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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의 어원 자료

by noksan2023 2025.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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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의 어원 자료

 

 

도토리

 

 

 

너도밤나무과의 신갈나무·떡갈나무·갈참나무·졸참나무,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생긴 많은 변종의 열매를 모두 도토리라고 한다. 참나무속의 식물은 상록 또는 낙엽교목인데 드물게 관목인 경우도 있다. 잎은 어긋나고 우상맥(羽狀脈:깃털 모양의 맥)이 있으며 톱니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수꽃은 가늘고 길며 드리워지는 미상화서(尾狀花序:꼬리모양의 꽃차례)를, 암꽃은 한두개씩 피며 많고 짧은 수상화서(穗狀花序:이삭모양의 꽃차례)를 이룬다.

 

열매는 구형 또는 원주형의 견과로 하반부 또는 기부가 술잔모양의 깍정이로 싸여 있는데 그 바깥에는 비늘모양의 돌기가 나 있다. 종류는 북반구의 온대·난대·아열대에 걸쳐서 200여 종이 있다. 우리 나라에는 13종의 참나무속 식물이 있는데 주종을 이루는 것은 신갈나무이다.

 

도토리는 예로부터 구황식물로 이용되었는데, 주로 묵으로 가공한다. 도토리묵은 과거에는 구황식이었으나 지금은 별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도토리묵을 만들려면 우선 도토리의 껍질을 까서 말린 다음 절구로 빻아 4∼5일 동안 떫은 맛을 우려낸다. 이때 물을 여러 번 갈아주는 것이 좋다. 떫은 맛이 어느 정도 빠지면 윗물을 따라내고 가라앉은 앙금을 걷어내어 말린다. 도토리가루와 물을 1:3의 비율로 섞어서 끓이면 엉기게 되는데 이를 식히면 묵이 완성된다. 

 

속담에 마음이 맞으면 도토리 한 알을 가지고도 시장을 멈춘다.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아무리 가난하여도 서로 마음이 맞으면 모든 역경을 잘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도토리는 아주 조그마한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또 ‘개밥에 도토리’라는 속담은 따로 떨어져서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이른다. 개는 도토리를 먹지 않기 때문에 밥 속에 도토리가 들어가도 남기므로 생긴 속담이다.

 

‘도토리 키재기’라는 속담은 하잘것없는 재주를 가지고 서로 낫다고 다투는 것을 비유하는 것이다. 경상도지방에서는 꿈에 도토리나무를 보면 행운이 온다고 믿고 있으며, 서울지방에서는 임신 중에 도토리묵을 먹으면 유산한다는 속신이 있다.

 

쌉싸름하면서도 떫은맛의 도토리묵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도토리묵은 나이 들수록 더더욱 향수에 젖게 하는 음식 중 하나다. 어릴 적 어머니가 도토리묵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액체를 고체로 변하게 하는 마법사이자 대단한 과학자셨다.

도토리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로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이 있다. 이 중 상수리나무의 도토리가 가장 크고 약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상수리나무의 도토리는 특별히 상수리라는 별칭이 있다.

