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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지기_음욕이 강한 여자를 가리키는 말

by noksan2023 2024.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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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지기

 

 

영화 가루지기 포스터

 

 

 

가루지기 타령

 

대한민국의 판소리. 판소리 제목에는 "~가(歌)" 또는 "타령"이 붙고 판소리를 소설화한 작품의 제목에는 "~전(傳)"이 붙는다. 즉, 〈가루지기 타령〉이나 〈변강쇠 타령〉, 〈횡부가> 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원래는 <변강쇠 타령>이 맞다고 한다. 다만 고우영이 이 판소리를 만화로 개작하며 제목을 〈가루지기 전〉이라 지은 바는 있다.

전래 설화를 바탕으로 조선 후기에 신재효가 정립한 판소리 여섯 마당 중 하나. 횡부가, 변강쇠타령, 가루지기타령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평안도에서 태어난 옹녀 경상도에서 태어난 변강쇠가 각각 남과 북에서 고향을 떠나 중간에서 만나 서로를 운명이라 알아보고 탐하는 질펀한 성적 묘사로 유명하지만 사회, 재난, 죽음과 삶의 욕망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옹녀는 팔자에 상부살이 겹겹이 낀 여인으로, 결혼한 남자는 병, 사고, 범죄를 저질러 처형되는 등 온갖 사유로 죽고 심지어 스쳐간(글자 그대로) 남자마저 죽는 바람에 인근 열 동네에서 남자의 씨를 말리게 되고, 이에 열 동네의 여인들이 작당하여 옹녀를 쫓아낸다. 보따리 하나 들고 남쪽으로 내려오던 옹녀는 또한 삼남에서 온갖 여자를 농락하며 북쪽으로 올라오던 변강쇠와 남도와 북도의 경계점인 청석골에서 만난다. 둘은 천생연분임을 알아보고 그 자리에서 결혼을 하여 청석골 깊은 산으로 들어가 사는데..

옹녀는 나름대로 정착하려고 애쓰지만, 게으름뱅이 변강쇠는 주는 밥을 먹고 밤일에만 힘쓴다.(...) 나무라도 해 오라고 옹녀가 재촉하자 변강쇠는 길가의 장승을 뽑아 오고, 놀란 옹녀가 도로 갖다 놓으라고 설득하는데도 듣지 않고 그 장승을 패어 땔감으로 삼는다. 횡액을 당한 장승은 모든 장승의 우두머리인 대방장승에게 억울함을 호소하고, 대방장승은 전국의 장승들을 불러모아 변강쇠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갖가지 병으로 도배하게 한다. 그리하여 변강쇠는 온갖 병을 한 몸에 앓다가 끝내 죽게 되는데, 옹녀에게 "내가 죽은 후 개가를 했다가는 그 서방을 죽이고 말겠다."라고 저주를 내린 후 벌떡 일어서서 눈을 부릅뜨고 (장승과 같은 몰골로) 죽는다.

변강쇠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옹녀는 목욕하고 새 옷 입고 화장하고 길가에 서서 나그네를 유혹하며 "집 안의 시체를 처리해 주면 같이 살겠다"고 현상을 내건다. 지나가던 걸승부터 시작하여 초라니, 명창이라 하는 가객과 놀이패들 온갖 남자들이 옹녀의 미모에 홀려 다가오지만, 방 안에 서 있는 변강쇠 시체의 흉악한 모습을 보고는 놀라서 죽어 버리고 옹녀의 집 앞에는 시체만 계속 쌓인다. 마침내 말뚝이처럼 생긴 한양 출신 마종 뎁득이가 소문을 듣고와 나선다. 변강쇠의 저주를 풀고[3] 결국 그들의 욕망을 참회하며 유유상종 불쌍한 인생 잘 묻어주고 묘도 보살피겠다 빌고서야 시체에서 떨어질수 있었다. 그렇게 다른 남자들의 시체는 다 그럭저럭 짊어서 다 묻을 수 있었으나 뎁득이 등에 붙은 변강쇠의 시체만은 떨어지지 않아 나란히 서 있는 나무 2그루 사이로 지나가 변강쇠 시체의 위아래 토막이 나무에 걸려 떨어져 나가게 하고, 남은 가운데 토막은 바윗돌에 대고 비벼 갈아서 떼어낸다. 본인 살도 갈아냈을듯이쯤 되면 고어물 이렇게 하여 마침내 변강쇠의 장사가 다 끝나고, 옹녀는 약속대로 같이 살겠다고 하지만 뎁득이는 끈질긴 이 시체를 수습하다가 깨달음을 얻고 옹녀를 떠난다. 그 후 옹녀도 어디론가 자취를 감춘다.

