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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양말, 양철 _ 어원 자료

by noksan2023 2025.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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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_ 어원 자료

 

 

양말

 

 

 

우리가 신고 다니는 ‘양말'이 한자에서 온 말이라고 하면 깜짝 놀라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양말'을 고유어로 알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말'은 힌자어다. 서양에서 버선과 비슷한 것이 들어오니까 버선을 뜻하는 ‘말(襪,  버선 말)'에 ‘양(洋)' 자를 붙여서 ‘양말(洋襪)'이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양말'이란 단어는 20세기 이후에나 볼 수 있다.

 

참말 무졍한 사람은 리졍위라고 작년 졍월에는 양말도 만들어 드렷고 그 다음에는 슈노은 손슈건도 드렷고 또모사쟝 갑토슈 등쇽도 만들어 드렷고 그뿐안이라 금년 졍월에는 붉은 모사로 속옷까지 얼거드렷난대 <1912두견성, 上, 28>

저는 그 눈물 흘리는 學生을 바라보며 또다시 다뚤허진 양말을 볼 때 어쩐지 측은한 생각이 나서 <1923十七圓, 72>

방안에는 발에는 감발이며 다 떠러진 진흙 무든 양말 조각이 허트러 잇고 그 속은 마치 목욕탕에 드러간 것 가티 숨이 막힐 듯한 냄새가 하나 갓득 찻섯다. <1925지형근, 1, 93>

그것은 힘은 있을망정 살이 치는 흰 명주 양말에 굽 높은 흰 구두를 신은 그러한 서울 아가씨네 다리와 같은 어여쁨은 있을 리가 없다.<1932흙, 80>

 

버선과 양말은 이렇게 되어 어휘 분화를 겪게 되었다. 그래서 ‘버선'은 한복에, 그리고 ‘양말'은 양복에 어울리게 된 것이다.

 

‘양철(洋鐵)'도 서양에서 들어온 ‘쇠'라고 하여 ‘철(鐵)'에 ‘양(洋)' 자를 붙인 것이다. 이것을 ‘서양철(西洋鐵)'이라고도 했는데, ‘양철'은 오늘날 그대로 남아 있지만 ‘서양철'은 거의 쓰이지 잃는다. 독립신문에 물장수에게 ‘나무통'을 쓰지 말고 ‘서양철통'만 물을 거르라고 하는 데 대한 기사가 나오는데, 동일한 주제의 기사에서 한 곳에서는 ‘서양철(표기상으로는 ‘셔양철, 셔양쳘)'로, 한 곳에서는 ‘양철'로 쓰고 있어서 이 당시, 즉 19세기 말에는 이미 ‘서양철과 ‘양철'이 동시에 쓰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엇던 물 지계 쟝사들이 말들 하기를 우리들이 신셰가 할 슈 업셔서 쟝사로 생업들 하난대 셔양쳘로 만든 셕유통 슁게나기 젼브터도 나무통으로 물을 기르면 물도 만히 담길 뿐더러 통을 오래 쓰난 고로 돈도 덜 들너니 지금 와셔난 나무통은 쓰지 말고 셕유 너허 쓰다가 비여 내버린 셔양찰 통으로만 물을 기르라고들 한다니 셔양철 통은 얼마 쓰지도 못하고 물도 벌노히 더 담기난 것 업고 이졔브터난 셔양철 통 쥬셔다가 파난 쟝사 밧긔난 리 볼 사람이 업겟스니 물 쟝사 고만 두고 셔양쳘 통 쟝사나 하여 보자고들 한다더라<1899독립신문 10월 26일 목요일 제4권 제245호>

물쟝사들의 목통은 근래에 적어셔 여항 인민들이 물갑은 더 주되 물밧아 쓰난 것은 젼에 다 비하면 태반이나젹은 고로 목통을 젼과 갓치 크게 만드러셔 물을 젼과 갓치 만히 길게 함이요 양쳘통은 적은 목동보다난 죠곰 크니 양철통에도 물을 길꼬 큰 목통에도 물을 길으라고 신칙한 것이니 경무청에셔 이 두 가지 금책한 것은 인민의게 대단히 리익되난 일이라더라<1899독립신문 10월 28일 토요일 제4권 제247호>

 

20세기 초 기록에는 ‘양철'은 ‘조선철'과 대립되는 단어였던 것으로 보인다. 