‘도토리 키재기’라는 속담이 있다. 작은 도토리들이 서로 자기들이 크다고 견주는 것이다. 따라서 도토리는 작은 것을 대변한다. 보통 물체를 세는 단위로는 ‘개’를 사용하지만 아주 작은 물체는 ‘톨’이라고 해서 쌀 한 톨, 두 톨 등으로 셈한다. 도토리라는 이름은 이 톨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도토리는 모든 종류로 묵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색과 맛에 차이가 있다. 이정록 시인의 <정말>이라는 시집에는 도토리와 상수리를 구별하는 재미있는 시가 있다. 일부를 소개하면 ‘귓구멍에 박아 넣어도 쏙 빠지면 상수리, 큰일났다 싶어지면 도토리 / 묵을 쒔을 때 빛이 나고 찰지면 상수리, 거무튀튀하고 틉틉하면 도토리’라는 내용이다. 상수리는 일반 도토리들에 비해 크고 보다 더 훌륭한 식재료가 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항간에는 임금의 수라상에 자주 올라 상수리로 불리게 됐다는 설명이 있다. 그런데 상실(橡實)이라는 한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상(橡)은 상수리나무를 의미하고 상수리나무의 열매를 상실(橡實)이라고 했다. “이 열매 이름이 뭐지? 상실이야.” 참고로 조선후기 19세기 서적들의 상(橡)자의 한글표기를 보면 샹슈리 샹 또는 샹수리 샹, 상수리 상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이름은 모두 도토리였다. <동의보감> 상실(橡實) 편을 봐도 한글표기로 ‘굴근도토리’라고 적고 있다. 상실은 도토리 중에서도 ‘보다 크고 굵은 도토리’라는 것이다. 참고로 한의서들의 기록을 보면 도토리 중에서도 상수리인 상실만을 약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토리는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이때는 도토리를 말려 가루형태로 먹는 것이 좋다. 반면 도토리에는 탄닌이 많아 변비가 있거나 빈혈과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동의보감>에는 도토리에 대해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쓰며 떫고 독이 없다’고 했다. 대표적인 효능으로는 ‘설사와 이질을 낫게 하고 장위를 든든하게 하며 몸에 살을 오르게 하고 든든하게 한다. 장을 수렴하여 설사를 멈춘다. 굶주림을 채워주기 위해 흉년에 먹는다’고 했다.

도토리의 가장 대표적인 효능은 바로 설사를 멎게 하는 것이다. 설사가 심하게 날 때 말린 도토리가루를 미음에 타 먹거나 알약을 만들어 먹어도 다 좋다고 했다. 평소 설사가 잦은 사람들은 말린 도토리가루를 상비약으로 준비해두는 것도 좋겠다.

도토리에는 탄닌이 많다. 탄닌은 식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폴리페놀 중 하나로 대장에서 장내 수분흡수를 촉진한다. 도토리가 설사를 멎게 하는 이유다. 덜 익은 감을 많이 먹었을 때 변비가 생기는 이유도 바로 탄닌 때문이다. 따라서 변비가 심한 사람은 도토리를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도토리는 장출혈이나 치질에 의한 출혈을 멎게 하는 효과도 있다. <본초강목>에는 도토리가루와 쌀가루를 1:1의 비율로 적당량 섞어 약한 불로 노랗게 볶아 뜨거운 물로 반죽한 후 과자처럼 떡을 만들어 먹거나 밥처럼 쪄서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했다.

과거에 도토리는 대표적인 구황식품이였다. <동의보감>에는 ‘도토리를 삶아서 먹으면 속을 든든하게 해서 배고픈 줄 모르게 한다. 그러므로 많이 구해서 흉년에 먹을 것을 마련해두어야 한다’고 했다.

<본초강목>에도 도토리를 쪄서 밥처럼 먹는다는 내용이 나온다. ‘도토리를 15회 정도로 물을 바꿔가면서 물에 담가뒀다가 떫은맛을 걸러낸 다음 쪄서 익혀 먹으면 굶주림을 면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도토리는 흉년의 기아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당나라 시성(詩聖)인 두보가 유랑생활을 할 때도 도토리로 연명했다는 얘기가 있다.

다이어트기간 배고픔을 견디기 힘들 때 도토리를 쪄서 간식처럼 먹어도 허기짐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심해질 수 있는 변비는 식이섬유 등을 충분히 섭취해 해결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도토리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도토리껍질도 약으로 사용한다. 도토리껍질을 상실각(橡實殼) 또는 두각(斗殼)이라고 한다. 도토리껍질을 가루로 만들어 먹거나 끓여 먹어도 역시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 자궁출혈과 대하증이 심할 때 껍질을 불에 태워 그 가루를 미음에 타서 마신다고 했다.

