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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71

날짜 관련 어휘 :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몇 해 전 일일 것이다. '사흘'이라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어휘가 네이버 검색 순위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의 순간이 있었다. 아마도 2020년 7월 23일쯤으로 기억된다. 8월 17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어 결국 사흘 동안을 공휴일로 정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은 후 바로였다. 마치 2023년 5월 27일이 석가탄신일이라 29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처럼 하루를 공휴일로 얻게 된 기쁨에서였던 것 같다. 주된 내용은 '사흘'을 '4일'로 오해한 일부 네티즌이 왜 '3일을 쉬는데 4일 쉰다고 하느냐'며 따져 묻는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쯤으로 보인다. '사흘'을 '세 날'이 아니라 '네 날'로 여긴 것이니 웃고만 있을 경우는 아닌 것 같다. '사흘'의 '사'를 한자 사(四)로 착각하고 그렇게 의심할 수는 있다.. 2023. 12. 27.
짬밥 : 잔반 > 잔밥 > 짠밥 > 그리고 짬밥 사전에서는 '짬밥'을 한자어 '잔반(殘飯)'에서 변한 말로, 군대에서 먹는 밥을 이르는 말로 기술되어 있다. 고유어처럼 인식되어 '짬밥'의 어원을 한자어 '잔반'에서 찾고 있는 듯 하니 조금 많이 의심스럽다. '짬밥'을 '쪄서 만든 밥'을 뜻하는 '짬밥'에서 변한 말로 알고 있는 군필자들도 충분히 의아해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짬밥'이 한자어 '잔반(殘飯)'에서 온 것이 맞는 것 같다. 다만 그 변화 과정이 좀 복잡하여 설명이 필요한데, '잔반(殘飯)'은 한자 뜻 그대로 '먹고 남은 밥'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좀 더 확대되어 '먹고 남은 음식'을 뜻하기도 하는데, 요즘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잔반을 줄이자"라는 표어 속의 '잔반'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잔반'은 '먹다가 그릇에 남긴 밥'을 .. 2023. 12. 27.
조촐하다에 담긴 한국문화 일본인 마쿠우치 히데오(幕內秀夫)가 지은 를 김욱송 씨가 2003년 번역하여 출판한 『초라한 밥상』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은 서구의 영양학에 근거를 둔 식단에 경종을 울리며, 쌀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의 전통적인 소박한 식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깨우침을 주고 있다. 그런데 번역서의 제목에 들어 있는 ‘초라한’이란 말은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잘못된 번역인 것 같다. 우리말의 ‘초라하다’는 ‘호졸근하고 궁상스럽다’거나 ‘보잘것없고 변변치 못하다’와 같은 부정적인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몰골이 초라하다. 초라한 옷차림. 효진은 문득 자기 존재가 한없이 초라하고 비참하게 느껴졌다.(홍성원 지음, 『육이오』) 자신은 사흘 동안 낯도 한 번 씻지 못한 형편이었다. 그런 자신의 몰골이 점례의 눈에 얼마나.. 2023.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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