 

본상졈에셔 각색 양철과 각색 조션철과 각색 양쳘 물건과 란로 연통과 합셕철로 각색 양쳘물건과 란로 연통과함셕철로 각색 홈과 유리동 쟝명둥과 잡죵을 마니 졔조하고 또 유리도잇사오니 첨군자는 왕림하시 면 렴가로 방매하오리다<1902제국신문, 0826>

 

‘서양철'이 음운 변화를 일으켜 ‘생철'이 된 것 같은데, ‘서양'이 ‘생'으로 음운 변화를 일으킨 다른 예들을 발견할 수 없어서 확언하기 어렵다. 아니면 ‘생철'이 ‘생철(生鐵)'과 같은 의미인지 알 수 없다. 이렇게 서양에서 들어온 문물들에 처음 이름을 붙일 때 접두사인 ‘양-'이나 ‘서양(西洋)'을 붙였었는데, 어느 때에 ‘양'을 붙이고 어느 때에 ‘서양'을 붙였는지 그 규칙을 알 수 없다.

 

서양에서 들어왔다고 해서 ‘양(}均'을 붙여 만든 단어들이 꽤 있다. 긷는 데 쓰이는 질그릇의 하나가 ‘동이'인데, 서양에서 이 동이와 비슷한 것이 들어오니까 여기에 ‘양 자를 붙여 ‘양동이'라는 단어를 만들었고, ‘구리, 아연, 니켈 따위를 합금하여 만든 쇠'가 ‘양은인데, 이것이 들어오니까 그 색깔이 ‘은'과 유사해서 ‘은'에 ‘양' 자를 붙여 ‘양은'이라고 하였다. ‘양재기'도 마찬가지다. ‘자기(瓷器)'에 ‘양' 자가 붙어서 ‘양자기'가 되고 여기에 i모음 역행 동화가 이루어져 ‘양재기'가 되었다. ‘양회(洋灰)'는 ‘회(灰)'는 회인데 ‘서양에서 들여온 회'라는 뜻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시멘트'보다는 ‘양회'가 더 많이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양회'란 단어의 뜻을 아는 사람 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양잿물'을 ‘서양에서 받아들인 잿물'이란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거의 없을 것이다. ‘양재'에 ‘물'이 붙은 것인데 그 사이에 사이시옷이 들어간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말이지만, 서양에서 ‘소시지'가 들어오니까 ‘순대'에다가 ‘양' 자를 붙여 ‘양순대'라고 했었다. 소시지를 북한에서는 ‘고기순대'라고 하는데, 특히 ‘양순대'는 오늘날 다시 되살려 쓰고 싶은 단어이다. 지금 모 제약 회사 이름에 ‘양행(洋行)'이란 단어가 붙어 있는데, 이것은 한자 그대로 풀면 ‘서양에 다닌다'는 뜻이지만, 이 의미가 전이되어 19세기 말에 ‘양행' 은 ‘무역(貿易)'과 동일한 의미가 되었던 것이다. ‘양행'이란 단어가 붙은 회사는 무역 회사였던 것이다. 지금은 그 뜻을 전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 양은

밥상 뒤에 따라 쟁반에다가 양은 주전자에 술잔을 받쳐 들고 들어서는게 맏손주 며느리 박씹니다. 이 집안의 업 덩어립니다.<1938태평천하, 31>

그 위에 양은 쟁반이 놓이고 타구 재떨이 겸용으로 쓰는 두꺼운 유리 곱뿌 속에 집어 넣은 담배 끄트머리가 실실이 풀려서 노랗게 떠오르는 것을 본다. <1939적도, 050>>

 