-마지막 대사 -

"풍류남자 가려서 백년해로하게 하오. 나는 고향 돌아가서 동아부자(同我婦子) 지낼 테오."

[유부남!]

아무튼 색정을 떨치고 개과천선하여 돌아갔다~~~

 

이 판소리의 백미는 변강쇠와 옹녀가 처음 만나자 마자 한눈에 서로에게 반해서 그 자리에서 간단하게 식을 치르고 풀밭에 신방을 차리는 장면인데, 서로의 그곳을 묘사하는 이른바 <기물 타령>이라 불리는 이 대목 및 이어지는 남녀상열지사를 묘사한 내용만도 글자로 따져서 2,000여 자가 넘는다. 원고지 10장이 넘는 분량.

 

가루지기 타령 전문

 

멀끔한 대낮에 년놈이 홀딱 벗고 매사니 뽄 장난할 때, 천생음골(天生陰骨) 강쇠놈이 여인의 양각[4] 번쩍 들고 옥문관(玉門關)을 굽어보며,

"이상히도 생겼구나. 맹랑히도 생겼구나. 늙은 중의 입일는지 은 돋고 이는 없다. 소나기를 맞았던지 언덕 깊게 패였다. 콩밭 팥밭 지났는지 돔부꽃이 비치였다. 도끼날을 맞았든지 금바르게 터져 있다. 생수처(生水處) 옥답(沃畓)인지 이 항상 고여 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옴질옴질 하고 있노. 천리행룡(千里行龍) 내려오다 주먹바위 신통(神通)하다. 만경창파(萬頃蒼波) 조개인지 혀를 삐쭘 빼였으며 임실(任實) 곶감 먹었는지 곶감씨가 장물(臟物)이요, 만첩산중(萬疊山中) 으름인지 제가 절로 벌어졌다. 연계탕(軟鷄湯)을 먹었는지 의 벼슬 비치였다. 파명당(破明堂)을 하였는지 더운 김이 그저 난다. 제 무엇이 즐거워서 반쯤 웃어 두었구나. 곶감 있고, 으름 있고, 조개 있고, 연계 있고, 제사상은 걱정 없다."

저 여인 살짝 웃으며 갚음을 하느라고 강쇠 기물 가리키며,

"이상히도 생겼네. 맹랑이도 생겼네. 전배사령(前陪使令) 서려는지 쌍걸낭을 느직하게 달고, 오군문(五軍門) 군뇌(軍牢)던가 복덕이를 붉게 쓰고 냇물가에 물방안지 떨구덩떨구덩 끄덕인다. 송아지 말뚝인지 털고삐를 둘렀구나. 감기를 얻었던지 맑은 코는 무슨 일인고. 성정(性情)도 혹독(酷毒)하다  곧 나면 눈물난다. 어린아이 병일는지 젖은 어찌 게웠으며, 제사에 쓴 숭어인지 꼬챙이 구멍이 그저 있다. 뒷절 큰방 노승인지 민대가리 둥글린다. 소년인사 다 배웠다, 꼬박꼬박 절을 하네. 고추 찧던 절굿대인지 검붉기는 무슨 일인고. 칠팔월 알밤인지 두 쪽이 한데 붙어 있다. 물방아, 절굿대며 쇠고삐, 걸낭 등물 세간살이 걱정 없네."

강쇠놈이 대소하여,

"둘이 다 비겼으니 이번은 등에 업고 사랑가로 놀아 보세."

저 여인 대답하기를,

"천선호지(天先乎地)라니 낭군(郞君) 먼저 업으시오."

