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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구개음화의 주요 쟁점 정리

by noksan2023 2023.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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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개음화 바뀜 쓰기

 

 

 

구개음화란?

구개음화는 치조음 'ㄷ, ㅌ' 받침을 가진 말 뒤에 종속적 관계를 이루는 조사, 어미, 접미사 '-이, -히'가 오면 'ㄷ, ㅌ'이 입 뒤쪽의 구개음[ㅈ, ㅊ]로 발음되는 현상을 말한다. '종속적인 관계'란 형태소 연결에서 '체언, 어근, 어간' 등과 같은 실질 형태소에 '조사, 접미사, 어미' 등과 같은 형식 형태소가 결합하는 관계를 말한다. 그런데 만일 '해돋이, 끝이, 걷히다'를 각각 발음에 따라 '해도지, 끄치, 거치다'로 적는다면 단어나 혹은 어간의 원형을 파괴하여 의미 파악이 쉽지 않아서 독서 능률을 떨어뜨린다. 뿐만 아니라 구개음화 현상은 국어나 다른 언어에서도 나타나는 언어 일반의 발음 규칙이므로 표준 발음으로는 인정하나 표기에는 반영하지 않는다. 

 

 후방성 구개음화와 전방성 구개음화

  구개음화는 후방성 구개음화와 전방성 구개음화 두 가지로 나뉜다. 후방성 구개음화는 'ㄷ, ㅌ'의 받침을 가진 말 뒤에 종속적인 '-이, -히'가 오면 입 뒤쪽의 구개음 [ㅈ, ㅊ]로 발음되는 현상으로 표준 발음으로는 인정하나 표기는 원형으로 한다. 전방성 구개음화는 남부 일부 방언에서 '길, 형님'이 [질, 성님]으로 발음되는 것과 같이, 입 뒤쪽에서 나는 'ㄱ, ㅎ'이 첫소리에서 'ㅣ'와 어울려 입 앞쪽의 [ㅈ, ㅅ]로 발음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표준

발음으로도 인정하지 않는다. 다음 낱말 등에서 나타나는 '-심'은 '-힘'과 관련이 있는 것인데, 특이하게 전방성 구개음화된 소리가 표기에 반영된 예들이다.

 

  힘 : 겉힘, 제힘, 눈힘, 황소힘, 등힘, 죽을힘, 억지힘, 말힘 등.

  심 : 땅심, 뒷심, 뚝심, 밑심, 뱃심, 뼛심, 입심, 팔심, 헛심 등.

 

참고 자료 ❙ 음운 변동의 종류

음운 변동은 일반적으로는 변동의 결과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분절음 차원의 변동 양상에 따라 교체, 탈락, 첨가, 축약으로 나누거나, 변동이 일어나는 음운론적 동기에 따라 동화와 이화로 나누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교체는 어떤 음운이 다른 음운으로 바뀌는 현상을 가리키고, 탈락은 원래 있던 한 음운이 없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고 없던 음운이 추가되는 것을 첨가라고 하고, 두 개의 음운이 합쳐져서 하나로 되는 것을 축약이라고 한다. 동화는 한 소리의 소릿값이 그 놓이는 음성 환경과 같아지는 쪽으로 바뀌는 것을 말하는데, 대개 인접음의 조음 위치나 조음 방법을 닮거나 그것들이 같아지게 된다. 반면, 이화는 한 소리가 주변의 음성 환경과 달라지는 쪽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 임지룡 외, 《학교 문법과 문법 교육》, 박이정, 2014, 99~100쪽. 