도토리를 섭취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일단 변비가 심한 사람은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또 아무리 설사를 멎게 한다지만 세균성 설사인 경우 도토리를 먹으면 안 된다. 세균성 설사는 바로 멈추게 하기보다 충분히 설사를 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토리는 중금속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이 또한 탄닌의 역할이다. 그런데 중금속뿐 아니라 금속성이 대부분인 미네랄까지 흡착해 배출한다. 이러한 이유로 빈혈이 심하거나 골다공증이 심한 사람은 도토리묵을 피해야 한다.

무심코 도토리묵을 자주 먹으면 식품 속의 철분이나 칼슘 흡수가 방해돼 빈혈이나 골다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매일 영양제를 섭취하는 사람은 최소 2시간 이상 시간 차를 두고 먹어야 한다.

무엇보다 도토리는 훌륭한 지사제. 도토리를 약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말린 것을 가루내 보관해두면 된다. 설사가 날 때 활용하고자 한다면 물에 담가 떫은맛을 제거하지 않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차처럼 끓여 마시는 것보다 도토리 그 자체로 섭취하는 것이 낫다. 자잘한 보잘것없는 도토리도 지사제로 사용하면 작은 거인이다.

 

도토리묵

 

 

 

‘도토리'는 원래 ‘떡갈나무의 열매만을 가리키던 것이었는데, 이제는 상수리나무에 열리는 ‘상수리'까지도 ‘도토리'라고 불러서, 시골 사람들은 ‘상수리'와 ‘도토리'를 구분하지만, 도시 사람들은 그 차이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도토리'는 언뜻 보아 그 깍정이가 도톨도톨해서 ‘도톨도롤'의 ‘도톨'에 명사형 접미사 ‘-이'가 붙어 만들어진 것으로 보는 사람이 꽤나 많은 듯하다. 그러나 사실상 도토리는 나무에 달려 있을 때 도토리의 밑을 싸받치는 도토리 깍정이가 오돌도톨하지, 그 도토리 받침에서 나온 알맹이는 오히려 매끈매끈하다. ‘그 사람이 도토리 같다'고 하면 키가 작은 것을 연상 하지만 오돌도톨해서 거친 듯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키는 작지만 깎은 듯이 세련된 인상을 준다. 도토리가 ‘도톨도톨'하다는 인식은 아마도 그 이름으로부터 민간어원설로 유도된 것으로 추정한다.

 

‘도토리'는 「향약구급방」(1417)이란 문헌에 처음 등장하는데, ‘저의율(猪矣栗)'로 나타난다. 이것은 한자를 빌려 쓴 차차 표기 형태인데, ‘저(猪)'는 오늘날의 ‘돼지'를 뜻하는 ‘돝'을, 그리고 ‘의(矣)'는 음으로 읽어서 속격 조
사인 ‘-애''나 '-의'를, 그리고 ‘율(栗)'은 그 뜻대로 ‘밤'을 표기한 것이어서, ‘저의율(猪矣栗)'은 ‘도틔밤'으로 해석된다. 그 뜻은 ‘돼지의 밤'이니 ‘돼지의(즐겨 먹는) 밤'이란 뜻이다. 도토리는 다람쥐나 먹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
어서 돼지가 도토리를 먹는다고 하면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 "참나무에서 떨어지는 도토리 멧돼지가 먹으면 멧돼지 것이고 다람쥐가 먹으면 다람쥐 것이다'란 문장이 실려 있을 정도로 멧돼지가 즐겨 먹는 것 중의 하나가 ‘도토리'인 것이다.

 

‘멧돼지가 먹는 밤'이란 뜻으로 만들어진 ‘도틔밤'은 15세기에 ‘도토밤'과 ‘도톨왐'으로 나타난다. 