◆ 양재기

종로에서 풍노니 냄비니 양재기니 숫갈이니 무어니 해서 살님 나부랭이을 간단하게 작만하여 가지고 올나 오는 길에 전에 잡지사에 있을 때 알은 XX인쇄소의 문선과장을 찾어 갔다<1934레듸메이드인생, 542>

 

◆ 양회

양회 굴뚝에서는 거문 연기가 밤낮으로 쏟아져 나왔다. <1933고향, 19>

다만 화방 밑에 콩크리트를 하는데 쓰는 양회와;못이나 문고리며 목 같은 철물만은 할 수 없이 돈을 주고 사다가 썼다.<19百상록令 208>

 

◆ 양재물, 양잿물, 양재물

이런고로 물에 빠저 죽고 목매여 죽고 다라나고 야편이나 양재물를 먹고 죽으니<1901신학월보, 권3, 282>

배곱품을 견대지 못하야 긔졀들을 햇나 셰상이 구치안아 양재물을 먹엇나 이것이 웬 닐인고 하며 급히 쒸여 드러가 위션 금션이부터 흔들흔들 깨오노라니 <1911모란병, 9>

이러케 해서 날이 가고 달이 바뀌는 동안에, 천수는 마츰내 양재물까지 먹엇스나, 불행히 죽지도 안코 가을철이 되엿다.<1936옥심이, 11>

찻길, 양잿물, 칼모친 등등 죽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았다. <1932흙, 죽어버리자>

 

◆ 양행

대판으로 동경으로 이왕 내어 디디는 걸음에 아주 양행을 해버릴까. 이러쿵 저러쿵 말나기 전에 서양을 한 바퀴 둘러 온다면 병일군도 좋아 할거라. <1939적도, 83>

 

이렇게 ‘양-' 이라는 접두사가 붙어서 파생된 단어들은 이루 헤아리지 어려울 정도로 많다.

 

‘양궁(洋弓)', ‘양단(洋緞)', ‘양담배(洋- -)', ‘양란(洋蘭)', ‘양배추(洋- -)', ‘양버들(洋- -)', ‘양복(洋服)', ‘양식(洋食)', ‘양옥(洋屋)', ‘양장(洋裝)', ‘양주(洋酒)', ‘양초(洋-)', ‘양코(洋-)', ‘양파(洋-)', ‘양화점(洋靴店)' 등.

 

그렇다면 ‘양'이 붙은 단어들은 언제 발생하였으며, 또 어떠한 단어들에서 먼저 나타났을까? 18세기 말까지 간행된 어휘 자료집에서는 이러한 예들이 검색되지 않는다. 그러나 19세기 말에 편찬된 어휘 자료집에는 접두 사 ‘양-'이 붙은 단어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가장 먼저 나타난 단어는 ‘양금(洋琴)'으로 보인다. ‘서양 거문고'란 뜻의 ‘양금'은 이른 시기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19세기에 편찬된 「광재물보(廣才物譜)」에 ‘洋琴'을 한글로 ‘양금'이라 풀이하고 다시 한문으로 ‘出西洋國 以銅絲爲絃(서양에서 온 것인데, 구리 실로 줄을 만들었다)'이라 하고 있다. 이 단어는 19세기 말의 거의 모든 어휘 자료집에 다 등장한다. ‘양주(洋酒), ‘양복(洋服)', ‘양초(洋燭)', ‘양약(洋藥)', ‘양장(洋裝)' 등도 이미 19세기 말에는 우리 국어 속에 들어온 단어들이다. 19세기 말에는 ‘구두'란 일본어가 들어오기 이전이어서 이때에는 이 ‘구두'를 ‘양혜(洋鞋)'라고 하였고, ‘주사'라는 단어가 들어오기 이전 이어서, 주삿바늘을 ‘양침(洋針)' 또는 ‘서양침(西洋針)'이라고 하였다. ‘담배'라는 단어 이전에는 ‘남초(南草)'가 쓰였는데, 19세기 말에는 서양에서 들어온 담배를 ‘양초(洋草)'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 각 문헌에 나타났던 ‘양'이 붙은 단어들을 몇 개씩 보이도록 한다.