 

구개 음화가 일어나는 환경

구개음화란 치조음인 ‘ㄷ, ㅌ’이 모음 ‘ㅣ’나 반모음 ‘/ㅣ/(/ㅑ, ㅕ, ㅛ, ㅠ, ㅖ/)’ 앞에서 각각 경구개음인 [ㅈ]과 [ㅊ]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경구개음화라고 해야겠지만 일반적으로 ‘구개음화’로 부르고 있다. 그런데 구개음화에서 피동화주인 자음은 체언이나 용언의 어간과 같은 실질 형태소의 끝소리이고, 동화주인 ‘ㅣ, ’는 그 뒤에 결합되는 형식 형태소의 첫 모음이다. 즉, 구개음화는 실질 형태소와 형식 형태소가 만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역행 동화인 셈이다. 다음 예를 보면 이 조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에는 ‘ㄷ, ㅌ’이 ‘ㅣ, ’ 앞에 오더라도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ㄱ. 견디다[견디다], 느티나무[느티나무], 마디[마디], 잔디[잔디], 티끌[티끌]
ㄴ. 밭이랑[반니랑], 홑이불[혼니불]

ㄱ의 ‘견디다’류는 ‘ㄷ, ㅌ’과 ‘ㅣ’가 한 형태소 안에서 연속하고 있어서 구개음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예이다. 즉, 구개음화는 한 형태소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쉽게 파생어일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잔디를 왜 [잔지]로 발음하지 않고 그냥 [잔디]라고 할까?라는 질문에 잔디는 한 형태소이기 때문이다고 답변할 수 있다. 

 

ㄴ의 ‘밭이랑’류는 실질 형태소의 끝소리 ‘ㅌ’과 다른 실질 형태소의 첫소리인 ‘ㅣ’가 연속하는 경우여서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즉 구개음화는 'ㅣ' 모음이 실질형태소가 아닌 형식형태소일 때만 일어난다

 

 

 

구개음화가 아닌 경우의 예

 

 

 

구개음화는 줄여서 구개화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이중조음(二重調音)에 있어서의 부차적 조음이 구개부분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구개라는 술어가 여기서는 음성학적으로 좁은 의미로 사용되어 구개범(口蓋帆)과 식별된다. 음성학에서의 구개는 해부학에서 경구개에 해당되고, 연구개(軟口蓋)에 해당되는 것이 구개범이다. 언어에 따라서는 구개화된 자음들, 즉 구개화음들이 비구개화음들과 체계적인 대립을 보이는 일이 있는데, 러시아어가 그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구개화음을 표기하는 데에는 [ƾ], [ɳ]…… 등과 같이 구개화되지 않은 음을 나타내는 기호에 갈고리를 붙인 것과 같은 기호를 사용하기도 하나, 표기의 편의상 ‘·’ ‘ʹ’ 등의 부호를 첨가하여 [ṫ], [ṅ] ……또는 [t], [ń]……나 [tʹ], [nʹ] …… 등으로 적는 일이 많다.

 

둘째, 구개음이 아니던 것이 구개에서의 부차적 조음을 가지게 되거나 또는 아예 구개음으로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데, 공시론과 통시론 양쪽에 같이 쓰인다.

 

셋째, 구개에서 조음되는 반모음 요드(j)와 같은 조음이 추가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는 요드화(yodization, jodierung)와 같은 개념이 되지만, 구개음화란 이러한 요드적 요소의 첨가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선 변화까지를 성취하게 되는 일이 많아 이것까지를 포함하여 구개음화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히려 요드화 이후의 변화에 더 역점을 두어 이 술어를 사용하는 일이 적지 않으니, 특히 국어학에서의 관례가 그러하다고 할 수 있다.

 

