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소리되기(경음화)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바뀌어 발음되는 현상.
된소리되기 현상이 일어나는 환경
(1) 음절의 끝소리 ‘ㄱ, ㄷ, ㅂ’ 뒤에서 ‘ㄱ, ㄷ, ㅂ, ㅅ, ㅈ’이 된소리로 바뀜.
ㄱ, ㄷ, ㅂ + ㄱ, ㄷ, ㅂ, ㅅ, ㅈ ➜ ㄱ, ㄷ, ㅂ + ㄲ, ㄸ, ㅃ, ㅆ, ㅉ
국가[국까], 믿지[믿찌], 돕다[돕ː따]
☞ 표준 발음법 제6장 제23항
(2) 용언이 활용할 때 어간의 받침 ‘ㄴ, ㅁ’ 뒤에서 어미의 자음이 된소리로 바뀜.
ㄴ, ㅁ + ㄱ, ㄷ, ㅅ, ㅈ ➜ ㄴ, ㅁ + ㄲ, ㄸ, ㅆ, ㅉ
신지[신ː찌], 삼다[삼ː따]
☞ 표준 발음법 제6장 제24항
(3) 한자어의 받침 ‘ㄹ’ 뒤에서 ‘ㄷ, ㅅ, ㅈ’이 된소리로 바뀜.
ㄹ + ㄷ, ㅅ, ㅈ ➜ ㄹ + ㄸ, ㅆ, ㅉ
발동[발똥], 물질[물찔]
☞ 표준 발음법 제6장 제26항
표준발음법 - 경음화 관련 구절
제23항
받침 ‘ㄱ(ㄲ, ㅋ, ㄳ, ㄺ), ㄷ(ㅅ, ㅆ, ㅈ, ㅊ, ㅌ), ㅂ(ㅍ, ㄼ, ㄿ, ㅄ)’ 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
국밥[국빱], 깎다[깍따], 닭장[닥짱], 꽃다발[꼳따발]
제24항
어간 받침 ‘ㄴ(ㄵ), ㅁ(ㄻ)’ 뒤에 결합되는 어미의 첫소리 ‘ㄱ, ㄷ,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
신고[신ː꼬], 껴안다[껴안따], 앉고[안꼬], 닮고[담ː꼬], 젊지[점ː찌]
다만, 피동, 사동의 접미사 ‘-기-’는 된소리로 발음하지 않는다.
안기다, 감기다
제25항
어간 받침 ‘ㄼ, ㄾ’ 뒤에 결합되는 어미의 첫소리 ‘ㄱ, ㄷ,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
넓게[널께], 핥다[할따], 훑소[훌쏘], 떫지[떨ː찌]
제26항
한자어에서, ‘ㄹ’ 받침 뒤에 연결되는 ‘ㄷ,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
갈등[갈뜽], 일시[일씨], 발전[발쩐]
다만, 같은 한자가 겹쳐진 단어의 경우에는 된소리로 발음하지 않는다.
허허실실[허허실실], 절절하다[절절하다]
제27항
관형사형 ‘-(으)ㄹ’ 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
할 것을[할꺼슬], 갈 데가[갈떼가], 할 바를[할빠를]
제28항
표기상으로는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관형격 기능을 지니는 사이시옷이 있어야 할(휴지가 성립되는) 합성어의 경우에는, 뒤 단어의 첫소리 ‘ㄱ, ㄷ, ㅂ, ㅅ, ㅈ’을 된소리로 발음한다.
문-고리[문꼬리], 눈-동자[눈똥자], 바람-결[바람껼], 등-불[등뿔]
우리말에서 ‘된소리되기’는 하나의 발음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된소리로 발음해야 할 곳을 안 한다든지 된소리가 아닌 곳을 된소리로 발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주된 교재로 사용하는 책’을 가리켜서 [교꽈서]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것은 된소리가 아닌 예사소리인 [교:과서]가 맞는 발음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과목, 교과과정’도 [교꽈목]이나 [교꽈과정]이 아니라 [교:과목], [교:과과정]이라고 발음해야 하는 거죠.
