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병천리 일대를 '아우내'라고 부르는 곳이 내 고향이다. '아우내'에 형성된 장터가 바로 '아우내 장터'다. 어렸을 때 즐겨 듣던 '아우내 장터'를 줄여서 '아우내 장, 아내장터, 장터' 등으로 불렀다. 이 장터는 1919년 삼일운동 당시 유관순(1902~1920) 누나가 독립 만세 운동을 이끌던 역사적 장소이다. 그런데 지금은 '순대국밥'으로 유명하다. 특히 부부순댓집이 제일인 것 같다.
'아우내'는 '아오내'라고도 부르는데 이것이 더 오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아오내'는 '아올내'로 소급되어 올라간다. '아올내'에서 'ㄴ'앞의 'ㄹ'이 탈락한 어형이 '아오내'고, '아오내'에서 제2음절의 모음이 변한 어형이 바로 '아우내'(아올내>아오내>아우내)이다. 기원형태 '아올내'는 동사 '아올다(倂(병))'의 어간 '아올-'과 명사'내(川)'가 결합된 어형으로 파악된다. 동사 '아올다'는 15세기 문헌에도 등장하는데 지금 '아우르다'로 형태변화가 되어 있다. 이를 추론해 보면 '아올내'는 '아우른 내' 곧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 내'라는 뜻으로 유추된다. 이곳은 '잣밭내(栢田川(백전천))'와 치랏내(葛田川(갈전천))가 합쳐지는 지역이어서 '아올내'라는 이름에 걸맞는다. 이 내는 남쪽으로 흐르다가 錦江(금강)의 지류인 美湖川(미호천-충북 청주))과 합류한다.
아올내, 곧 아우내와 같이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 시내를 '아우라지'라고도 부른다. '아우라지'는 주로 경기 강원지역에 분포해 있는데, 강원도 정선군 소재의 '아우라지'가 가장 대표 격이다. 이곳은 '골지천'과 '송천'이 아우러지는 지점이다. '아우라지'는 '아오라지'의 모음 변화형이며, '아오라지'는 '아올-'과 '아지'로 분석할 수 있다. '아지'는 늘지, 샛지, 어름지' 등과 같은 강원 지역의 지명에 자주 등장하는 어휘로 '지'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고유어 '아올내'를 한자로 바꾼 것이 바로 '倂川(병천)'이다. '아올내'가 시냇물의 이름이므로 당연히 '병천' 또한 시내 이름이다. 그런데 '아올내(아오내, 아우내)'와 '병천'은 시내 이름에서 그 시내가 흐르는 지역 이름으로 바뀐다. '시냇물' 이름이 '지역' 이름으로 명명된 것의 대표적 예이다.
아우내 장터의 아우내나 병천리의 병천은 시냇물 이름이 아니라 지역 명칭인 것이다. 병천이 지역 이름으로 바뀌자 이곳을 흐르는 시냇물 이름을 병천에 천을 덧붙여 병천천이라고 부른다. '병천천'은 같은 의미의 천이 이중으로 붙은 군더더기 표현으로 불행히도 '역전앞'이 되어 버렸다.
한편 <한글땅이름큰사전>(1991)에 ‘아우내’라는 지명은 실려 있지 않다. 물론 ‘아우내’와 어형이 유사한 ‘아오내’나 ‘아으내’는 실려 있다. 그러나 ‘아우내’는 유관순 열사가 독립 만세 운동을 이끌던 성지로 너무나 잘 알려진 곳이다. 지금의 천안시 병천면 병천리가 바로 그곳인데 예전부터 큰 장이 섰기에 ‘아우내 장터’, 또는 줄여서 ‘아우내장’이나 ‘아내장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우내’는 바로 ‘아오내’에서 제2음절의 모음 ‘오’가 ‘우’로 변한 어형이다. 그리고 ‘아오내’는 ‘아올내’에서 ‘ㄴ’ 앞의 ‘ㄹ’이 탈락한 어형이다. ‘아올내’가 ‘아오내’로 변한 것은 ‘물논’이 ‘무논’이 되고, ‘하날님’이 ‘하나님’을 거
쳐 ‘하느님’이 되는 것과 같은 음운 현상이다. 이렇게 보면 ‘아우내’는 ‘아올내’에서 ‘아오내’를 거쳐 나온 어형임을 알 수 있다. ‘아올내’는 동사 어간 ‘아올-’과 명사 ‘내’가 결합된 어형이다. 즉 ‘동사 어간 + 명사’ 구조의 지명인 셈이다. 이러한 구조의 지명은 ‘건너들, 돌내, 울바위’ 등에서 보듯 아주 흔하다. 동사 어간 ‘아올-’은 이미 15세기 문헌에 나온다. 이 시기에는 ‘아올-’과 더불어 ‘어울-’도 보인다. ‘아올-’은 근대국어 이후 제2음절의 모음이 변하여 ‘아울-’이 된다. 이들 ‘아올-’이나 ‘어울-’ 및 ‘아울-’은 ‘아우르다/어우르다’ 또는 ‘합하다’의 뜻이다.