 

四明ㅅ 누네 듧고 주으려 楢溪옛 도토바말 주스니라(履穿四明飢拾楢溪)<1481두시언해(초간본), 24, 39a>

해마다 도톨왐 주수믈 나발 조차 단뇨니(歲拾橡栗隨狙公)<1481두시언해(초간본), 25, 26b>

 

‘도토밤'이나 ‘도톨왐'에서 ‘밤'을 확인할 수 있고, 한문 원문의 ‘상율(橡栗)'에서도 ‘밤'이 확인된다. ‘도토밤'은 ‘도틔밤'의 변화형으로 보인다. 다른 어휘에도 그러한 변화가 보이기 때문이다. ‘명아주'를 뜻하는 ‘도틔 아랏
도타랏'이 ‘도토랏'으로도 나타나는 현상이 있어서 그러한 추정을 가능케 한다(‘토틔아랏'도 '돝'과 연관될 것으로 추정된다).

 

도틔 아랏과 팟닙괴뿐 먹고<1471삼강행실도(런던대본), 孝, 2b>

도토랏 막대 디퍼 단뇨미<1481두시언해, 13, 49a>

 

그리고 ‘도토밤'이 ‘도톨왐'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밤'이 ‘밤(ㅂ순경음)'이 되고 이 ‘밤'이 ‘왐'으로 변화한 예는 음운론적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도토'에 ‘ㄹ'이 들어간 사실은 음운변화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도토밤'이 ‘도톨밤'으로 변화하면서 ‘도톨'이 다른 것에서 온 형태소라고 하기는 어렵다. ‘도토밤'은 ‘돼지의 밤'이란 뜻을 가져서 만들어진 것이고, ‘도톨밤'은 ‘도톨 도톨한 밤'이란 뜻을 가져서 따로 만들어진 단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동일한 문헌인 「두시언해」의 초간본에서는 ‘도토밤'이었던 것이 중간본에서는 ‘도톨밤'으로 등장하는 예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四明ㅅ 누네 듧고 주으려 楢溪옛 도토바말 주으니라(履穿四明飢拾楢溪)<1613두시언해(중간본), 24, 39a>

 

그래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도토밤'이 ‘도톨밤'으로 변화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도톨'과 ‘돝'과의 유연성이 사라지게 되었다. 오늘날 ‘돼지'를 뜻하는 ‘돝'이 음운변화를 일으키면서 ‘돝'과의 유연성을 상실한 단어들이 꽤나 많다. 예컨대 ‘고슴도치'는 ‘고솜(의미불명) + 돝'이었다. 고슴도치의 생긴 모습을 멧돼지와 연상시키면 금세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단어에 접미사 ‘-이'가 붙으면서 ‘돝'이 구개음화를 일으
켜 오늘날 ‘고슴도치'로 되면서 ‘돼지'와의 연관성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었다. 윷놀이를 할 때 윷의 세 짝은 엎어지고 한짝만 젖혀진 경우에 ‘도'라고 하는데, 이것도 원래는 ‘돝'이었지만 오늘날 이것을 ‘돼지'로 인식하는 사람은 없다.

 

‘도톨밤'이 ‘돼지'인 ‘돝'과의 유연성을 상실하면서 역시 ‘돼지가 먹는 밤'의 의미가 사라지고 단지 의미를 모르는 형태로만 남게 되자, ‘도톨밤'의 ‘도톨'에 접미사 ‘-이'가 붙게 되고 이것이 16세기부터 ‘도토리'로 등장하게
되었다.

 

도토리 셔(芋), 도토리 샹(橡) 도토리 시(栭)<1527훈몽자회, 상, 6a>

굴근 도토리(稼實) <1613동의보감, 3, 40b> 

도토리와 밤괘 섯것도다<1613두시언해(중간본), 1, 3b> 

집이 가난하야 도토리늘 주어 뼈 됴셕을 치더니<1617동국신속삼강행실도, 효4, 23b>

도토리(礫實)<1690역어유해, 하, 41b>

도토리(芋栗)<1810몽유편, 상, 13b>

도토리 샹(橡) <1901훈몽배운, 23a>

 

