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말

가는 날이 장날 vs 오비이락_말-글 자료

by noksan2023 2024. 10. 3.
반응형

가는 날이 장날 vs 오비이락_어원 자료

 

 

가는 날이 장날

 

 

 

"가는 날이 장날이다"라는 말은 유래를 모르면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속담이다. '장날''장이 서는 날'인데 왜 '서는'이 아니라 '가는'이라고 하는지, 가서 본 장날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짐작하기 힘든 까닭이다.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두 남자가 멀리 떨어져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다. 하루는 한 남자가 모든 일을 제쳐두고 친구를 만나러 고향으로 찾아갔다. 그는 여러 날을 힘들게 걸어서 마침내 친구 집 근처에 다다랐고, 대문 앞에 도착한 즉시 큰소리로 친구를 부르려 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며칠 전에 죽어서 마침 그날 장사(葬事)를 지내고 있었다. 이에 남자는 눈물을 흘리며 뒤늦은 방문과 안타까운 이별을 슬퍼했다고 한다. 

 

일설에는 친구가 집에 없어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니 "장이 서는 날이라 장터에 갔다"라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하지만 신빙성이 없다. 장터에는 쫓아가 만날 수 있지만 저승에는 쫓아가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연유하여 "가던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이 생겼으며, 어떤 일로 갔다가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었을 때 쓰게 되었다. 맛난 음식점이라는 소문을 듣고 일부러 시간 내어 찾아갔더니 하필이면 그날이 쉬는 날이라거나, 모처럼 가족이 친척집을 방문했는데 외출중이어서 만나지 못했다든지 따위의 낭패를 볼 때 썼던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가던" 대신에 종종 "가는"으로 바꿔 말하고, 굳이 나쁜 일이 아니더라도 우연히 갔다가 뜻밖의 일을 당했을 때 이 속담을 사용하곤 했다. 이로 인해 "뜻밖의 일이 공교롭게 잘 들어맞다"라는 뜻으로 확대되었고, 본래 사연과 달리 긍정적 우연에 스는 경우도 생겼다. 그렇지만 이 속담은 모처럼 마음먹고 나섰으나 뜻한 바와 달리 헛수고가 되었을 때 써야 옳다. 뜻밖의 좋은 일을 만났을 때는 "가는 날이 생일"이라고 하면 된다. 

 

 

오비이락

 

 

 

"오비이락(烏飛梨落)" 역시 우연과 관련한 말이나 뉘앙스에 차이가 있다. 옛날에 한 농부가 정성 들여 배나무를 키웠는데, 어느 날 나무 위에 앉아 있던 까마귀를 발견하고 내쫓으려 하자 까마귀가 먼저 눈치채고는 날아갔다. 그런데 하필 그 순간 배가 뚝 떨어졌고, 농부는 까마귀가 배나무를 건드려 그리 된 줄 알고 크게 화를 냈다. 이에 연유하여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속담이 생겼고 한자로는 "烏飛梨落"이라 하였다.

 

오비이락은 아무 관계없는 일이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일어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때 쓴다. 이때 한 사건은 연이어 벌어진 현상의 원인처럼 보이고 상황은 나쁘게 전개된다. 비슷한 속담으로 "도둑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가 있다.

 

 

'가는(던) 날이 장날'은 변화 중

 

 

제주시민속오일장

 

 

속담은 어떤 상황을 비유할 때 사용되며 이야기의 말맛을 감칠맛 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속담은 오랜 세월에 걸쳐 정착한 표현으로 특유의 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다. 그런데 속담의 쓰임도 고정되지 않고 역동적인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맛집을 찾아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문을 닫았다'나 '친구 집에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잔치가 있어 배불리 먹었다'처럼 부정 상황과 긍정 상황을 모두 아우르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이 흥미롭다.

 

국어사전 중에 이 속담을 처음 실은 문세영의 '조선어사전'(1938년)을 보면 "①우연히 갔다가 의외에 재미를 보았다는 데 쓰는 말. ②형편에 의하여는 ①과 반대되는 경우에도 씀"으로 긍정과 부정 상황의 풀이가 모두 확인된다. 문세영 사전에서 뜻풀이한 순서로 보면 긍정적 상황이 먼저 쓰였고 반대 상황에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 간행된 북한의 '조선말 대사전'에 "우연한 기회에 뜻하지 않은 좋은 일을 만나게 된 것"을 비유한 말로만 풀이되어 긍정적 쓰임이 우선으로 보인다.

