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관이다
사전적 의미의 반어법은 ‘수사법의 하나로, 본래의 뜻을 강조하거나 표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실제 표현하고자 하는뜻과는 반대되는 말을 쓰는 표현법(고려대한국어사전)’입니다. 따라서 ‘본래의 말이 지닌 의미’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상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가관’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로 등재되어 있는데,
첫번째는 ‘경치나 어떤 모습 따위가 좋아서 꽤 볼 만함. (고려대한국어사전)’이며,
두번째는 ’‘-이다’와 함께 쓰여, 꼴이 볼만하다는 뜻으로, 격에 맞지 않거나 아니꼬운 언행이나 상태를 놀림조로 이르는말. (고려대한국어사전)‘입니다.
따라서 ‘가관이다’라는 말은 그 반어적 의미가 이미 ‘가관’이라는 말 속에 들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가관’이라는 표현이 ‘본래의 말이 지닌 의미’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와 다른 반어법이라고 볼 수 있다.
가관의 사전 정의
- 가관1(加冠)「명사」 『역사』 성년식인 관례를 치르며 갓을 처음 쓰는 일.
- 가관2(可觀)「명사」 「1」 경치 따위가 꽤 볼만함.
- 가관3(假官)「명사」 「1」『역사』 조선 시대에, 관제 운용에서 정원 외에 추가로 임용하거나, 중요 관직에 결원이 생겼을 경우 타관이 겸임하던 임시 관직.
- 가관4(假觀)「명사」 『불교』 삼관(三觀)의 하나. 우주의 모든 존재는 공(空)한 것으로서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므로, 모양을 분명히 갖춘 것도 실체가 없는 임시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 가관5(笳管)「명사」 『음악』 속이 빈 대에 구멍을 뚫고 불어서 소리를 내는 악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피리.
- 가관6(歌管)「명사」 노래와 악기를 아울러 이르는
가관이다(可觀)
본 뜻 : 본래의 의미는 '볼 만하다'는 뜻으로 ‘설악산 단풍이 가관이다' 같은 경우에 쓰는 말이다.
바뀐 뜻: 참으로 볼 만하다는 감탄의 뜻이 완전히 역전되어 '꼴보기 좋다, 구경거리가 될 정도로 우습고 격에 맞지 않는다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남의 '말이나 행동이 꼴답지 않을 때 비웃는 말이다
보 기 글:
옷 입은 꼴이 그게 뭐냐. 가관도 이만저만 가관이 아니구나.
외국 나갔다 와서는 젠체하는 꼬락서니가 가관이더라.
쥐뿔도 없는주제에 허세를 부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다.
반어법(反語法 / irony)
표현할 내용이 실제의 의미와는 반대로 표현되는 방식.
비아냥(sarcasm)과 비슷한 뜻으로, 반대말은 직설법이다.
모순어법처럼 불합리한 표현이며 가장 흔하게는 특수의문문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칭찬과 비난을 반어법으로 쓸 경우, 표면적으로는 칭찬이지만 사실은 비난하는 경우와 표면적으로는 비난이지만 사실은 칭찬인 경우가 있다.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표현을 생각하면 알기 쉽다.
높은 수준의 어휘력을 요구하는 탓에 독설가 내지 고학력자의 특징으로 여겨지며 비유법을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 실제로도 시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법이다.
눈치가 없어 반어법을 진짜 칭찬으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으며 반대로 반어법을 자주 접하다 보니 진심어린 칭찬을 칭찬으로 해석하지도 못하고 반어적 비난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다.
상대의 반어법을 받아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상대의 말이 옳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마침 특정 대상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을 하는 화자가 제딴에는 반어법을 쓴답시고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영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이다. 반어법과 역설은 여러 나라에서 자주 쓰이지만 영어권에서는 특히 더 일상적이다. 청자가 화자의 말이 반어법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하므로 매우 주의해야 한다.
