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되면 형형색색의 무궁화가 전국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그동안 꾸준히 전개해온 무궁화 심기 운동이 결실을 맺은 결과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무궁화가 많은 땅, 곧 근역(槿域)이라 했는데, 이제야 비로소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무궁화는 관습적으로 국화(國花)로 여겨온 아욱과의 낙엽관목이다. 꽃 색깔이 다양하며 7월부터 10월까지 100여 일간 계속 피므로 무궁화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기원전에 편찬된 『산해경』에도 한반도에 무궁화가 많이 자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한반도를 표상하는 꽃으로 여러 문헌에 다양하게 등장했다. 개화기에 애국가를 창작할 때 뒤풀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이 들어가면서 무궁화는 조선의 국화가 되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꽃 모양과 색깔이 다른 여러 품종이 있으며 다른 화목류에 비해 병이 거의 없는 편이다.
무궁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온 나무다. 중국의 고대 지리서인 <산해경>에 나오는 훈화초(薰華草)는 당시의 우리 무궁화를 가리키는 것이어서 적어도 기원전에 이 나무가 국내에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나무는 본래 인도와 중국 서남부 지역에서 자라다가 아주 이른 시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궁화는 <동국이상국집 1241>에 무궁(無窮) 또는 무궁(無宮)으로 나온다. 이로 보면 적어도 고려 시대에는 무궁화라는 명칭이 있어 이를 무궁화(無窮花) 또는 무궁화(無宮花)로 적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옛 문헌을 검색해보면 두 한자어 가운데 무궁화(無窮花)의 빈도가 훨씬 높다.
옛 문헌에 나오는 무궁화를 근거로 무궁화의 어원을 이것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 100일 동안 한 그루에서 3000송이 이상의 꽃이 피고 지기를 계속해서 반복함으로 다함이 없게 피다라는 뜻의 무궁화라 이름 붙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무궁화는 말이 먼저 있고 나중에 이것을 한자로 적은 것이 무궁화이므로 이러한 설명은 조금 어색하다.
무궁화는 중국어 목근화(木槿花)를 차용한 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목근화에 대한 중국어 근세음은 무긴화에 가까운데, 이것이 무깅화를 거쳐 무궁화로 변했을 가능성이 높다. 무궁화로 어형이 크게 변하여 중국어 무긴화와의 관계가 희박해지자, 오랫동안 피고 지는 꽃의 속성을 떠올려 무궁화라 그럴듯하게 한자의 음을 취하여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무궁화가 중국어에서 온 말이라고 하니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이럴 때 뒷맛이 사납다고 한다. 그러나 언어의 문제를 감정으로 대할 수는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예로부터 민간에서 불러온 이름이 있었을 텐데, 그것이 중국어 차용어에 밀려나 전해지지 않는 것이다. 전라도 완도와 구례에서 쓴느 무우게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 쓰는 무게를 무궁화에 대한 향명(鄕名)으로 생각하기도 하나, 이들은 무궁화로부터 여러 차례 변화를 겪은 어형에 불과하여 그렇게 보기 어렵다.
무궁화는 본래 꽃 이름이지만 지금은 주로 나무 이름으로 쓰이고 있다. 아주 이른 시기에 꽃 이름에서 나무 이름으로 바꾼 것이다. 꽃은 무궁화꽃으로, 나무는 무궁화나무로 구별하여 부르기도 한다.
한반도에 무궁화가 많이 자라고 있었다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산해경(山海經)』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기원전 8∼3세기 춘추전국시대에 저술된 지리서(地理書)라고 전하여 내려오는 문헌으로, 동진(東晉) 때 곽박(郭璞)이 그 때까지의 기록을 종합, 정리한 것이다. 이 책에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가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君子之國 有薰花草朝生暮死).”라는 기록이 있다.
군자국은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것이며, 훈화초는 무궁화의 옛 이름이다. 이로 미루어 아주 예로부터 무궁화가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신라 효공왕이 문장가 최치원에게 작성시켜 당나라에 보낸 국서(國書) 가운데
“근화향(槿花鄕)은 겸양하고 자중하지만, 호시국(楛矢國)은 강폭함이 날로 더해간다.”
고 한 것이 있다.