반면에 ‘손으로 무엇을 잘 만들어 내거나 다루는 재주’를 뜻하는 표현인 ‘손재주’는 두 번째 음절을 된소리로 발음해서 [손째주]인데, 이것을 [손재주]라고 예사소리로 하면 올바른 발음이 아닙니다.
‘손재주’는 ‘손’과 ‘재주’라는 두 표현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합성어인데, ‘손’이라는 말에 이미 받침이 들어 있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덧붙여서 쓸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표기상으로는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관형격 기능을 갖는 사이시옷이 있어야 할 합성어의 경우에는, 뒤 단어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해야 합니다. 비슷한 예로 ‘문고리[문꼬리], 눈동자[눈똥자], 바람결[바람껼]’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요즘의 언어현상을 관심 있게 쳐다보면, 경음화현상(된소리되기)이 상당히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인은 이미 2000년도에 어느 학회에서 ‘경음화현상에 대한 사회언어학적 연구’라는 제목으로 이 문제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으나, 지금 언어 산책에서 되돌이켜 볼 생각이다. 그런데 여기서 정확히 해 두어야 할 점은, 올바른 규칙으로서의 경음화현상과 일상생활에서 흔히들 잘못 쓰는 경음화 현상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잘못 쓰는 경음화 현상이다.
ㄱ. 막대[막때], 학교[학꾜], 닫다[닫따], 밥도[밥또], 잡다[잡따]
ㄴ. 신을 신고[신꼬], 줄을 감고[감꼬], 품에 안다[안따]
ㄷ. 등불[등뿔], 손등[손ㅤㄸㅡㅇ], 콧등[코ㅤㄸㅡㅇ/ㅤㅋㅗㄷㅤㄸㅡㅇ]
위의 예들에서 다루는 현상들은 올바른 발음 규칙의 경음화현상들이다. ㄱ과 ㄴ을 국어문법에서는 경음화현상(된소리되기 규칙)이라고 하고, ㄷ을 사잇소리현상이라고 한다. 어쨌든 위의 예들은 올바로 발음하여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문법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다음과 같은 예들이다.
ㄹ. 중국어[쭝구거], 교과서[교꽈서], 거꾸로[꺼꾸로], 자르다[짜르다]
ㅁ. 상놈[쌍놈], 구기다[꾸기다], 머리를 감다[깜따]
ㅂ. 장(將)[짱], 생(生)[쌩]
위의 예들은 결론부터 말하면, 잘못 발음하여 사용하는 예들이다. 말 그대로 중국어는 [중구거]지, [쭝구거]로 발음해서는 안 된다. 다른 ㄹ, ㅁ, ㅂ의 예들도 다 마찬가지다. 된소리로 발음할 이유가 없는 소리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한국어 화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이유없는 된소리들 즉 경음화 현상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ㅅ. 참 쌩쑈(生show)를 한다.
ㅇ. 오늘밤 우리 쏘주(소주) 한잔 할까?
ㅈ. 우리 열심히 안 하면 짤릴(잘릴) 지도 몰라.
ㅊ. 나 오늘 머리 깜꼬(감고) 왔어.
ㅋ. 오! 짱(장/將)인데!