구개화가 증진되어 요드적 요소가 극대화되면 마침내 조음부위만이 아니라 조음양식의 변화까지를 결과시킨다. [t]가 [ʧ]로 변한다든지(뎔>절, 됴타>조타), [k]가 [ʧ]로 변하는 것 (방언: 김>짐, 겨>저)은 요드적인 조음의 심화가 폐쇄음들을 파찰음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s]가 [ʃ]로 변화하는 것이나 [h]가 [ʃ]로 변화하는 것들도 같은 이유로 마찰의 광역화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어사에서 다루어지는 가장 두드러진 구개음화의 예는 ‘ㄷ’의 구개음화이다. 유희(柳禧)는 『언문지(諺文志)』에서 우리의 발음 습관에 ‘댜뎌’나 ‘탸텨’를 ‘쟈져’나 ‘챠쳐’와 동일하게 발음하는 것은 앞의 것이 발음하기 어렵고 뒤의 것이 발음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그 나름의 설명을 하면서, 다만 관서지방의 사람들만은 ‘텬(天)’자와 ‘쳔(千)’자, ‘디(地)’자와 ‘지(至)’자를 구분하여 발음한다고 증언하고 있어, ‘ㄷ’의 구개음화의 분포영역이 지금과 같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앙어에서의 ‘ㄷ’의 구개음화가 그리 오랜 것이 아님을 재미있는 예를 들어 말해주고 있다. 그의 스승인 정동유(鄭東愈)의 고조 형제에 ‘知和(디화)’· ‘至和(지화)’라는 두 사람이 있었지만 부르는 데 혼동이 없었던 것을 보면, ‘디·지’를 혼동하는 것이 오래된 일이 아님을 알겠노라 하는 것이 그의 논리인데, 한글문헌에 나오는 용례들의 검토에서도 ‘ㄷ’의 구개음화는 17세기와 18세기의 교체기에 일어났다고 보아 큰 잘못이 없을 것(이기문)이라는 결론이 얻어져 유희의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정동유의 고조의 생존시기는 17세기 중엽 전후에 해당됨.).

 

국어에서의 구개음화는 다음에 오는 모음 ‘i’ 또는 반모음 ‘y’와의 결합 아래 이루어지는 자음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인데, 방언들에 눈을 돌리면 ‘ㄷ’ 이외에 ‘ㄱ’이나 ‘ㅎ’에 대해서도 구개음화가 비슷하게 일어난 것을 볼 수가 있다. ‘ㄱ’이나 ‘ㅎ’의 경우는 아직 그 세력이 경기 남부에까지밖에 미치고 있지 못하여 ‘ㄷ’의 경우처럼 중앙어에 그 결과가 반영되어 있지 못한 것이 다르지만, 서로 맥락을 같이하는 현상들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일련의 구개음화는 그 지리적 분포영역으로 보아 진원지가 동남방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료의 부족으로 그 이상 자세한 것은 알려져 있지 않다.

 

‘ㄷ’의 구개음화는 그 전파시기에 있어 앞서 있을 뿐만 아니라 ‘ㄱ’이나 ‘ㅎ’에 비하여 월등히 강력하게 작용하는 현상이다. ‘ㄷ’의 경우에는 구개음화를 겪을 당시의 어형을 기준으로 말할 때, 다음에 모음 ‘i’나 반모음 ‘y’를 가졌던 것이면 그들 앞에서의 ‘ㄷ’은 하나의 예외도 없이 ‘ㅈ’으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이고, 오늘날의 어형에서 ‘ti’ 또는 ‘ty’의 결합을 보이는 것은 ‘어디<어듸’, ‘디디다·디뎌<드듸―’의 경우가 보이는 것처럼, 본래는 ‘ㄷ’ 다음에 ‘으’와 같은 ‘이’가 아닌 다른 모음 또는 이중모음을 가졌던 것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ㄱ’의 경우에는 단어의 첫 음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지 둘째 음절 이하에서는 그 예를 보기 힘들게 되어 있다. 제2음절 이하의 경우에 대하여 어미 ‘디’와 ‘기’를 대비해보면 가장 특징적으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니, 문헌어에 ‘디’가 완전히 ‘지’로 변한 것과는 달리 ‘ㄱ’의 구개음화를 보이는 어떤 방언에서도 어미 ‘·기’를 ‘·지’로 발음하는 곳은 없는 것이다.

 

또한, 지명으로서의 ‘교동(校洞)’은 ‘조동’으로 발음하면서도 ‘학교’는 ‘해꾜’라고는 할지언정 ‘학조’라고 하는 일이 없다는 것도 음절에 따른 제약을 알려주는 좋은 예이다.

