재외공관’으로 부르고 있다.
앤디 김 "재미교포 역사 120년만 첫 상원의원…겸손히 임할 것"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앤디 김(42·민주) 당선인은 5일(현지시간) 재미교포 역사 120여년 만에 한국계 미국인이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선출되는 기회를 얻었다며 겸손함을 갖고 상원의원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이날 당선이 확정된 뒤 미국 뉴저지주 체리힐의 더블트리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원의원직을 맡을 준비를 하면서 이 순간을 최고의 겸손함을 가지고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상 미국인으로 불린 약 6억명 중 약 2천명만이 이 일을 맡을 영광을 얻었고, 재미교포 역사 120여년 만에 이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아직 역사에 쓰이지 않은 장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장을 던진 김 당선인은 이날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선거에서 경쟁자인 공화당 커티스 바쇼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그는 "새로운 정치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구태의연함은 끝났다"라며 "우리는 단순히 선거 캠페인을 펼친 게 아니라 망가진 정치를 고치는 운동을 만들어냈다. 선거일은 결승선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우리가 그동안 이룬 것을 봐 달라. 일반적인 가능성 잣대로 보자면 지금 이 순간은 일 년 전, 6년 전에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라며 "우리는 잘 살고 인맥이 좋은 사람들만이 정치를 독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는 풀뿌리를 상징하는 뭔가를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뉴저지주 체리힐의 호텔을 당선 소감 발표장소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5살 때 뉴저지주로 처음 이사 왔을 때 몇 주간 이 호텔에서 지냈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기억 중 일부는 이 곳에서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 그의 부친 김정한 씨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거친 유전공학자로서 암과 알츠하이머 치료에 평생을 바친 입지전적 인물이다. 간호사였던 모친은 다른 사람들 곁에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시키기 위해 아들에게 병원 자원봉사를 시켰다고 한다. 보스턴 태생인 김 당선인은 부친이 체리힐 인근 캠던의 암연구소에서 일하게 되면서 남부 뉴저지주로 이사했고, 대학 진학 때까지 이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는 2018년 백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고 아시아계가 드문 이곳을 지역구(3지구)로 삼아 연방하원 의원 선거에 출마해 현역이었던 공화당 톰 맥아더 의원에 신승을 거뒀다. 그의 나이 36세 때였다. 이후 그는 두 차례 더 선거에서 승리하며 현역 3선 고지에 올랐다. 김 당선인은 "오늘 밤 이 호텔에, 이 자리에 서고 싶었다"며 "부모님과 가족에게 감사드리고, 나와 같은 한 소년에게 꿈을 꿀 기회를 준 이 주(州)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제 아들 오스틴과 어거스트를 위해 이 일을 한다"며 "그들은 제가 만들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계 미국인이 사상 최초로 미 연방상원에 입성하면서 한인사회의 자부심도 커진 분위기다.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김동석 대표는 김 당선인의 승리에 대해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그가 이뤄온 정치 행적을 보면 연방 상원의원(일리노이)을 지낸 뒤 대권에 도전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미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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