강쇠가 여인 업고, 가끔가끔 돌아보며 사랑가로 어른다.

"사랑 사랑 사랑이여, 유왕(幽王) 나니 포사 나고, 걸(桀)이 나니 말희(末喜) 나고, 주(紂)가 나니 달기 나고, 오왕(吳王) 부차(夫差) 나니 월 서시 나고, 명황(明皇) 나니 귀비(貴妃) 나고, 여포(呂布) 나니 초선(貂蟬) 나고, 호색남자(好色男子) 내가 나니 절대가인(絶對佳人) 네가 났구나. 네 무엇을 가지려느냐. 조거전후 십이승 야광주(早居前後 十二乘 夜光珠)를 가져 볼까. 십오성(十五城) 바꾸려던 화씨벽(和氏璧)을 가져 볼까. 천지신지 아지자지(天知神知 我知子知) 순금덩이 가져 볼까. 부도재산(浮道財産), 득은옹(得銀甕) 은항아리 가져볼까. 배금문 입자달(排禁門 入紫달)의 상평통보 가져볼까. 밀화불수(密花佛手), 산호비녀, 금가락지 가져볼까. 네 무엇을 먹고 싶어. 둥글둥글 수박덩이 웃봉지만 떼버리고 강릉(江陵) 백청(百淸) 따르르 부어 은간저로 휘휘 둘러 씨는 똑 따 발라 버리고, 불근 자위만 덤뻑 떠서 아나 조금 먹으려냐. 시금털털 개살구, 애 서는 데 먹으려나. 쪽 빨고 탁 뱉으면 껍질 꼭지 건너편 바람벽에 축척축 부딪치는 반수시 먹으려나. 어주축수애산춘(漁舟逐水愛山春) 무릉도화(武陵桃花) 복숭아 주랴. 이월 중순 이 진과(眞瓜) 외가지 당참외 먹으려나."

한참을 어르더니 여인을 썩 내려놓으며 강쇠가 문자하여,

"여필종부(女必從夫)라고 하니 자네도 날좀 업소."

여인이 강쇠를 업고, 실금실금 까불면서 사랑가를 하는구나.

"사랑 사랑 사랑이야. 태산같이 높은 사랑. 해하(海河)같이 깊은 사랑. 남창(南倉) 북창(北倉) 노적(露積)같이 다물다물 쌓인 사랑. 은하직녀(銀河織女) 직금(織錦)같이 올올이 맺힌 사랑. 모란화 송이같이 펑퍼져버린 사랑. 세곡선(稅穀船) 닷줄같이 타래타래 꼬인 사랑. 내가 만일 없었으면 풍류남자(風流男子) 우리 낭군 황 없는 봉이 되고, 임을 만일 못 봤으면 군자호구(君子好逑) 이내 신세 원 잃은 앙이로다. 기러기가 물을 보고, 꽃이 나비 만났으니 웅비종자요림간(雄飛從雌繞林間) 좋을씨고 좋을씨고. 동방화촉(洞房華燭) 무엇하게, 백일향락(白日享樂) 더욱 좋다. 황금옥(黃金屋) 내사 싫으이. 청석관이 신방(新房)이네."


이러니 중국사대기서의 금병매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듯 하다.

다른 여섯 마당인 흥보가, 수궁가, 춘향가, 심청가는 현재 어린애들도 익히 알고있는 이야기이지만, 이 가루지기타령은 적벽가와 더불어 그리 알려지지 못했다. 적벽가의 경우는 다른 판소리들과 달리 중국의 삼국지가 배경이기에 이질감에 따른 것이라 볼수 있으나, 이 경우는 에 대한 터부가 작품을 묻어 버린 케이스.

박동진(국악인)에 의해 다시 복원되어 불렸으며 현재 변강쇠타령, 가루지기타령이라고 앨범까지 남아있다.