반어법은 문장 자체의 논리에는 이상이 없지만 본래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와는 반대되는 의미의 말을 표현하는 것이고, 역설법은 말 안에서 서로 반대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표현이 상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릇을 깨뜨린 아이에게 '참 잘했다'고 하는 것은 정말로 잘했다는 것이 아닌 잘못했다는 의미이므로 반어법이다. 반면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라는 문장은 '지다'와 '이기다'는 논리적으로 모순인 표현이 의미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역설법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모순인 표현이 연결되어 있다고 다 역설법인 것은 아니고 겉보기에는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다른 속뜻이 있어야 한다. 다른 뜻 없이 그냥 모순인 표현이 연결되어 있으면 그건 그냥 말이 안 되는 문장이다. 예를 들어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표현을 다시 보자면 자꾸 싸움을 거는 사람한테 자꾸 상대해 줘서 이기려 들지 말고 그냥 지는 셈 치고 무시하는 것이 결국에는 이득이다(이기는 것이다)라는 뜻으로 해당 문장을 썼으면 역설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축구 시합에서 진 선수에게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니까 당신은 시합에서 이긴 것이다"고 말한다면 그건 그냥 헛소리다.
창작물에서도 반어법은 정말 잘 써야만 효과와 주제를 잘 전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롤리타의 숨겨진 설정들을 찾을 수 없으면 단순히 페도필리아 찬양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화자나 등장인물의 행동으로 전체적으로 반어법임을 알 수 있다. 즉, 작가도 그렇지만 독자도 수준이 높아야 제대로 사용하고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보통 대화는 대상의 표정이나 말투의 억양, 대화 당시 흐름이나 주제 등 여러 요소들로 판단하기 쉽지만 글은 그런 사항이 전무하거나 적어서 대화보다 더 많은 생각을 요구한다.
반어법에 제대로 당한 사람들 중 한 명은 우중문이었다. 고구려의 명장인 을지문덕 장군이 우중문 등 수나라 장수들에게 경의의 표시로 우중문의 이름을 딴 시를 선물한 적이 있다.
창작물에서 반어법을 자주 사용하는 캐릭터로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풍파고 교감(배우 홍순창)을 예로 들 수 있다. 극 중 유독 골골대는 체육교사 이민용(배우 최민용)을 보고 "성실한 이선생"이라는 비꼬는 식이다.
백괴사전이 반어법을 애용했는데 반대되는 내용을 적어놓고 그 링크를 반어법으로 적어놓는 것이 많았다. 엔하계 위키인 과거 리그베다 위키와 나무위키에서도 이런 서술이 남용되고 있다.
표현하려는 원뜻과 정반대되는 말로 표현하는 수법이다. 이에는 표면상으로는 칭찬하면서도 원뜻은 비난하려는 것과 표면상 비난하는 것 같지만 참뜻은 칭찬하려는 것이 있다.
“동생을 때렸다고, 정말 잘했군, 잘했어.”
는 전자의 예이고, 예뻐하면서도 “미워 죽겠다”고 표현하는 것은 후자의 예이다. 선의적(善意的)인 반어는 대개 해학적 표현으로 해석되고, 악의적(惡意的)인 반어는 풍자나 야유로 이해된다. 그러나 해학은 반드시 웃음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풍자는 전반적으로 부정적 측면을 신랄하게 찌른다는 점에서 반어와는 다르다. 반어는 반드시 웃음이 동반될 필요도 없고, 또 긍정적 측면을 드러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어법은 반드시 언어적 표현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언어적 반어 혹은 수사적 반어라 할 수 있으며, 이런 점에서 사건이나 상황에서 비롯되는 상황적 반어나 극적 반어와 구별된다.
1. 김광규의 상행
2.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어리다. _김소월, 진달래 꽃
3.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_ 황동규, 즐거운 편지
4. 먼 후일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_김소월, 먼 후일
5.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_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6.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_ 신경림, 농무
7. 외우기도 좋아라 하급반 교과서 _김명수, 하급반 교과서
8. 아동방이 바야흐로 단군 이래 으뜸 / 으뜸가는 태평태평성대라 / 그 무슨 가난이 있겠느냐 도둑이 있겠느냐 / 포식한 농민은 배터저 죽는 게 일쑤요 / 비단옷 신물나서 사시징철 벗고 시니. _김지하, 오적
9. 사창 여읜 잠을 살드리도 깨오난고야. (사설시조)
10.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_김광규, 묘비명
*반어법은 작품 제목에 드러나기도 합니다.
박영준, 모범 경작생
채만식, 태평천하
전광용, 꺼삐딴 리
현진건, 운수 좋은 날
전용택, 화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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