이것이 오늘날의 ‘도토리'로 굳어진 것이다. 이 ‘도토리'와는 다른 것이 ‘상수리'다. 상수리는 보통 ‘상수리나무'라고 하는 참나무에 열리는 열매로서 도토리나무에 열리는 것보다 크기가 크고 둥글다. 그런데 이 ‘상수리'는 이전에 ‘상슈리, 샹슈리, 샹슐니' 등으로 쓰이다가 ‘상수리'로 정착하였다. ‘도토리'와 ‘상수리'를 혼동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19세기 말부터였다. ‘상(橡)'의 석이 16세기에 이미 ‘도토리'였었는데, 19세기부터 ‘샹수리'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상슈리 샹(橡)<18xx훈몽자략, 31b>

샹수리 샹(橡)<1813강경훈본아학편, 상, 9a> 

샹슐이 샹(橡) <18xx식자초정, 41a>

샹수리 샹(橡) <1909언문, 16)> 

상수리 상(橡) <1918초학요선, 83> 

샹슈리 상(橡)<1934신정유합천자, 10b>

 

이 ‘상슈리'의 ‘상'은 한자 ‘상(橡)'에서 온 것이 거의 틀림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슈리'는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알 수 없다. ‘상수리'를 한자로 ‘상실(橡實)'이라고 하니까 이 ‘상실'이 ‘상슈리'가 되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근거가 희박하다.

 

결국 ‘도토리'는 ‘도틔밤', 즉 ‘돼지가 먹는 밤'이란 뜻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이것이 ‘도토밤'으로 변화하고, 이것이 ‘도톨밤'으로 되면서 ‘돼지'인 ‘돝'과의 유연성을 상실하여 ‘도톨'에 명사형 접미사 '이'가 붙어 ‘도토리'가 만들어지면서 ‘도톨밤'에 대치되어 오늘날까지 사용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도토리는 멧돼지가 먹는 것이 아니라 다람쥐가 먹는 것으로 인식되게 된 것이다. 만약에 ‘돼지가 먹는 밤'이란 뜻이 남아 있다면 이런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나무의 열매이지만, ‘상수리'와 구별하지 못하면서 19세기 말부터 ‘도토리'가 ‘상수리'까지도 포힘하는 의미로 사용되게 되었다.

 

 

도토리

 

 

밤 vs 개암 vs 도토리

 

 

 

상수리나무 열매는 상실橡實, 졸참나무 열매를 굴밤이라고 부른다.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구황식품으로, 같은 방법으로 이용되었다. 도토리는 신석기시대부터 먹어 온 식품으로, 우리 조상도 일찍부터 먹어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부터 가뭄이나 흉작으로 먹을것이 귀해졌을 때 쌀과 보리 등 주식을 대체하거나 보조할 구황을 위한 대표 양식으로 도토리가 많이 사용되었다.

 

중요한 구황식품이라는 근거는 여러 문헌을 통해 알 수 있다. 옛날 수령들은 고을에 부임하면 맨 먼저 떡갈나무를 심어 기근에 대비하였다고 한다. 『고려사高麗史』에는 충선왕이 흉년이 들자 백성을 생각하여 반찬 수를 줄이고 도토리를 맛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고려시대 『동문선東文選』에 나오는 윤여형尹汝衡의 <상실가像實歌>에는 도토리에 얽힌 서민의 애환이 표현되어 있다.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도토리 껍질을 벗겨 쪄 먹으면 흉년에도 굶주리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목민심서牧民心書』 등에도 도토리는 한결같이 구황식품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흉년이 들면 산사람들이 밥을 해 먹거나 찧어서 가루로 먹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도토리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쓰고 떫으며 독이 없다. 설사와 이질 등을 낫게하고 장과 위를 두껍게 하여 살찌우고, 튼튼하게 하며, 장을 수렴시켜 설사를 멎게 하고 배고픈 것을 채우며, 흉년에 대비할 수 있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도토리에는 단백질 4.4%, 탄수화물 44.5%, 유지 3%, 타닌 10~20%가 있다. 또 아콘산 및 무기질 성분이 풍부하다. 중금속 배출, 콜레스테롤 배출, 노화 방지, 알코올 분해, 위장 보호, 지혈, 다이어트 등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많이 먹으면 타닌과 폴리페놀 성분이 있어 오히려 변비나 소화불량이 될 수 있다. 도토리를 식용할 때는 반드시 여러 번 물을 갈아 주어 떫은맛인 타닌을 적당히 제거해야 한다. 우려낸 도토리의 앙금을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한다. 대중이 이용하는 음식은 도토리묵으로 만드는 방법은 물과 섞어 풀을 쑤듯 끓이다가 걸쭉한 농도가 되면 틀에 부어 식혀 굳힌다. 밀가루나 쌀가루 등과 함께 반죽해서 도토리죽, 도토리수제비, 도토리국수, 도토리전, 도토리떡 등을 해 먹기도 한다.