세대를 막론하고, 이러한 현상들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 이미 학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연구들이 활발하다고 한다. 우리가 여기서 고민해야 할 점은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는 것이다. 언어현상을 자연스러운 일종의 흐름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관점과 규범적인 성격으로 파악하여 잘못 된 점은 고쳐야 한다는 관점이 있다. 마침 ‘효과’라는 단어의 발음이 [효꽈]로 발음해도 된다고 국립국어원이 발표했다고 한다. ‘교과’역시 [교꽈]를 인정한다고 한다. ‘자장면’과 같은 단어도 이제는 ‘짜장면’으로 허용된 시대적 흐름과 함께 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지나치게 사회적 흐름만을 쫓아가는 것도 교육적인 측면을 무시하는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머리를 감다’든 ‘머리를 깜따’든 뭐가 상관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언어 산책로에서만큼은 조금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말에서 ‘된소리되기’는 하나의 발음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된소리로 발음해야 할 곳을 안 한다든지 된소리가 아닌 곳을 된소리로 발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주된 교재로 사용하는 책’을 가리켜서 [교꽈서]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것은 된소리가 아닌 예사소리인 [교:과서]가 맞는 발음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과목, 교과과정’도 [교꽈목]이나 [교꽈과정]이 아니라 [교:과목], [교:과과정]이라고 발음해야 하는 거죠.
반면에 ‘손으로 무엇을 잘 만들어 내거나 다루는 재주’를 뜻하는 표현인 ‘손재주’는 두 번째 음절을 된소리로 발음해서 [손째주]인데, 이것을 [손재주]라고 예사소리로 하면 올바른 발음이 아닙니다.
‘손재주’는 ‘손’과 ‘재주’라는 두 표현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합성어인데, ‘손’이라는 말에 이미 받침이 들어 있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덧붙여서 쓸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표기상으로는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관형격 기능을 갖는 사이시옷이 있어야 할 합성어의 경우에는, 뒤 단어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해야 합니다. 비슷한 예로 ‘문고리[문꼬리], 눈동자[눈똥자], 바람결[바람껼]’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 조항은 ‘ㄱ, ㄷ, ㅂ’과 같이 종성으로 발음되는 파열음 뒤에서의 경음화를 규정하 고 있다. ‘ㄱ, ㄷ, ㅂ’으로 끝나는 말 뒤에서는 물론이고 ‘ㄲ, ㅋ, ㄳ, ㄺ’, ‘ㅅ, ㅆ, ㅈ, ㅊ, ㅌ’, ‘ㅍ, ㄼ, ㄿ, ㅄ’과 같이 표면적으로는 ‘ㄱ, ㄷ, ㅂ’으로 끝나지 않아도 종성에 서 대표음 [ㄱ, ㄷ, ㅂ]으로 발음되는 경우 동일한 성격의 경음화가 적용된다. 이러한 경음화는 어떠한 예외도 없이 반드시 적용되는 국어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 조항은 비음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 뒤에 어미가 결합할 때 일어나는 경음화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비음 중에서 ‘ㄴ, ㅁ’만 제시된 것은 ‘ㅇ’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음화는 용언 어간 뒤에 피동, 사동 접미사가 결합할 때에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 표준 발음이다. 따라서 현실 발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신기다 [신끼다]’는 표준 발음이 아니며 [신기다]가 표준 발음이라는 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조항의 경음화는 ‘용언 어간 뒤’와 ‘어미’라는 문법적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 에서 앞선 제23항의 경음화와는 차이가 있다.
• ‘ㄵ’ 뒤의 경음화
이 조항에서는 ‘ㄴ’ 뒤의 경음화와 ‘ㄵ’ 뒤의 경음화를 ‘ㄴ(ㄵ)’과 같이 하나로 묶어 놓았다. 이것 은 홑받침인 ‘ㄴ’이든 겹받침인 ‘ㄵ’이든 모두 음절 종성에서는 [ㄴ]으로 발음된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이다. 그러나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ㄴ’ 뒤에서의 경음화와 ‘ㄵ’ 뒤에서의 경음화는 차이 가 있다. ‘ㄵ’ 뒤의 경음화는 실제로는 ‘ㄷ’에 의한 경음화이다. 겹받침의 일부인 ‘ㅈ’이 탈락하기 전 대표음 ‘ㄷ’으로 바뀐 후 그 뒤에서 경음화가 일어난다. 그러므로 ‘ㄵ’ 뒤에서의 경음화는 제23 항에서 규정하는 ‘ㄱ, ㄷ, ㅂ’ 뒤의 경음화와 동일한 성격을 지닌다. 다만 ‘ㄵ’이 표면적으로는 음 절 종성에서 [ㄴ]으로 발음된다는 측면을 중시하여 이 조항에서는 ‘ㄵ’ 뒤의 경음화와 ‘ㄴ’ 뒤의 경음화를 하나로 묶어 놓았다.