 

한자어를 경원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도 ‘ㄱ’의 구개음화가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이다. ‘ㄷ’의 경우에는 ‘댱>장(張)’, ‘뎡>정(鄭, 丁)’ 등의 성(姓)에서 시작하여 예외없이 구개음화되었음에 반하여 ‘ㄱ’의 경우에는 ‘김(金)’이라는 성에 대한 발음으로 ‘짐’을 들 수 있는 정도이고, 다른 한자어들에 대해서는 지방에 따른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구개음화시키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것은 한자어에 대해서 중앙어의 영향이 더 강한 데서 오는 결과일지도 모른다.

 

현대어의 공시적 음운규칙으로서의 구개음화는 주로 ‘ㄷ’을 대상으로 한다. 같은 ‘ㄷ’의 구개음화를 다루는 것이지만, 크게 나누어 두 가지 서로 다른 설명체계가 있다.

 

‘t’와 ‘i’의 연결은 항상 구개음화를 보이는 것이라고 하면서 ‘어디’·‘바디’에서와 같이 구개음화되지 않는 ‘디’는 그 기저구조에서 단모음 ‘이’가 아닌 ‘의’를 가지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한 설명이요, ‘ㄷ’과 ‘이’의 결합이 항상 구개음화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형태소 경계가 개재할 때만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추상적인 혹은 역사적인 ‘의’의 설정 같은 것은 불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또 다른 견해이다.

 

 

구개음화

 

 

 

보관해 두었던 자료나 물건을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일 때는 정말 답답하지요. 이렇게 구석구석 빈틈없이 모조리 다 찾아본다고 할 때 ‘샅샅이[삳싸시]’ 찾는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샅샅이[삳싸치]’ 찾는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요?

네, 이 경우에는 [삳싸치]라고 발음하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말에는 구개음화 현상이 있는데요, 받침 ‘ㄷ’이나 ‘ㅌ’ 뒤에 모음 ‘ㅣ’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가 오면 그것이 구개음인 ‘ㅈ’이나 ‘ㅊ’으로 됩니다.

예를 들어서 ‘구’에 받침 ‘ㄷ’이 있고 뒤에 ‘이’가 오면 [구디]라고 발음하지 않고 [구지]로 발음한다든지 ‘가’ 밑에 ‘ㅌ’ 받침이 있고 그 뒤에 ‘이’가 오면 [가티]로 발음하지 않고 [가치]로 발음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사’ 밑에 ‘ㅌ’ 받침이 있고 뒤에 ‘이’가 오는 ‘샅샅이’의 경우도 [삳싸시]가 아니라 [삳싸치]로 발음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으로 ‘하나하나마다’라는 뜻의 부사인 ‘낱낱이[난나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낱낱이[난나시] 밝혀야 한다.’가 아니라 ‘[난나치] 밝혀야 한다’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거센소리가 날 환경이 아닌데도 거센소리로 발음하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깨끗이’를 [깨끄치]로, ‘혼자’를 [혼차]로, 그리고 ‘먼저’를 [먼처]라고 발음하는 것이 바로 그런 옌데요, 이것은 각각 [깨끄시, 혼자, 먼저]가 올바른 발음입니다.

 

17세기 초부터 19세기 말까지인 근대 국어에서 가장 현저한 음운 변화의 하나는 구개음화이다. 구개음화는 현재 끝소리가 ‘ㄷ, ㅌ’인 형태소가 모음 ‘ㅣ’나 반모음 ‘[j]’로 시작되는 형식 형태소와 만나 ‘ㄷ, ㅌ’이 ‘ㅈ, ㅊ’이 되는 현상으로 정의되고 있는데, 원래 구개음화란 구개음이 아닌 자음이 어떤 음운의 영향을 받아 구개음이 되는 현상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따라서 국어사에서 구개음화는 모음 ‘ㅣ’나 반모음 ‘[j]’ 앞에서 ‘ㄷ, ㅌ, ㄸ’이나 ‘ㄱ, ㅋ, ㄲ’이 구개음인 ‘ㅈ, ㅊ, ㅉ’이 되고, 그 밖의 몇몇 자음이 같은 조건에서 구개음이 되는 현상을 모두 포괄한다.