이대근 주연의 영화 변강쇠로 인해 변강쇠와 옹녀가 색정남녀로 이미지가 고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사실 변강쇠와 옹녀는 조선 후기에 여러 사정으로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 살아야 했던 유랑민들의 비참한 현실을 반영한 인물들이라는 것이 국문학자들의 견해다. 일부에선 변강쇠가 급살을 맞았다는 것을, 타지인을 경계하는 조선시대 마을 사람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어쨌든 그런 배경으로 해석하면 상당히 불쌍한 인물들이지만, 그런 점들은 잊히고 성적인 면모만 부각된게 아닌가 싶다. 즉 이대근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이미지가 포르노 취급이 되어버린 고전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창극단에 의해 <변강쇠 점 찍고 옹녀>라는 창극으로도 만들어졌다. 2014년 초연. 당연히 미성년자 관람 불가.

 

 

고우영 가루지기

 

 

고우영의 가루지기

 

 

 

고우영의 작품으로, 판소리 가루지기를 개작하여 만화로 만들었다. 1987년부터 1년여 간 일간스포츠에서 연재되었으며 1988년 문예원에서 낸 단행본은 삭제 및 수정이 심했으나, 2003년에 자음과모음에서 낸 판본은 무삭제 그대로 연재판을 냈다.

 

만화는 원전인 판소리의 큰 줄기를 따라가면서도, 원전에는 없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추가하여 새로운 해석을 끌어냈다. 옹녀는 사마귀와 거미의 '살(煞)'을 품고 태어나 의도치 않게 남자를 계속 죽이고 색녀로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고, 스님이나 노선비라는 캐릭터 또한 원전에는 없는 인물들로, 이들은 끊임없이 변강쇠와 옹녀의 앞에 나타나 단순한 성적 쾌락이 아닌, 인생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렇게 의인화된 '살'들과 스님, 노선비의 대립구조가 만들어 지고, 원전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이들은 옹녀를 두고 보이지 않는 대립을 계속한다.

결과적으로 이야기의 포커스는 원치 않게 불행하고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게 된 옹녀에게 맞춰지며, 최종적으로도 부각되는 주제는 옹녀의 구원이다. 구원받은 옹녀가 치마를 벗고 훌훌 날아가서 만나는 남자가 다음 연재작 주인공인 놀부이다.

이러한 스토리 부분의 각색 이외에도 고우영 특유의 해학과 재치는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으며, 변강쇠를 쓰러뜨리는 최종병이 에이즈이고 변강쇠를 처리하려는 장승회의에서 경상도 장승과 전라도 장승이 죽일듯이 대립하는 등의 사회풍자 요소도 담겨있다. 실지로 캐릭터적인 측면에서도 남성의 '물건'을 그대로 형상화 한 듯한 변강쇠의 생김새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다소 단순하고 우스꽝스럽게 생겼지만, 때로는 귀엽게, 때로는 섬뜩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등, 무대나 일지매 같은 여타 고우영의 대표 캐릭터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캐릭터이다.

옹녀를 단순한 탕녀가 아닌 운명의 굴레에 묶여 살아가는 여인으로 재해석해 냈고 또한 변강쇠라는 캐릭터를 단순한 정력 킹왕짱 마초맨이 아니라 하나의 마스코트이자 아이콘으로 승화시켰다. 후에 양영순 누들누드에서 이 작품의 변강쇠를 오마쥬했다.

원래 성인 대상의 성적 개그를 즐겨 사용하던 고우영이 고기가 물을 만났다 할수 있을만치, 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고우영의 작품 중에서도 백미라 할만하다.

1988년 동방흥행이 영화화한 바 있는데, 원작자 고우영 화백이 감독 및 스토리까지 직접 맡았으며 변강쇠 역은 배우 이대근, 옹녀 역은 김문희가 각각 맡았다. 2008년에 김홍준 감독이 해당 작품을 재해석한 <가루지기 리덕스>를 연출하여 아르코미술관 특별전 '고우영 만화: 네버엔딩 스토리'에 공개한 바 있다.

