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무게_21그램
미국의 덩컨 맥두걸 박사는영혼의 존재를 물질적으로 입증하려고 한 최초의 의사였다. 그는 보스턴의 한 결핵 센터에서 동의를 받아 환자들의 무게를 재는 실험에 착수했다. 먼저 임종 직전의 결핵 환자를 침대째 저울에올려 무게를 달고 나서, 사망 뒤 다시 무게를 달았다.
첫 번째 환자에게서 그는 정확히 21그램의 차이를 발견했다. 똑같은 실험을 다섯 명에게 더 실시 한 결과 예외 없이 같은 결과가 니왔다. 숨을 거둔 환자 모두에게서 정확히 21그램의 차이가 확인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실험을 통해 영혼의 무게가 21그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똑같은 방식으로 개 열다섯 마리에게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개들에게서 무게의 차이가 확인되지 않자 그는 인간만이 영혼을 소유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1907년, 그가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언론에서는 <맥두걸 박사의 21그램 이론> 이라며 대서 특필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실험 대상이 여섯에 그친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없다며 실험의 조건 자체를 문제 삼았다. 피험자 한 명은 사망 후 1 분이 넘게 지나서야 몸무게가 줄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맥두걸 박사는 영혼이 육체에서 빠져 나오기를 <망설인> 탓에 그런 지체가 일어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합리화는 그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맥두걸 박시는 1920년에 사망했는데, 사망 전후 그의 몸무게를 달아 차이를 확인해 본 사람은 아무도없었다.
영혼의 질량? 21g?
아마도 영혼은 발견된 게 아니라 발명됐고, 창조된 게 아니라 창작됐을 것이다. 발명, 창작의 필연적 배경은 인간의 존재론적 한계, 곧 생명의 유한성일 것이다. 다이아몬드 광고에나 쓰여야 할 '영원'이란 단어가 영혼과 연분을 맺어온 게 그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들은 주저 없이 영원과 영혼을 약속하곤 한다. 독일 철학자 막스 호르크하이머는 비판이론의 대가답게, 인간 이성이 자연과 나, 주체와 객체를 구분하게 되면서, 주체를 객관화하기 위해 영혼이란 걸 상정했으리라 짐작했다.
영혼이 뭔지 공인된 규정은 없다. 자연과학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인문학에선 그렇다. 그래서 영혼에 대한 태도는 각자의 세계관(가치관)을 보여주는 그럴싸한 지표가 된다. 한 극단에는 영혼을 가설화하는 걸 불경스럽게 여기는 이들이 있고, 반대편에는 영혼을 들먹이는 것 자체를 딱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다. 뭐가 옳건 영혼은 유효한 가치(혹은 효능)를 인정받으며 지금까지, 혼과 백처럼 쪼개지고 뭉쳐지기도 하면서 생명력을 유지해 왔다. 어쩌면 '영원히' 살아남을지 모른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하버빌의 내과의사 던컨 맥두걸(Duncan MacDougall, 1866~ 1920.10.15)이 1907년 영혼을 저울에 올렸다. 말기 노인환자 6명을 대상으로 나름 통제된 환경에서 당시로선 최고의 초정밀 저울로 숨지기 전후의 몸무게를 비교한 바, 유효하다고 판단한 한 시신의 무게가 약 21g 줄더라는 거였다. 호르크하이머식으로 말하자면 영혼을 객관화하려는 최초의 과학적 시도였다.
그는 그 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다. 과학적 반박도 빗발쳤고, 유사 실험으로 검증을 시도한 이도 있었다. 물론 오늘날 그의 가설을 진지하게 여기는 과학자는 없다. 미국의 한 의학자가 2005년 질량 대신 전자기파로 영혼을 포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몇몇 대학과 바티칸에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일도 있었다. 그 해프닝들도 영혼을 살찌운 값진 생명 에너지였다.
영혼의 무게
BC 3세기 알렉산드리아의 의사 헤로필로스는 역사상 처음으로 과학지식을 위해 인간의 사체를 해부한 사람이다. 특히 죄수 수백명을 산 채로 해부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무엇을 위해 그토록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까. 그가 찾고자 한 것은 다름 아닌 영혼이 거주하는 물리적 공간이었다. 수많은 해부 끝에 그가 지목한 곳은 뇌 속에 있는 네 개의 뇌실 중 네 번째 방이었다.
근대철학자 데카르트도 영혼을 찾기 위해 시체를 해부한 적이 있다. 그는 뇌척수액으로 채워져 있는 공간의 중심에 위치한 콩알만한 크기의 송과선에 영혼이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했다. 뇌 안팎으로 드나드는 증기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위치이며, 뇌 속에서 쌍으로 존재하지 않는 기관 중 하나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미국의 던컨 맥두걸이라는 의사는 영혼의 존재를 좀 특이한 방법으로 증명하고자 했다. 상태가 매우 나쁜 결핵환자의 곁을 지키고 있다가 환자가 죽는 순간 특별히 개조한 침대 아래쪽의 저울로 무게 차이를 확인하는 방법이었다. 물건의 무게를 측정하는 저울로 비물질적이며 비가시적인 영혼의 무게를 재려는 색다른 시도였던 셈이다. 어쨌든 그는 이 방법을 사용해 영혼의 무게가 21g이라고 밝혔다.
맥두걸이 당시 사용한 저울의 정밀도가 낮았고 실험결과 간에도 오차가 많아 믿기엔 무리가 있는 실험방법이었다. 하지만 열역학 제1법칙에 의하면 인간이 죽은 후에도 영혼의 에너지는 보존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1피코그램(pg·1조분의 1g) 단위까지 측정 가능한 기술로 특수장치를 만들 경우 좀 더 정확한 무게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의견이다.
사실 영혼의 무게를 저울로 재는 아이디어는 매우 오래전부터 있었다. ‘사이코스타시아’가 바로 그것이다. ‘영혼의 무게 재기’를 뜻하는 사이코스타시아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 장례문서의 일종인 ‘사자의 서’이다. 그에 의하면 천칭의 왼쪽에는 죽은 이의 심장(영혼을 상징)을, 오른쪽에는 타조 깃털을 올려놓은 후 둘의 무게가 같아 평행을 이루어야 망자가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만약 영혼이 더 무거울 경우 생전에 죄가 많은 것으로 판단해 아뮤트 신이 심장을 먹어버린다는 것.
그런데 중세 교회로 내려오면서 사이코스타시아의 기준이 좀 바뀌었다. 선행을 많이 쌓은 영혼일수록 그 무게가 무거워진다는 것. 과연 영혼은 죄를 많이 지을수록 무게가 더 나갈까 아니면 선행을 많이 할수록 무게가 더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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