 

구개음화는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에 남부에서부터 시작하여 북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1824년에 나온 유희의 『언문지』에는 당시 사람들이 ‘댜뎌’나 ‘탸텨’를 ‘쟈져’나 ‘챠쳐’와 동일하게 발음하고 관서 지방 사람들만이 ‘텬(天)’과 ‘쳔(千)’, ‘디(地)’와 ‘지(至)’를 구분하여 발음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이를 통해 당시 평안 방언을 제외한 여러 방언에서 구개음화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구개음화가 상당히 진척되면서 ‘디, 댜, 뎌, 됴, 듀’와 ‘티, 탸, 텨, 툐, 튜’ 등과 같은 결합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구개음화가 진척된 이후에 ‘듸, 틔’가 ‘디, 티’로 변하면서 이 형태가 다시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듸, 틔’가 구개음화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근대 국어에서 나타난 ‘ㄷ, ㅌ’의 구개음화는 ‘ㅈ, ㅊ’이 구개음으로 변한 것을 전제로 한다. 중세 국어에서 ‘ㅈ, ㅊ’은 원래 치음이었는데, 이것이 모음 ‘ㅣ’나 반모음 ‘[j]’ 앞에서 구개음으로 변한 뒤에야 ‘ㄷ, ㅌ’ 등의 구개음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ㅈ, ㅊ’이 모음 ‘ㅣ’나 반모음 ‘[j]’ 앞에서만 구개음으로 변하다가 ‘ㅈ, ㅊ’을 모두 구개음으로 발음하게 되면서 이제까지 존재해 왔던 ‘자, 저, 조, 주’와 ‘쟈, 져, 죠, 쥬’의 변별적 차이가 사라진다. 이 때문에 19세기 문헌에서는 ‘자’와 ‘쟈’, ‘저’와 ‘져’ 등이 구분되지 않는 사례가 많이 나타나게 된다. 

 

구개음화는 이 밖에 ‘ㅣ’나 반모음 ‘[j]’ 앞에 오는 ‘ㅅ’이나 ‘ㄴ’ 등에서도 나타났다. 어두에서 모음 ‘ㅣ’나 반모음 ‘[j]’에 선행한 ‘ㄴ’의 탈락은 구개음화된 ‘ㄴ’을 어두에서 발음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ㄴ’의 탈락 현상이 나타난 시기는 대략 18세기 후반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의 문헌을 보면 ‘님금’이 ‘임금’으로 ‘니르다’가 ‘이르다’로 표기된 예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19세기에 오면 이러한 어두에서의 ‘ㄴ’ 탈락이 일반화된다.

 

근대 국어에서 구개음화는 ‘굳’과 ‘이’가 합쳐진 ‘굳-이’에서와 같이 형태소 경계에서 일어나기도 했지만, 하나의 형태소 내부에서도 일반적으로 일어났던 현상이었으며, 이로 인해 ‘티다’가 ‘치다’로 변한 것과 같이 그 형태가 바뀌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단일 형태소 내부에서의 구개음화는 공시적으로 파악되기가 어렵다. 따라서 현재 구개음화는 주로 형태소 경계에서만 일어나는 음운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구개음화

 

 

 

구개음화는 형태소 내부에서나 형태소 연결에서 비구개음이 모음 ‘이’나 반모음 ‘y’ 앞에서 경구개음인 ‘ㅈ, ㅊ’으로 바뀌거나 구개자음 ‘ㅅ’으로 바뀌는 음운 현상이다. 이를 ‘입천장소리되기’라고도 한다. 부산 방언의 구개음화는 변화하는 자음의 종류에 따라 ㄷ구개음화, ㄱ구개음화, ㅎ구개음화 등으로 나뉘며 다른 지방에 비해 ㄱ구개음화, ㅎ구개음화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ㄷ구개음화는 형태소의 연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ㄱ구개음화나 ㅎ구개음화는 형태소 내부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형태소 내부에서 일어나는 ㄱ구개음화나 ㅎ구개음화는 음운 현상으로 다루지 않고 어휘적으로 고정된 것으로 보아서 ㄷ구개음화만이 음운 현상으로 다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ㄷ구개음화도 역사적으로 어휘적인 성격이 있으므로 경상남도 방언에서는 ㄷ구개음화, ㄱ구개음화, ㅅ구개음화를 동일한 구개음화 현상으로 다루는 것이 합리적이다.