『구당서(舊唐書)』 권199 신라전(新羅傳) 737년( 성덕왕 36) 기사에도
“신라가 보낸 국서에 그 나라를 일컬어 근화향, 곧 무궁화의 나라라고 하였다.”
고 한 것이 있다. 이러한 기록들은 신라시대 이미 우리 나라를 근화향, 곧 무궁화의 나라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조선 세종 때 강희안이 저술한 한국 최고의 화목에 관한 책인 <양화소록>을 보면
“우리나라에는 단군이 개국할 때 무궁화[木槿花]가 비로소 나왔기 때문에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일컫되 반드시 ‘무궁화의 나라(槿域)’라 말하였으니, 무궁화는 예로부터 우리 나라의 봄을 장식하였음이 분명함을 알 수 있다.”
라는 기록도 있다.
일본의 『왜기(倭記)』에는 “무궁화는 조선의 대표적 꽃"으로서 무려 2,100여년 전 지나(支那)에서도 인정된 문헌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전국민으로부터 열광적 사랑을 받았으며, 문학적 · 의학적으로 진중한 대우를 받았다. 일본의 벚꽃, 영국의 장미와 같이 국화로 되어 있다가 조선조에 들어와 왕실화가 배꽃[梨花]으로 정해져 무궁화는 점차로 세력을 잃고 조선민족으로부터 소원해졌던 것이다. 20세기의 문명이 조선에 들어옴에 유지들은 민족사상의 고취와 국민정신의 통일진작에 노력하여, 붓과 말로 천자만홍의 모든 꽃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로되 무궁화는 여름과 가을에 걸쳐 3, 4개월을 연속해 핀다고 하여, 그 고결함과 위인적 자용(偉人的姿容)을 찬미하였다. 따라서, 무궁화강산 운운은 자존된 조선의 별칭인데……”라는 기록이 있어, 우리 민족과 무궁화의 관계를 잘 나타내고 있다.
또한, 1935년 10월 21일 <동아일보> 학예란에 ‘조선의 국화 무궁화의 내력’이라는 제목 아래 “아마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조선에도 개화풍이 불어오게 되고 서양인의 출입이 빈번해지자 당시의 선각자 윤치호 등의 발의로 양악대를 비롯하여 애국가를 창작할 때 애국가의 뒤풀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이 들어가면서 무궁화는 조선의 국화가 되었다. 안창호 등이 맹렬히 민족주의를 고취할 때 연단에 설 때마다, 가두에서 부르짖을 때마다 주먹으로 책상을 치고 발을 구르면서 무궁화동산을 절규함에, 여기에 자극을 받은 민중은 귀에 젖고 입에 익어서 무궁화를 인식하고 사랑하게 되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후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말은 우리 한민족의 가슴 속에 조국에 대한 영원한 사랑의 뜻으로 남게 되었다.
무궁화의 원산지는 학명으로 미루어 시리아라고 해석되었다. 그러나 원산지가 시리아라는 데 대하여 점차 의문이 제기되고 최근 인도 · 중국 · 한국 지방이 원산지라는 설이 유력하다. 무궁화는 아욱목 아욱과 무궁화속 식물로 200여 종이 있다. 세계적인 분포는 동아군(東亞群) · 하와이군 · 북미군 · 중남미군 · 남아군(南亞群) · 이도군 · 아프리카군의 7개 지역으로 나누고 있는데, 무궁화는 동아군에 속하는 식물이다.