 

 

변강쇠가

 

 

고 박동진 명창의 변강쇠가

 

 

 

「변강쇠가」는 작자·연대 미상의 판소리 계통의 작품이다. 1권 1책의 국문 필사본으로, ‘가루지기타령’·‘횡부가’라고도 한다. 현재 신재효에 의해 정착된 「변강쇠가」만 전할 뿐 소설화되어 전하는 것은 없다. 음탕한 남녀, 유랑, 장승동티나 시체에 대한 금기와 관습 등이 소재로 쓰이고 있다. 이 소재들을 통해 유랑민들의 비극적 생활상을 희극적으로 형상화하였다. 이 작품은 다른 판소리계 작품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문학적 형상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녀의 성기를 묘사하는 기물타령에서는 놀라운 상상력과 다양한 비유를 보인다.

 

1권 1책. 국문 필사본. ‘변강쇠타령’ · ‘가루지기타령’ · ‘송장가’ · ‘횡부가(橫負歌)’라고도 한다. 현존 작품으로는 신재효(申在孝)에 의해 정착된 「변강쇠가」만이 있을 뿐, 다른 판소리처럼 소설화되어 전하는 것은 없다. 유랑민들의 비극적 생활상을 희극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천하잡놈인 강쇠는 남쪽지방에서 북쪽지방으로 올라오고, 팔자에 과부로 운명지워졌기 때문에 마을에서 쫓겨난 옹녀는 북쪽지방에서 남쪽지방으로 내려간다. 두 사람은 개성으로 넘어오는 골목인 청석관에서 만나 즉시 부부로 결합한다. 강쇠와 옹녀는 혼인 후에도 유랑을 계속한다. 옹녀는 생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이는 데 반해, 강쇠는 도리어 온갖 못된 짓을 다 저지른다. 결국 이들은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지리산에 정착하게 된다. 그러나 나무하러 간 강쇠가 장승을 패 와서 군불을 때고 자다가 장승 동티(動土 : 건드려서는 안될 것을 건드려 그것을 관장하는 지신의 노여움을 사서 받게 되는 재앙)로 죽는다. 죽은 강쇠의 시체를 치우기 위해서 옹녀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맨 처음 지나가던 중이 강쇠의 시체를 묻은 뒤 옹녀와 같이 살려고 하다가, 시체에서 나오는 독기인 초상살(初喪煞)을 맞고 죽어버린다. 이어서 유랑광대패인 초라니와 풍각장이들이 나타나서 강쇠의 시체를 묻으려다가 역시 초상살을 맞고 차례로 죽어 넘어진다. 마지막으로 마종(馬從) 출신의 뎁득이가 각설이패의 도움을 받아 시체를 운반하던 중, 시체들과 그것을 지고 가던 사람들이 함께 땅에 붙어버린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옹좌수가 굿판을 벌이자, 땅에 붙었던 사람들이 땅에서 떨어진다. 마지막까지 강쇠의 시체가 등에 가로 붙어서 애를 먹던 뎁득이도 시체를 떼어내고는 옹녀 곁을 떠나버린다.

 