 

[ㄷ 구개음화]

 

ㄷ구개음화는 국어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형태소 내부나 형태소 경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① 맏이→ [마지], 같이→ [거치]
② 겉〛이→ [거치], 붙〛이다→ [부치다]
③ 닫〛히다→ [다치다], 걷〛히다→ [거치다]

①은 형태소 내부에서 일어나는 ㄷ구개음화이며, ②와 ③은 형태소 경계에서 일어나는 ㄷ구개음화 현상이다. ③에서처럼 ‘ㄷ+ㅎ’의 축약이 일어나고 난 ‘ㅌ’의 경우에도 구개음화가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부산 방언에서는 받침의 ‘ㅌ’이 반드시 ‘ㅊ’으로만 소리 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① 밭〛이→ [바치]/ [바시]
② 솥〛이→ [소치]/ [소시]
③ 팥〛이→ [포치]/ [포시]

위의 자료에서 보듯 부산 방언에서는 ‘밭, 솥, 팥’의 체언말 ‘ㅌ’이 ‘ㅣ’의 영향을 받아 ‘ㅊ’으로 나기도 하지만 ‘ㅅ’으로도 실현되는 것을 살필 수 있는데, 이는 ‘꽃〛이’을 [꼬시]로 발음하는 습관과 유사한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또한 부산 방언에서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단모음화 된 ‘ㅣ’모음 앞에서는 ㄷ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① 잔디→ [짠디], 마디→ [모디]
② 디디다→ [디디다], 무디다→ [무디다]
③ 무더기→ [무디기], 구더기→ [구디기]

①과 ②의 경우 ‘잔디’, ‘마디’, ‘디디다’, ‘무디다’ 등은 원래 ‘잔ᄃᆡ’, ‘마ᄃᆡ’, ‘듸듸다’, ‘무듸다’ 등과 같이 ‘ㄷ’에 후행하는 모음이 이중 모음이었고, ③의 ‘무디기, 구디기’ 등도 원래 ‘무대기’, ‘구대기’ 등 원래 이중 모음이었던 ‘ㅐ’가 뒤 음절 모음 ‘ㅣ’에 이끌려 ‘ㅣ’로 동화된 것이므로 ㄷ음이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원래 ㄷ구개음화는 역사적으로 17세기 이후에 실현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ㅈ’이 치경음인 [ts]에서 구개음[tʃ]로 변화된 이후에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며, 통시적으로 볼 때 ㄷ구개음화가 음절 위치에 제약을 받지 않고 실현되었다.

① 뎝시 ˃ 접시, 텬동 ˃ 천둥
② 둏다 ˃ 좋다, 티다 ˃ 치다

위와 같이 ‘접시’, ‘천둥’, ‘좋다’, ‘치다’의 경우는 어두 음절에서 나타나는 통시적인 현상인데, 이것으로 보아 ㄱ구개음화가 어두에서 시작하여 어절 내부로 광범위하게 확대되었으며, 어두 ㄷ구개음화가 ㄱ구개음화나 ㅎ구개음화와 동일한 원인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ㄱ 구개음화]

 

ㄱ구개음화는 부산 방언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며, 그 범위 또한 넓은 현상이다.