그런데 이들은 어느 시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오르-’, ‘어우르-’, ‘아우르-’로 대체되어 지금은 쓰이지 않는다. ‘어울-’은 파생 명사 ‘어우리(일정한 계약 아래 일을 함께 하고 거기에서 나는 이익이나 생산물을 서로 나누
어 가짐)’에서, ‘아올-’은 ‘아우내’와 함께 쓰이는 ‘아오내’에서, ‘아울-’은 파생 부사 ‘아울러’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아올내’의 후행 요소 ‘내’는 물론 ‘川’의 뜻이다. 그러므로 ‘아올내’는 ‘아우른 내’ 즉 ‘합쳐진 내’라는 어원적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아오내’나 ‘아우내’도 그러한 의미를 띤다. ‘어오내’ 또는 ‘아우내’는 ‘잣밭내[栢田川]’와 ‘치
랏내[葛田川]’라는 두 내가 合水되는 물목이어서 그러한 명칭과 부합한다. 이 ‘아오내’ 또는 ‘아우내’를 한자로 바꾼 지명이 ‘竝川’이다. 고유어 지명 ‘아오내’ 또는 ‘아우내’와 한자어 지명 ‘竝川’은 본래 내 이름이지만 후행 요소를 생략한 채 마을 이름으로도 쓰인다. 두 물줄기가 만나 합쳐진 내를 ‘아오라지/아우라지’, ‘두물머리’, ‘합수머리’, ‘모듬내’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아오라지/아우라지’라는 지명은 전국 여러 곳에 분포하는데 강원도 정선군의 것이 가장 유명하다. 이곳의 ‘아오라지/아우라지’는 ‘골지천’과 ‘송천’이 맞닿는 물목이어서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 내임이 분명하다.
‘아오라지’는 ‘아오내’의 ‘아오-’와 같이 ‘아올-’을 포함하는 어형이다. 그런데 후행하는 ‘아지’의 정체는 분명하지 않다. ‘아지’의 ‘지’는 ‘늘지, 샛지, 어름지’ 등과 같은 강원도 일대에 서 발견되는 지명이 포함하는 ‘지’와 어떤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 ‘아오라지’의 제2음절 모음 ‘오’가 ‘우’로 변한 어형이 ‘아우라지’이다.
‘두물머리’의 ‘두물’은 ‘두 갈래의 물줄기’의 뜻이고, ‘머리’는 ‘頭’의 뜻이다. 그러므로 ‘두물머리’는 두 물줄기가 합류하는 머리 부분 지역을 가리킨다. ‘合水머리’라는 지명과 의미가 같다. ‘두물머리’로 가장 유명한 곳은 경
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 있는 강이다. 이곳의 ‘두물머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 물줄기가 합류하는 머리 부분에 해당한다.
‘모듬내’의 ‘모듬’은 고어 ‘몯-[會]’에서 파생된 명사로 ‘모임’과 의미가 같다. ‘모듬날’, ‘모듬회’에 등에 보이는 ‘모듬’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모듬내’는 ‘두 물줄기가 모이는 내’의 뜻이다. 두 내가 합류하여 한 물줄기를 이루는 내를 그렇게 부른 것이다. ‘會川’이라는 한자 지명이 대응된다.