 

도토리는 떡, 국수, 묵 등 다양한 음식으로의 활용도가 좋다. 도토리 음식을 적절히 먹으면 중금속 및 콜레스테롤 배출, 다이어트, 노화 방지, 알코올 분해, 위장 보호, 지혈 작용 등에 도움이 된다.

 

 

‘도토리’는 설사 멎게 하는 최고의 지사제

 

 

도토리는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이때는 도토리를 말려 가루형태로 먹는 것이 좋다. 반면 도토리에는 탄닌이 많아 변비가 있거나 빈혈과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출처 : 헬스경향(http://www.k-health.com)

 

 

 

쌉싸름하면서도 떫은맛의 도토리묵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도토리묵은 나이 들수록 더더욱 향수에 젖게 하는 음식 중 하나다. 어릴 적 어머니가 도토리묵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액체를 고체로 변하게 하는 마법사이자 대단한 과학자셨다.

도토리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로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이 있다. 이 중 상수리나무의 도토리가 가장 크고 약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상수리나무의 도토리는 특별히 상수리라는 별칭이 있다.

‘도토리 키재기’라는 속담이 있다. 작은 도토리들이 서로 자기들이 크다고 견주는 것이다. 따라서 도토리는 작은 것을 대변한다. 보통 물체를 세는 단위로는 ‘개’를 사용하지만 아주 작은 물체는 ‘톨’이라고 해서 쌀 한 톨, 두 톨 등으로 셈한다. 도토리라는 이름은 이 톨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도토리는 모든 종류로 묵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색과 맛에 차이가 있다. 이정록 시인의 <정말>이라는 시집에는 도토리와 상수리를 구별하는 재미있는 시가 있다. 일부를 소개하면 ‘귓구멍에 박아 넣어도 쏙 빠지면 상수리, 큰일났다 싶어지면 도토리 / 묵을 쒔을 때 빛이 나고 찰지면 상수리, 거무튀튀하고 틉틉하면 도토리’라는 내용이다. 상수리는 일반 도토리들에 비해 크고 보다 더 훌륭한 식재료가 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항간에는 임금의 수라상에 자주 올라 상수리로 불리게 됐다는 설명이 있다. 그런데 상실(橡實)이라는 한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상(橡)은 상수리나무를 의미하고 상수리나무의 열매를 상실(橡實)이라고 했다. “이 열매 이름이 뭐지? 상실이야.” 참고로 조선후기 19세기 서적들의 상(橡)자의 한글표기를 보면 샹슈리 샹 또는 샹수리 샹, 상수리 상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이름은 모두 도토리였다. <동의보감> 상실(橡實) 편을 봐도 한글표기로 ‘굴근도토리’라고 적고 있다. 상실은 도토리 중에서도 ‘보다 크고 굵은 도토리’라는 것이다. 참고로 한의서들의 기록을 보면 도토리 중에서도 상수리인 상실만을 약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의보감>에는 도토리에 대해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쓰며 떫고 독이 없다’고 했다. 대표적인 효능으로는 ‘설사와 이질을 낫게 하고 장위를 든든하게 하며 몸에 살을 오르게 하고 든든하게 한다. 장을 수렴하여 설사를 멈춘다. 굶주림을 채워주기 위해 흉년에 먹는다’고 했다.