 

(1) 양금(洋琴), 양단(洋緞), 양모(洋氈), 양도(洋刀), 양물(洋物), 양셔(洋書), 양션(洋船), 양인(洋人), 양침(洋針), 양텰(洋鐵), 양학(洋學) 등. <「한불자전」 (1880) 에서>

 

(2) 양관(洋館), 양국(洋國), 양금(洋琴), 양료리(洋料理), 양복(洋服), 양셔(洋書), 양션(洋船), 양약(洋藥), 양어(洋語), 양은젼(洋銀錢), 양의(洋醫), 양인(洋人), 양졔(洋製), 양쥬(洋酒), 양초(洋燭), 양총(洋銃), 양칼(洋刀), 양학(洋學), 양혜(辛稗勃 등. <「국한회어」 (1895) 에서>

 

(3) 양국(洋國), 양금(洋琴), 양단(洋緞), 양도(洋刀), 양등(洋燈), 양료리(洋料理), 양물(洋物), 양복(洋服), 양사(洋紗), 양사(洋絲), 양샹(洋商), 양셔(洋書), 양션(洋船), 양약(洋藥), 양어(洋語), 양은젼(洋銀錢), 양의(洋醫), 양인(洋人), 양젼(洋氈), 양졔(洋制), 양죵(洋種), 양쥬(洋酒), 양초(洋草), 양총(洋銃), 양쵸(洋燭), 양침(洋針), 양텰(洋鐵), 양포(洋布), 양학(洋學), 양항(洋行), 양항라(洋亢羅), 양회(洋灰) 등. <「한영자전」 (1897) 에서>

 

접미사는 언어 외적인 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지만, 접두사는 문화적인 면의 영향을 받아 새로이 생성되기도 한다. ‘양(洋)-'과 ‘호(胡)'를 그러한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당(唐)'이나 ‘왜(倭)'처럼 접두사인 성격을 가지는 한자어도 이들과 속성이 유사하다. 이러한 말들이 붙어서 파생된 단어들은 이웃 국가들과 문화적으로 접촉하여 만들어진 단어들인 것이다. 따라서 ‘호-'나 ‘당-', 또는 ‘왜-'와 같은 접두사가 붙는 어휘들은 ‘양-'이란 접두사가 붙는 어휘들보다 이른 시기에 발견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4) 호(胡) : 호고추, 호두[胡桃], 호떡, 호밀, 호박 호배추, 호추[胡椒], 호콩 등.

(5) 당(唐) : 당나귀, 당닭, 당면(唐麵), 당수(唐手) 등.

(6) 왜(倭) : 왜간장(倭-醬), 왜감자, 왜철쭉, 왜콩 등.

 

 

양철 _ 어원 자료

 

 

 

양철통

 

 

 

[양말, 양철, 양동이, 양은, 양재기, 양회]

여러분이 신고 다니는 `양말`이 한자에서 온 말이라고 하면 깜짝 놀라시겠지요.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한자어입니다. 원래 버선을 한자로 `말`이라고 했습니다. `버선 말`자이지요. 그런데 서양에서 이 버선과 비슷한 것이 들어오니까? 버선을 뜻하는 `말`에 `양` 자를 붙여서 `양말`이라고 했습니다. 버선하고 양말이 이렇게 해서 달라졌던 것입니다.

이렇게 서양에서 들어 왔다고 해서 `양` 자를 붙이거나 `서양`을 붙여 만든 단어들이 꽤나 있습니다. 그 예가 무척 많음에 놀라실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 뜻도 잘 모르게 변한 것들도 많습니다. 몇 가지를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양철`(또는 `생철`)

 

양철도 `철`에 `양` 자가 붙어서 된 말입니다. 쇠는 쇠인데, 원래 우리가 쓰던 쇠와는 다른 것이 들어 오니까 `철`에 `양`자만 붙인 것이지요.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철`에 `서양`이 붙어서 `서양철`이 되고, 이것이 다시 변화되어서 오늘날에는 그냥 `생철`이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2. 양동이

 

국어에 `동이`라고 하는 것은 물긷는 데 쓰이는 질그릇의 하나인데, 서양에서 비슷한 것이 들어 오니까 여기에 `양`자를 붙여 `양동이`라는 단어를 만든 것입니다.