우리나라의 지명을 보면 그 곳의 지형이나 생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지명 속에 흥미로운 이야기나 역사적인 사건이 담겨있기도 하다.
3ㆍ1절이면 떠오르는 유관순 열사의 출생지도 흥미로운 지명 유래를 가지고 있다. 유관순 열사는 1902년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용두리 지령마을에서 태어났는데 이 마을의 지명은 유관순 열사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기라도 하듯 의미를 담고 있다.
용두리(龍頭理)의 지형은 하천이 구불구불 흐르는 모양이 마치 용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지명이 유래됐다. 지령(地靈)이라는 마을 이름 또한 물이 돌아 흘러 인물이 많이 난 땅이라 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 고장에서 태어난 유관순 열사는 이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자라 서울의 이화학당에 다니던 중 서울의 3ㆍ1만세 운동에 참여했고 이후에 이 곳 고향으로 내려와 독립 만세 운동을 주도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이 3ㆍ1절을 맞아 만세고개, 아우내장터 등 3ㆍ1운동이 전개된 전국의 사적지 지명을 분석하고, 유관순 열사의 삶과 독립운동 발자취를 지명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냈다.
3ㆍ1운동과 관련된 지명은 탑골공원, 보신각 등 전국 곳곳에 분포하고 있다. 3ㆍ1운동 자체가 지명으로 남아 있는 곳도 있다.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에 위치한 '만세고개'는 당시 이 고개에서 원곡면 주민 1000여 명이 만세시위를 펼쳐 지명이 유래됐다.
3ㆍ1만세운동의 중심지였던 서울 보신각, 학생단이 주최해 만세시위가 펼쳐진 남대문역전을 비롯해 기독교, 천도교, 불교 등 종교계의 옛 교육기관이 있었던 장소들도 3ㆍ1민족운동의 산실로 기록돼 있다.
충남 천안시 유관순 열사의 생가를 비롯해 유관순 열사가 만세시위를 주도했던 병천면 '아우내장터'와 '매봉산' 등도 3ㆍ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지명이다.
<한글땅이름큰사전>(1991)에 ‘아우내’라는 지명은 실려 있지 않다. 물론 ‘아우내’와 어형이 유사한 ‘아오내’나 ‘아으내’는 실려 있다. 그러나 ‘아우내'는 유관순 열사가 독립 만세 운동을 이끌던 성지로 너무나 잘 알려진 곳이다. 지금의 천안시 병천면 병천리가 바로 그곳인데 예전부터 큰 장이 섰기에 ‘아우내 장터’, 또는 줄여서 ‘아우내장’이나 ‘아내장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우내’는 바로 ‘아오내’에서 제2음절의 모음 ‘오’가 ‘우’로 변한 어형이다. 그리고 ‘아오내’는 ‘아올내’에서 ‘ㄴ’ 앞의 ‘ㄹ’이 탈락한 어형이다. ‘아올내’가 ‘아오내’로 변한 것은 ‘물논’이 ‘무논’이 되고, ‘하날님’이 ‘하나님’을 거쳐 ‘하느님’이 되는 것과 같은 음운 현상이다. 이렇게 보면 ‘아우내’는 ‘아올내’에서 ‘아오내’를 거쳐 나온 어형임을 알 수 있다.
‘아올내’는 동사 어간 ‘아올-’과 명사 ‘내’가 결합된 어형이다. 즉 ‘동사어간 + 명사’ 구조의 지명인 셈이다. 이러한 구조의 지명은 ‘건너들, 돌내, 울바위’ 등에서 보듯 아주 흔하다. 동사 어간 ‘아올-’은 이미 15세기 문헌에나온다. 이 시기에는 ‘아올-’과 더불어 ‘어울-’도 보인다. ‘아올-’은 근대국어이후 제2음절의 모음이 변하여 ‘아울-’이 된다. 이들 ‘아올-’이나 ‘어울-’ 및‘아울-’은 ‘아우르다/어우르다’ 또는 ‘합하다’의 뜻이다.