① 길→ [질], 기둥→ [지둥], 기름→ [지름], 기지개→ [지지개], 기치→ [지침], 김장→ [짐장]
② 깊다→ [지프다], 기울다→ [찌불다], 기다리다→ [지달리다], 기대다→ [지대다]
③ 돌〛김→ [돌짐], 참〛기름→ [참지름], 헛〛기침→ [헷지침]
④ 겨울→ [저실], 견주다→ [전자다], 겪다→ [적다], 곁→ [젙]

①과 ②는 형태소 내부에서 일어나는 ㄱ구개음화 현상이며, ③은 형태소 경계에서 일어나는 ㄱ구개음화 현상이다. ④는 이중 모음 앞에서 일어나는 ㄱ구개음화 현상이다. ④의 경우 이중 모음 ‘ㅕ’가 ‘반모음 j’가 탈락하여 단모음이 된 이후에 ‘ㅣ’모음의 영향으로 ‘ㄱ’이 ‘ㅈ’으로 변화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고, ‘ㄱ’과 ‘반모음 j’가 축약하여 ‘ㅈ’으로 변한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이 부산 방언에서는 통시적인 단모음화 이후에도 ㄱ구개음화가 일어나는 현상도 있다.

긔별 ˃기별→ 지별

또한, 부산 방언에서는 ‘ㄲ’이 구개음 ‘ㅊ’이나 ‘ㅉ’으로 변화하는 현상도 나타나며, 어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중에서도 일어나는 경우도 나타난다. 예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① 키→ [치]
② 끼우다→ [찌우다], 끼다→ [찌다]
③ 끼리끼리→ [찌리찌리], 기웃기웃→ [찌붓찌붓]

①의 경우는 ‘ㅋ’이 ‘ㅊ’으로 구개음화한 것이고, ②와 ③은 ‘ㄲ’이 ‘ㅉ’으로 구개음화한 것이다.

① 도끼[도치], 메기[메지], 새끼[새치]
② 학교[핵조]

위의 자료에서 보듯 어두 음절이 아닌 경우에도 ‘ㄱ, ㄲ’이 ‘ㅈ, ㅊ’으로 구개음화한다. 이러한 비어두 음절의 구개음화는 한자어의 경우에만 국한되어 실현되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부산 방언을 비롯한 경상남도 방언에서는 한자어와 고유어의 구분을 두지 않고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① 기미년→ 지미년, 기미→ 지미
② 기장(機長)[지명]→ 기장, 기장[稷]→ 지정

①에서는 한자어와 고유어의 구분 없이 동일하게 ㄱ구개음화가 나타난 경우이고, ②의 경우는 한자어는 ㄱ구개음화가 일어나는데 비해 고유어는 일어나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다. ‘ㄱ’ 구개음화 현상은 17세기에 활발하게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부산 지방에서는 젊은 세대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ㅎ 구개음화]

 

마지막으로 ㅎ구개음화의 경우이다.

① 힘→ [심], 흉년→ [숭년], 효자→ [소자], 휴지→ [수지]
② 헤다→ [세다], 흐지부지→ [시지부지]
③ 힘줄→ [심줄], 흰머리→ [신머리]
④ 손힘→ [손심], 고래힘줄→ [고래심줄]

위의 자료에서 보듯이 ㅎ구개음화는 ①과 ②처럼 형태소 내부, ③과 ④처럼 형태소 경계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나 ③과 ④도 살펴보면 ‘힘’이 [심]으로 구개음화된 어휘의 결합으로 본다면 형태소 경계에서는 ㅎ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 방언에서는 다음과 같이 형태소 연결에서 ㅎ구개음화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형태소의 경계에서는 제약적이다.

① 안간힘→ [안간임]
② 응깨힘→ [응깨힘: 똥이나 오줌 눌 때 주는 힘]

①은 ‘ㅎ’이 탈락된 경우이고, ②는 ‘ㅎ’이 구개음으로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이다. 또, 부산 방언에서는 통시적으로 이중 모음이 단모음화한 낱말에서도 ㅎ구개음화가 일어난다.

① 희안 〉히안→ [시안]
② 흰머리 〉힌머리→ [신머리]

위의 자료는 이중 모음 ‘ㅢ’가 단모음화 한 ‘ㅣ’ 앞에서 ‘ㅎ’ 구개음화가 일어난 경우이다. 이처럼 ㅎ구개음화는 역사적으로 17세기 전기에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그 분포나 단어가 ㄱ구개음화에 비해 제약적이다. 또한 젊은 세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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