 

3. 양순대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인데, 서양에서 `소시지`가 들어 오니까 `순대`에다가 `양`자를 붙여 `양순대`라고 했는데, 이것을 쓰지 않고 `소시지`라고 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되살려 쓰고 싶은 단어입니다. 중국의 우리 동포는 이 `소시지`를 `고기순대`라고 하더군요. 너무 잘 지은 이름이 아닌가요?

 

4. 양은

 

양은은 `구리, 아연, 니켈을 합금하여 만든 쇠`인데, 그 색깔이 `은`과 유사하니까 `은`에 `양`자를 붙여 `양은`이라고 한 것입니다.

 

5. 양재기

 

`양재기`는 원래 `서양 도자기`라는 뜻입니다. 즉 `자기`에 `양`자가 붙어서 `양자기`가 된 것인데, 여기에 `아비`를 `애비`라고 하듯 `이` 모음 역행동화가 이루어져 `양재기`가 된 것입니다.

 

6. 양회

 

이 말도 앞의 `양순대`와 같이 거의 쓰이지 않는 말입니다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세멘트`를 `양회`라고 했습니다. `회`는 회인데 서양에서 들여 온 회라는 뜻이지요. 이 말도 다시 썼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7. 양행

 

이 말도 오늘날에는 쓰이지 않는 말이지요. 서양에 다닌다는 뜻으로 `다닐 행`자를 붙인 것인데, 이것이 무역회사를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유한양행`이라는 회사가 그렇게 해서 생긴 것이지요. 이 이외에 `양`자가 붙어서 만든 단어들을 몇 가지 들어 보겠습니다. 양복, 양장, 양궁, 양단, 양담배, 양란, 양배추, 양버들, 양식, 양옥, 양장, 양잿물, 양주, 양초, 양코, 양파, 양화점 등.


우리말에는 개화기 이후에 서양에서 들어온 물건에 ‘양(洋)-’을 붙여 이름을 지은 것이 많이 있다. 그 말들 가운데는 오랫동안 쓰이다보니까 마치 고유어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양말’이란 말도 고유어가 아니라 한자말이다. 서양에서 버선과 비슷한 것이 들어오니까 버선을 뜻하는 ‘말’에 ‘양-’ 자를 붙여서 ‘양말’이라고 한 것이다. 물을 긷는 데 쓰는 질그릇 ‘동이’에 ‘양-’ 자를 붙여 ‘양동이’라 하였고, 서양에서 받아들인 잿물이라는 뜻으로 ‘양잿물’이라는 낱말을 만들어 써 왔다. 이 밖에도 ‘양배추, 양변기, 양송이, 양은냄비, 양재기, 양철, 양파’ 등 매우 많은 말들이 있다.

 

서양에서 온 물건에 ‘양-’을 붙인 것처럼, 중국에서 들여온 것에는 ‘호(胡)-’라는 한자를 붙여 썼다. ‘주머니’에 ‘호-’ 자를 붙여 만든 ‘호주머니’나 ‘호두’, ‘호떡’, ‘호밀’ 같은 말들이 대표적이다. 또, ‘당(唐)-’이 붙은 말은 중국의 당나라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뜻을 가진다. ‘당나귀’라든지, ‘당면’ 같은 말들이 그러한 예들이다.

 

그 밖에도 ‘왜(倭)-’가 붙은 말은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뜻을 가지는데, 흔히 알고 있는 ‘왜간장, 왜감자’라는 말들이 여기에 속한다. 학생들에게 받아쓰기를 시켜보면 ‘왜간장’의 ‘왜’를 ‘외가’(外家)라 할 때의 ‘외’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을 뜻하는 한자 ‘왜(倭)’를 붙인 말이라는 것을 알면 그러한 실수는 하지 않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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