그런데 이들은 어느 시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오르-’, ‘어우르-’, ‘아우르-’로 대체되어 지금은 쓰이지 않는다. ‘어울-’은 파생 명사 ‘어우리(일정한 계약 아래 일을 함께 하고 거기에서 나는 이익이나 생산물을 서로 나누어 가짐)’에서, ‘아올-’은 ‘아우내’와 함께 쓰이는 ‘아오내’에서, ‘아울-’은 파생 부사 ‘아울러’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아올내’의 후행 요소 ‘내’는 물론 ‘川’의 뜻이다. 그러므로 ‘아올내’는 ‘아우른 내’ 즉 ‘합쳐진 내’라는 어원적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아오내’나 ‘아우내’도 그러한 의미를 띤다. ‘어오내’ 또는 ‘아우내’는 ‘잣밭내[栢田川]’와 ‘치랏내[葛田川]’라는 두 내가 合水되는 물목이어서 그러한 명칭과 부합한다. 이 ‘아오내’ 또는 ‘아우내’를 한자로 바꾼 지명이 ‘竝川’이다. 고유어 지명‘아오내’ 또는 ‘아우내’와 한자어 지명 ‘竝川’은 본래 내 이름이지만 후행 요소를 생략한 채 마을 이름으로도 쓰인다. 두 물줄기가 만나 합쳐진 내를 ‘아오라지/아우라지’, ‘두물머리’, ‘합수머리’, ‘모듬내’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아오라지/아우라지’라는 지명은 전국여러 곳에 분포하는데 강원도 정선군의 것이 가장 유명하다. 이곳의 ‘아오라지/아우라지’는 ‘골지천’과 ‘송천’이 맞닿는 물목이어서 두 물줄기가 합쳐 지는 내임이 분명하다.
‘아오라지’는 ‘아오내’의 ‘아오-’와 같이 ‘아올-’을 포함하는 어형이다. 그런데 후행하는 ‘아지’의 정체는 분명하지 않다. ‘아지’의 ‘지’는 ‘늘지, 샛지, 어름지’ 등과 같은 강원도 일대에 서 발견되는 지명이 포함하는 ‘지’와 어떤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 ‘아오라지’의 제2음절 모음 ‘오’가‘우’로 변한 어형이 ‘아우라지’이다.
두 강물이 합류하는 곳의 지명으로 合江이란 지명이 있고, 두 냇물이 합류하는 곳의 지명으로 合水와 幷川․竝川이 있다. 幷川, 竝川에 해당하는 고유어 지명으로는 ‘아우라지․아울치․아우내․아오내․아옵골․아내․아으내․아리․아름’ 등이 나타나고 있다.
幷의 훈은 ‘아올’(유합, 신증유합, 천자문)로 나타나는데 훈민정음에 ‘合用竝書’의 ‘合’을 ‘어울’이라 언해했다. ‘어울’은 合의 의미를 갖는 어휘이며 현재 ‘아우르다’와 ‘어우르다’로 쓰이는데 이는 ‘몇몇을 모아 한 덩어리나 한 판을 이루다’는 뜻이다.
이 ‘아우르다’는 ‘아올다’에서 ‘아올다>아울다>아우르다’로 변형된 어휘일 것이다. ‘아우라지’는 ‘아올다>아울다>아우르다’에 접미사 ‘아지’가 결합되었을 것이며, ‘아울치’는 ‘아울+지>아울치’로 경음화되었을 것이고, ‘아우내’는 ‘아울+내>아우내’, ‘아올골’은 ‘아올+골’에서 형성된 지명일 것이다. ‘아옵골’은 ‘아홉’(九)을 유연성으로 형성된 지명이 아니라 ‘아올’에서 변형된 지명일 것이며 ‘아내’는 ‘아울+내>아우내>아내’로 변형된 지명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아리’, ‘아름’은 ‘아올․아울’에 접미사 ‘이․음’이 붙어 생긴 지명으로 생각한다.
도수희(1995:5-10)에 의하면 경기도 파주군 교하면의 옛이름인 ‘於乙買串’의 ‘於乙’은 ‘交․合’의 의미를 갖는 ‘얼’로 읽었고, 『삼국사기』권 34에 ‘宜桑縣 本辛尒縣 一云朱烏村,泉州縣 景德王改名新繁縣’라는 기록에서 ‘宜=辛尒=泉’이 대응하는 것으로 보아, ‘宜는 ‘차’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宜’의 훈이 ‘열을’<대동급본천자문>이므로 ‘열’로 읽음을 증명하였다. 이와 같이 ‘宜寧’, ‘宜仁’, ‘宜松’은 모두 두 강이나 냇물이 합류(합수)되는 곳의 지명으로 ‘交․合’을 의미하는 고대어 ‘얼’을 차자 표기한 지명으로 생각한다.