이 조항은 겹받침 중 ‘ㄼ, ㄾ’ 뒤에서 일어나는 경음화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때 의 경음화는 어간이 ‘ㄼ, ㄾ’으로 끝나는 용언의 활용형에서만 일어난다. ‘여덟’과 같이 ‘ㄼ’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서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여덟도, 여덟과’의 경우 ‘[여덜또], [여덜꽈]’ 대신 ‘[여덜도], [여덜과]’로 발음하게 된다.
겹받침 ‘ㄼ, ㄾ’은 음절 종성에서 [ㄹ]로 발음된다. 그래서 자칫 이 조항에서 보이는 경음화가 종성의 [ㄹ] 뒤에서 일어난다고 오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알-, 살-’과 같이 ‘ㄹ’로 끝나는 용언 어간 뒤에서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으므로 그러한 해석은 합리적 이지 않다. 학술적으로는 겹받침 ‘ㄼ, ㄾ’의 경음화는 ‘ㅂ, ㄷ(ㅌ)’에 의해 일어나는 것 으로, 제23항과 같은 성격을 지닌 것이다. 다만 제23항의 경우 받침이 종성에서 [ㄱ, ㄷ, ㅂ] 중 하나로 발음되는 데 비해 ‘ㄼ, ㄾ’은 종성에서 [ㄹ]로 발음되기 때문에 별개 의 조항으로 분리하였다. 이것은 앞선 제24항에서 ‘ㄵ’ 뒤의 경음화를 ‘ㄷ’ 뒤의 경음화 로 보지 않고 ‘ㄴ’ 뒤의 경음화와 동일시한 태도와 궤를 같이한다.
한편 이 조항에는 나오지 않지만 ‘ㄺ’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의 활용형 중 ‘읽고[일꼬], 읽기[일끼]’와 같이 ‘ㄱ’으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에 적용되는 경음화도 여기에 속한 다고 할 수 있다. ‘읽고, 읽기’도 종성에서 겹받침이 [ㄹ]로 발음되므로 ‘읽고[일꼬], 읽기[일끼]’에서 보이는 경음화 역시 ‘ㄼ, ㄾ’ 뒤의 경음화와 성격이 같다. 다만 ‘ㄺ’은 종성에서 [ㄱ]으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이 조항에서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 조항은 한자어에서 일어나는 특수한 경음화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ㄹ’로 끝나 는 한자와 ‘ㄷ, ㅅ, ㅈ’으로 시작하는 한자가 결합하면 ‘ㄷ, ㅅ, ㅈ’이 [ㄸ, ㅆ, ㅉ]과 같은 경음으로 발음된다. ‘ㄷ, ㅅ, ㅈ’은 자음의 조음 위치에서, 입안의 중앙에서 발음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ㄱ’이나 ‘ㅂ’과 같이 입안의 중앙이 아닌 양 끝에서 나는 자음 에서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갈증, 발동’에서는 경음화가 일어나지만 ‘갈구, 출 발’에서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이를 보여 준다. 또한 ‘다만’에서 규정하고 있 듯이 동일한 한자가 연속되어 만들어진 첩어에서는 ‘ㄹ’ 뒤에 ‘ㄷ, ㅅ, ㅈ’이 오더라도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조항은 관형사형 어미 중 ‘-(으)ㄹ’ 뒤에서 일어나는 경음화에 대해 규정하고 있 다. 관형사형 어미라고 하더라도 ‘-(으)ㄹ’이 아닌 ‘-(으)ㄴ’이나 ‘-는’ 뒤에서는 경음 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을’과 같은 목적격 조사 뒤에서도 경음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런 점에서 이 조항의 경음화에는 특수한 제약이 있다.