 

최근 신문에서 이 속담의 쓰임을 보면 대부분 부정 상황과 연관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주로 좋지 않은 날씨로 계획한 행사가 취소되거나 시간을 내 찾아갔는데 문이 닫혀 있는 부정적인 상황에 빈번하게 사용된다. 기본적인 의미가 부정 상황에서 쓰이는 쪽으로 변화한 것이다. 예전의 장날과 지금의 장날은 위상에서 차이가 나고 장날이 일상어에서 밀려난 것도 의미 변화를 이끈 이유일 것이다. 단어의 의미가 사회·문화적인 요인에 따라 변화하듯 속담의 쓰임도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답변자 : 온라인 가나다                               답변일시 : 2023. 7. 21.

안녕하십니까?

우리말샘 정보에 따르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에서 '장날'은 '장이 서는 날'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해당 속담의 용례를 살펴보았을 때 이 속담은 긍정적, 부정적인 상황에 모두 쓰는 듯합니다.

--------------------
<참고> 가는[가던] 날이 장날

「001」일을 보러 가니 공교롭게 장이 서는 날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데 뜻하지 않은 일을 공교롭게 당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동의 속담> ‘가는 날이 생일’ ‘오는 날이 장날’

=============

 

<바른발음>

 

ㅇ1. 가는 날이 장날=장[중조, 단음]날[저조, 단음]=장[시장]이 서는 날

ㅇ2. 가는 날이 장날=장:[저조, 장음]날[저조, 단음]=장사(葬事) 지내는 날

 

우리 배달나라(Korea)의 농어촌에서는 대부분 상설시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로 3일 또는 5일마다 장(시장)이 서 왔습니다. 례를 들면, ㅇ1은 '오랜만에 읍(/면)사무소 소재지에 가서 일용품을 사야 하겠다 마음먹고 갔더니 마침 그날이 3일 또는 5일 만에 장이 서는 날이라 손쉽고 좀 더 싸게 살 수 있었다'는 경우에 쓰고 있습니다. 물론 이를 다음과 같이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쓸 수가 있습니다.

 

ㅇ3. 그 사람을 다시는 만나지 않으려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서울 가는 버스 안에서 만났지 뭐겠니?    

 

그러나 ㅇ2는 바른발음이 ㅇ1과 전혀 다른 말입니다. 차이나글자 '장(葬)'은 거성(擧聲)으로 본디 높은소리[중조, 단음]이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조, 장음]으로 발음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ㅇ1은 '장날'이라 하지만, ㅇ2는 '장:(葬)날[장:날]'보다 '장사(葬事)ㅅ날[장:산날]'이라 하고 있습니다. 

 

 

[이한우의 간신열전] [174] 오비이락(烏飛梨落)

 

 

오비이락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로 조선 후기 학자 홍만종(洪萬鍾)이 지은 ‘순오지(旬五志)’에 나오는 말이다. 얼핏 아무 연관도 없는 일로 인해 궁지에 몰리는 상황을 빗댄 사자성어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 있다.

 

태공(太公)이 했다는 이 말은 ‘명심보감’에 실려 있는데 “(다른 사람의) 오이 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매지 말고 (다른 사람의) 자두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바로 고쳐 쓰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두 성어는 흔히 억울하게 오해받는 사람을 편드는 식으로 사용되곤 한다. 지금 이재명 대표가 바로 그런 꼴이다. 자기는 잘못이 하나도 없고 우연히 자기 주변에서 온갖 부정이 일어났고 사람도 죽곤 했지만 그건 그저 오비이락(烏飛梨落)일 뿐이라는 식이다. 또 “오이 밭에서 신발을 고치긴 했는데 오이에 손대지 않았고 자두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쓰긴 했는데 자두에는 손대지 않았다”고 우겨 대는 꼴이다. 마침 그가 신발 고친 자리에서 오이가 왕창 없어졌고 갓끈 고친 데서 자두가 대거 사라졌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이 말에 담긴 본뜻을 안다면 결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이는 단순히 오해를 피하라는 뜻을 넘어 다른 사람들 마음은 늘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항시 경계하라는 뜻이다. 이는 바로 공직자 윤리와 관련된 말이다. 공직이란 모두가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의심받을 짓을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공직자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이 와중에 ‘친명 좌장’이라는 정성호 의원이 이미 구속 수감 중인 김용, 정진상, 이화영 등 이재명 대표 최측근을 연이어 특별면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중인환시리(衆人環視裡)에 이들을 찾아가야 했을까? 이들을 찾아가서 했다는 말도 귀를 의심케 한다. “알리바이를 만들라.” “이 대표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것도 오비이락인가?