양주동(1965:445)은 ‘交․合’의 ‘얼’이 ‘完․全’의 訓 ‘오라이 올’과 類義語라 하였으니, ‘얼’이 ‘올’과 유의어로 서로 넘나들며 쓰이게 된것은 ‘義’의 훈이 ‘옳’(올타 의)<천자문>이므로 이것이 ‘올’과 음이 상사하므로 ‘義’자를 차자하여 ‘義州, 義新, 義山, 義尙, 義城, 義谷, 義實’ 등으로 표기하였을 것이니 이 지명들은 ‘두 물줄기가 합수되는 곳’의 지명이 아닐까 한다.
두 강물이 합류하는 곳의 지명으로 合江이란 지명이 있고, 두 냇물이 합류하는 곳의 지명으로 合水와 幷川․竝川이 있다. 幷川․竝川에 해당하는 고유어 지명으로는 ‘아우라지․아울치․아우내․아오내․아옵골․아내․아으내․아리․아름’ 등이 나타나고 있다.
幷의 훈은 ‘아올’(유합, 신증유합, 천자문)로 나타나는데 훈민정음에 ‘合用竝書’의 ‘合’을 ‘어울’이라 언해했다. ‘어울’은 合의 의미를 갖는 어휘이며 현재 ‘아우르다’와 ‘어우르다’로 쓰이는데 이는 ‘몇몇을 모아 한 덩어리나 한 판을 이루다’는 뜻이다. 이 ‘아우르다’는 ‘아올다’에서 ‘아올다>아울다>아우르다’로 변형된 어휘일 것이다. ‘아우라지’는 ‘아올다>아울다>아우르다’에 접미사 ‘아지’가 결합되었을 것이며, ‘아울치’는 ‘아울+지>아울치’로 경음화되었을 것이고, ‘아우내’는 ‘아울+내>아우내’, ‘아올골’은 ‘아올+골’에서 형성된 지명일 것이다.
‘아옵골’은 ‘아홉’(九)을 유연성으로 형성된 지명이 아니라 ‘아올’에서 변형된 지명일 것이며 ‘아내’는 ‘아울+내>아우내>아내’로 변형된 지명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아리’, ‘아름’은 ‘아올․아울’에 접미사 ‘이․음’이 붙어 생긴 지명으로 생각한다. 도수희(1995:5-10)에 의하면 경기도 파주군 교하면의 옛이름인 ‘於乙買串’의 ‘於乙’은 ‘交․合’의 의미를 갖는 ‘얼’로 읽었고, 『삼국사기』권 34에 ‘宜桑縣 本辛尒縣 一云朱烏村,泉州縣 景德王改名新繁縣’라는 기록에서 ‘宜=辛尒=泉’이 대응하는 것으로 보아, ‘宜는 ‘의’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宜’의 훈이 ‘열을’<대동급본천자문>이므로 ‘열’로 읽음을 증명하였다. 이와 같이 ‘宜寧’, ‘宜仁’, ‘宜松’은 모두 두 강이나 냇물이 합류(합수)되는 곳의 지명으로 ‘交․合’을 의미하는 고대어 ‘얼’을 차자 표기한 지명으로 생각한다.
양주동(1965:445)은 ‘交․合’의 ‘얼’이 ‘完․全’의 訓 ‘오올’과 類義語라 하였으니, ‘얼’이 ‘올’과 유의어로 서로 넘나들며 쓰이게 된것은 ‘義’의 훈이 ‘옳’(올의)<천자문>이므로 이것이 ‘올’과 음이 상사하므로 ‘義’자를 차자하여 ‘義州, 義新, 義山, 義尙, 義城, 義谷, 義實’ 등으로 표기하였을 것이니 이 지명들은 ‘두 물줄기가 합수되는 곳’의 지명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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