도토리의 가장 대표적인 효능은 바로 설사를 멎게 하는 것이다. 설사가 심하게 날 때 말린 도토리가루를 미음에 타 먹거나 알약을 만들어 먹어도 다 좋다고 했다. 평소 설사가 잦은 사람들은 말린 도토리가루를 상비약으로 준비해두는 것도 좋겠다.

도토리에는 탄닌이 많다. 탄닌은 식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폴리페놀 중 하나로 대장에서 장내 수분흡수를 촉진한다. 도토리가 설사를 멎게 하는 이유다. 덜 익은 감을 많이 먹었을 때 변비가 생기는 이유도 바로 탄닌 때문이다. 따라서 변비가 심한 사람은 도토리를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도토리는 장출혈이나 치질에 의한 출혈을 멎게 하는 효과도 있다. <본초강목>에는 도토리가루와 쌀가루를 1:1의 비율로 적당량 섞어 약한 불로 노랗게 볶아 뜨거운 물로 반죽한 후 과자처럼 떡을 만들어 먹거나 밥처럼 쪄서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했다.

과거에 도토리는 대표적인 구황식품이였다. <동의보감>에는 ‘도토리를 삶아서 먹으면 속을 든든하게 해서 배고픈 줄 모르게 한다. 그러므로 많이 구해서 흉년에 먹을 것을 마련해두어야 한다’고 했다.

<본초강목>에도 도토리를 쪄서 밥처럼 먹는다는 내용이 나온다. ‘도토리를 15회 정도로 물을 바꿔가면서 물에 담가뒀다가 떫은맛을 걸러낸 다음 쪄서 익혀 먹으면 굶주림을 면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도토리는 흉년의 기아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당나라 시성(詩聖)인 두보가 유랑생활을 할 때도 도토리로 연명했다는 얘기가 있다.

다이어트기간 배고픔을 견디기 힘들 때 도토리를 쪄서 간식처럼 먹어도 허기짐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심해질 수 있는 변비는 식이섬유 등을 충분히 섭취해 해결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도토리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도토리껍질도 약으로 사용한다. 도토리껍질을 상실각(橡實殼) 또는 두각(斗殼)이라고 한다. 도토리껍질을 가루로 만들어 먹거나 끓여 먹어도 역시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 자궁출혈과 대하증이 심할 때 껍질을 불에 태워 그 가루를 미음에 타서 마신다고 했다.

도토리를 섭취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일단 변비가 심한 사람은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또 아무리 설사를 멎게 한다지만 세균성 설사인 경우 도토리를 먹으면 안 된다. 세균성 설사는 바로 멈추게 하기보다 충분히 설사를 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토리는 중금속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이 또한 탄닌의 역할이다. 그런데 중금속뿐 아니라 금속성이 대부분인 미네랄까지 흡착해 배출한다. 이러한 이유로 빈혈이 심하거나 골다공증이 심한 사람은 도토리묵을 피해야 한다.

무심코 도토리묵을 자주 먹으면 식품 속의 철분이나 칼슘 흡수가 방해돼 빈혈이나 골다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매일 영양제를 섭취하는 사람은 최소 2시간 이상 시간 차를 두고 먹어야 한다.

무엇보다 도토리는 훌륭한 지사제다. 도토리를 약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말린 것을 가루내 보관해두면 된다. 설사가 날 때 활용하고자 한다면 물에 담가 떫은맛을 제거하지 않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차처럼 끓여 마시는 것보다 도토리 그 자체로 섭취하는 것이 낫다. 자잘한 보잘것없는 도토리도 지사제로 사용하면 작은 거인이다.

출처 : 헬스경향(http://www.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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