 

 

‘오비이락(烏飛梨落)’ 실제로는 깊은 뜻이

 

 

현재 철원 동송 심원사로 모셔진 지장보살상에는 아직도 왼쪽어깨(원안)에 화살자국이 남아있다.

 

 

오비이락(烏飛梨落), 즉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은 좋지 않은 뜻으로 활용된다.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혹은 ‘소금 팔러 가니 이슬비 내린다’ 등 재수 옴 붙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절대 재수없는 속담이 아니다. 석대암 창건설화의 주인공 이순석과 지장보살의 사연이 담겨있으니 말이다. 

 

불교영험설화집에 따르면 신라시대 보개산 기슭(석대암 자리)에 큰 배나무가 있었다. 어느 날 까마귀가 배나무에 앉아 울고 있었다. 나무 밑에는 독사 한마리가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까마귀가 날아가는 바람에 배나무가 독사 머리 위로 뚝 떨어졌다. 날벼락을 맞은 독사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독 오른 머리를 쭉 내밀더니 사력을 다해 독을 뿜었다. 까마귀는 그 독을 맞아 죽었고, 독사도 힘이 빠져 숨을 거뒀다. 그야말로 오해가 부른 참극이었다.

 

그때부터가 문제였다. 까마귀와 뱀은 죽어서도 원한을 풀지 않았다. 뱀은 죽어서 멧돼지가 됐고, 까마귀는 암꿩으로 환생했다. 어느 날 멧돼지가 된 뱀이 먹이를 찾다가 암꿩이 된 까마귀를 보고는 큰 돌을 힘껏 굴렸다. 암꿩은 비명횡사했으며, 멧돼지는 속이 다 후련했다. 마침 어느 사냥꾼이 지나다가 죽은 꿩을 발견하고는 단숨에 집으로 가져가 부인과 함께 (죽은 꿩을) 요리해 먹었다. 사냥꾼은 그 후 옥동자를 순산했다.

 

까마귀-꿩의 업보를 타고 태어난 옥동자는 훗날 훌륭한 사냥꾼이 되었다. 그러면서 전생에 자신을 죽인 멧돼지(뱀)만 사냥하러 다녔다. 어느 날 보개산으로 사냥을 간 사냥꾼은 금빛 찬란한 돼지를 발견했다. 사냥꾼은 힘껏 활시위를 당겼다. 왼쪽 어깨에 화살이 박힌 멧돼지는 환희봉을 향해 치달았다. 사냥꾼은 피를 흘리며 달아나는 금멧돼지를 쫓아갔다. 그런데 멧돼지는 간데 없고, 지장보살 석상만이 우물에 몸을 담근 채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오비이락’ 속담의 전말이다.

 

바로 지장보살이 까마귀와 뱀이 인과를 반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멧돼지로 화현해서 화살을 맞은 것이다. 지장보살의 희생으로 쓸데없이 죽고 죽이는 악연의 관계가 끝난 것이다. 이런 깊은 사연이 있는데, 오비이락이라는 좋지 않은 뜻으로만 희화화되고 있으니 거북할 따름이다.

 

·飛(날 비):(새의 두 날개 상형)+升(새의 몸을 상형)한 상형자(象形字)이다.
·梨(배 이):利(이로울 리)+木(나무 목)의 형성자(形聲字)이다.
·落(떨어질 락):(풀 초)+(물 수=水)+各(각기 각)의 형성자(形聲字)이다.

<오비이락>이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뜻으로, 우연의 일치로 공연히 남의 의심을 받게 됨을 비유한 말인데 《순오지(旬五志)》※에 나오는 속담이다. 이 속담에 연관하여 중국 수나라 때 천태지의(天台智) 스님의 일화(逸話)가 칠언절구(七言絶句) 게송으로 전해오고 있다.


烏飛梨落破蛇頭(오비이락파사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져서 뱀의 머리가 깨졌고
蛇變爲猪轉石雉(사변위저전석치)
뱀은 죽어 멧돼지로 태어나서 전생에 까마귀였던 꿩에게 돌을 굴려 죽였네.
雉作獵人欲射猪(치작엽인욕사저)
꿩은 다시 사냥꾼이 되어 돼지를 잡으려 하니
道師爲說解寃結(도사위설해원결)
스님(천태)이 나서서 이들의 원결을 풀어 주었네.


※《순오지(旬五志)》는 조선 효종(孝宗) 때 문인 홍만종(洪萬宗)이 지은 수상록(隨想錄)으로 정철(鄭澈)·송순(宋純)의 시가와 중국의 서유기(西遊記)를 평론한 것인데, 130여종의 속담 부록이 실려 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