이 작품의 기원이나 형성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판소리사에 하나의 문제를 제기한다. 서도(西道)나 경기지방에 「변강쇠타령」 또는 「변강수타령」이 잡가로 전하고 있는데, 「변강쇠가」보다 단순한 내용으로 「변강쇠가」의 기원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변강쇠가」는 경기지방의 탈춤과도 상통하는 점이 있다. 작품 속의 유랑하는 대목을 보더라도, 「변강쇠가」는 「배뱅이굿」과 더불어 판소리의 다른 작품과는 상이하게 경기 이북 지방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판소리의 형성기에 충청도 이남에서 불리는 남도창(南道唱)의 중요한 종목으로 등장된 「변강쇠가」가 장승제의와 같은 굿에서 파생되었으리라 추정하는 견해도 있어서 기원과 형성을 밝혀 내는 일이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다. 「변강쇠가」의 중요한 소재로는 음탕한 남녀의 이 야기, 바보 온달 이야기에 나오는 「상여부착설화(喪輿附着說話)」를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아홉 번씩이나 결혼한 여자의 이야기인 「구부총설화(九夫塚說話)」, 장승동티의 민속적 금기(禁忌), 시체를 가로지는 관습적 사실 등이 지적되어왔다. 이러한 소재들은 너무 단편적이고 서로 관련성을 맺을 수 없는 성질의 것들이어서, 「변강쇠가」의 기원이나 형성의 구심점이 되었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소재들은 작품의 일부분을 이루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유랑민의 생활과 그들의 유랑 생활에서 나타나는 참혹한 모습에 관한 것이다. 작품의 전반부는 유랑하던 강쇠와 옹녀가 정착생활을 강렬히 열망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좌절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후반부 역시 정착생활에 실패하고 마는 유랑민들의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유랑민들의 비극적 삶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유랑광대들이 그들의 생활을 직접 이야기하는 방식을 통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변강쇠가」가 잘 짜여 있다는 인상을 주기보다는 아무렇게나 얽혀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점도 그러한 가능성을 짐작하게 해 준다. 이 작품은 겉으로는 매우 희극적으로 보이지만 속으로는 비극적 구조를 감추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떠돌아다니면서 삶을 즐기는 인물들이 아니다. 오히려 삶의 터전을 잃고 살아나가기 위해 온갖 짓을 다 해야 하는 인물들이다. 그렇게 볼 때, 이들은 비참하고 불행한 인물들이다. 이러한 인물들이 작품의 진행에 따라 죽거나 파멸한다는 점에서 비극적 삶의 종말을 보여준다. 그런데 비극적 삶의 종말은 희극적으로 표현되며, 이에 따라 이 작품의 비극적 구조는 희극적 요소에 차단당한다. 비극적인 삶의 이야기가 희극적으로 나타나는 까닭은 유랑광대패가 청중이나 관중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비참하고 불행한 자신들의 삶의 모습을 희극적으로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판소리로 불렸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문학적 형상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녀의 성기를 묘사하는 기물타령(奇物打令)에서는 놀라운 상상력과 다양한 비유로써 남녀 성기의 묘사와 유랑민들의 현실적 욕구를 교묘히 묶어놓은 언어적 형상력이 나타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묘사가 일으킬 외설적 · 감각적인 자극이 투철한 현실인식을 계기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다른 판소리 작품들은 생산 주체인 광대들의 문화와 소비 주체인 양반사대부층의 문화의 상호관련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오로지 생산 주체인 하층민의 문화적 성격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판소리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작품은 신재효가 정착시킨 여섯 마당에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고종 때까지는 계속 공연되었던 작품으로 보이나, 현재는 전수가 끊어진 상태이다. 다만, 박동진(朴東鎭) 명창에 의해 불려진 바가 있기는 하다.

 

「변강쇠가」보다 저속한 성적 표현이 강한 다른 민속극은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있다. 이와 관련지어 볼 때, 이 작품의 사설이 조잡하고 내용이 음란하기 때문에 판소리의 공연작품으로서의 생명이 일찍 단축되었다는 견해는 「변강쇠가」의 판소리사적인 운명을 완전히 설명해주지 못한다. 이 문제는 이 작품의 기원이나 생성의 문제, 그리고 판소리의 생산주체인 광대층과 소비주체인 양반사대부층의 수용문제 등과 관련시켜 계속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가루지기

 

본   뜻

 

판소리 다섯 마당 중의 하나인 「변강쇠 타령」은 「가루지기 타령」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가루지기라는 말의 어원은 크게 두 가지로 전해지고 있다.

 

장승을 베어서 땔감으로 쓰던 변강쇠가 그만 동티가 나서 죽었는데 그의 시체를 운반하는 자마다 변을 당하곤 했다. 나중에 납덱이라는 자가 변강쇠의 시체를 등에 가로졌는데 그 시체가 그만 가로로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는 얘기에서 가루지기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 그 첫째이다.

 

둘째는 변강쇠의 짝인 옹녀는 음기가 센 여자로 유명한데, 그것은 그녀의 음문이 보통 여자들처럼 세로로 찢어지지 않고 가로로 찢어진 가루지기였기 때문이었다는 얘기에서 나왔다고 한다.

 

 

바뀐 뜻

 

오늘날에는 음욕이 강한 여자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다.

 

보기글

 

변강쇠 타령이나 가루지기 타령 같은 걸 조선시대에 불렀다는 걸 보면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자유분망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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