관형사형 어미 ‘-(으)ㄹ’ 뒤에서 경음화의 적용을 받는 것은 크게 명사와 보조 용언 의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이 조항에 제시된 ‘할 것을[할꺼슬], 갈 데가[갈떼가]’ 등은 명사에 경음화가 적용된 경우이다. 비록 예로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할 듯하다[할뜨타 다], 할 성싶다[할썽십따]’와 같이 관형사형 어미 ‘-(으)ㄹ’ 뒤에 ‘듯하다, 성싶다’와 같 은 보조 용언이 와도 경음화는 일어난다. 이 외에 [붙임]에는 ‘-(으)ㄹ걸, -(으)ㄹ밖에’ 등과 같이 하나의 어미 안에서 일어나는 경음화의 예도 포함되어 있다. 보조 용언이나 한 어미 안에서 경음화가 적용되는 예들도 역사적으로는 관형사형 어미 ‘-(으)ㄹ’ 뒤 에 명사가 결합된 구조이므로 ‘-(으)ㄹ’ 뒤의 명사에 경음화가 적용되는 것과 별반 다 를 바가 없다.
이러한 경음화의 적용에는 관형사형 어미 ‘-(으)ㄹ’로 끝나는 용언 활용형과 그 뒤 에 오는 말의 긴밀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즉 두 말이 매우 긴밀하게 이어져 있을 때 경음화가 잘 일어나는 것이다. ‘-(으)ㄹ’ 뒤에 자립성이 없는 의존 명사가 올 때 경음 화가 잘 일어나는 것은 이러한 사실과 관련된다. 이 조항의 ‘다만’에서 끊어서 말할 때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끊어서 말한다는 것은 긴밀도가 떨어짐을 의미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경음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이 조항은 사잇소리 현상으로서의 경음화 중 앞말이 자음으로 끝나는 경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자음으로 끝나는 명사와 자음으로 시작하는 명사가 결합하여 합성 명 사를 이룰 때에는 경음화가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이 조항에서 다루는 경음화는 모두 이러한 부류에 속한다.
합성 명사에서 보이는 경음화는 항상 예외 없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 조항에서 는 ‘관형격 기능’을 지니는 사이시옷이 있을 때 경음화가 적용된다고 규정했다. 여기서 말하는 ‘관형격 기능’은 합성 명사를 이루는 명사들 사이의 의미 관계에 따라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다. 즉 두 명사가 결합하여 합성 명사를 이룰 때, 앞의 명사가 뒤의 명 사의 시간, 장소, 용도, 기원(또는 소유)과 같은 의미를 나타낼 때 ‘관형격 기능’을 지 닌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경음화가 잘 일어난다. 가령 ‘그믐달[그믐딸]’은 시간, ‘길가[길까]’는 장소, ‘술잔[술짠]’은 용도, ‘강줄기[강쭐기]’는 기원의 의미 관계가 있 어서 경음화가 일어난 예이다.
물론 합성 명사에서 나타나는 경음화가 의미 관계에 따라 항상 예외 없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가령 시간의 의미를 갖는 ‘가을고치’, 장소의 의미를 갖는 ‘민물송어’, 용 도의 의미를 갖는 ‘운동자금’, 기원의 의미를 갖는 ‘콩기름’ 등은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의미 관계가 경음화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여기서 언급한 의미 관계를 가지지 않는 다른 합성 명사의 경우 대체로 경음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가령 ‘병렬’의 의미를 갖는 ‘물불, 손발’이나 ‘재료’의 의미를 갖는 ‘돌부처, 콩밥’ 그리고 ‘수단’의 의미를 갖는 ‘물장난, 불고기’ 등은 경음화가 안 일어난 다. 이처럼 합성 명사에서 일어나는 사잇소리 현상으로서의 경음화는 의미 관계에 따 른 강한 경향성을 가진다. 다만 예외가 있으므로 경음화의 적용 여부는 국어사전의 발 음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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