무궁화의 명칭은 여러 가지이며 중국에서는 목근(木槿) · 순영(舜英) · 순화(舜華) · 훈화초(薰華草) · 조개모락화(朝開暮落花) · 번리초(藩籬草) 등으로 쓰였으나 무궁화로 쓰인 적은 전혀 없다. 우리 나라에서는 한자로 무궁화(無窮花 · 無宮花 · 舞宮花) 등으로 쓰였으며, 근래에는 무궁화(無窮花)로만 쓰이고 있다. 이 세 종류의 한자표기는 예로부터 쓰여오던 순 우리말에 한자음을 따서 사용해 오다가 뜻이 좋은 무궁화(無窮花)로 통일되어 쓰이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무궁화라는 말도 원래의 이름이 아니고 무궁화와 유사한 음의 단어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김정상(金正祥)의 논문 <무궁화보 無窮花譜>에서 1923년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면 비자리에서는 노인들이 무궁화를 ‘무우게’라 부르고 있다고 보고하면서, 무궁화라는 꽃 이름은 ‘무우게’에서 변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이양하는 그의 수필에서 호남지방 출신인 그의 친구가 어렸을 때부터 무궁화를 많이 보아 왔으나 그것이 무궁화라는 것은 전혀 몰랐고 ‘무강’나무로만 알아 왔음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사실로 보아 무궁화는 오래 전부터 우리 나라 고유의 다른 이름이 있었으며, 이것이 한자 무궁화(無窮花)로 기록되어 온 것을 강력히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무쿠게(牟久計)’로 부르고 있는데, 무궁화가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전해진 이름인 것 같다. 무쿠게라는 한자가 오직 음만을 표시하고 별로 뜻이 없는 것으로 보아 더욱 그렇게 여겨진다.
학명에 syriacus가 붙여진 것은 시리아가 원산지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리아가 원산지라는데 대해서는 반론을 내세우는 학자가 많고, 한국과 아시아 지역 일부가 원산지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 유래는 단군조선 이전의 시대로, 신시시대때부터 무궁화는 환화(桓花)로 우리 민족의 시작과 그 역사를 함께한 신령한 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만큼 아주 오래 오래전부터 삼천리 강산에 널리 자생했던 사실은 대한민국이 원산지이기 때문이다.
무궁화의 품종에는 250여 종이 있고 동아군(東亞群)에 속하는 식물이다. 무궁화의 명칭은 중국에서는 목근(木槿), 순영(舜英), 순화(舜花), 훈화초(薰花草),단(쓩), 친, (일급(日及) 조개모낙화(朝開暮落花), 화노옥중(花奴玉蒸), 번리초(藩離草)등 여러 가지로 쓰였고, 무궁화로는 쓰이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한자로 무궁화(無窮花,無宮花,舞宮花)로 쓰였는데, 최근에는 無窮花로만 쓰고 있다. 옛날부터 쓰여 오던 무궁화라는 한글명칭은 훈민정음창제(1443년)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다(16세기 부터). 한자로는 목근화(木槿花)로 표기하고 있다. 이로써 볼 때, 목근화 → 무긴화 → 무깅화 → 무궁화의 형태로 변했으며 여기에 뜻이 좋은 무궁화로 차음(借音)하여 표기하였음을 알 수 있다.
김정상(金正祥)은 그의 논문 <무궁화보>에서 1923년에 전남 완도군 소안면(所安面) 비자리(榧子里)에서는 노인들이 무궁화를 무우게 로 부른다고 보고 하였고, 무궁화라는 꽃 이름은 무우게에서 변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사실을 보면 무궁화는 오래 전부터 한국 고유의 다른 이름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는 <무쿠게> , <모쿠게아사가오(牟久計朝顔)> 하치스 , 기하치스등으로 쓰고 있는데 무쿠게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무궁화가 도입될때에 전해진 이름이다. 무쿠게라는 한자가 오직 음만을 표시하고 별로 뜻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 더욱 그렇게 믿어진다.
속명 Hibiscus는 이집트의 히비스(Hibis)신(神)을 닮았다는 뜻으로, 곧 히비스신처럼 아름답다는 뜻이다. 또 속명이 Althaea라고도 쓰였는데 그리스어로 치료한다 라는 뜻이다. 영명(英名)으로 Rose of Sharon이라고 한 것은 가나안복지 중에서 제일 좋은 곳 샤론에 피는 장미라고 하여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크게 찬미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화(國花)는 '무궁화'
각 나라를 상징하는 꽃, '국화'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리나라 국화는 왜 무궁화이고 그 배경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국화는 조국을 상징하는 꽃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의 국화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그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정해진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 온 무궁화는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라는 뜻과 '일편단심 섬세한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어요.
무궁화의 유래로는 단군조선 이전의 시대부터 하늘나라의 꽃으로 귀하게 여겼고, 신령한 꽃으로 여겨졌습니다. 오랜 세월 무궁화와 함께하며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가사가 애국가에 삽입된 이후로 국민의 무궁화 사랑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무궁화가 국화로서 평탄하지만은 않았는데요. 일제강점기에 '민족의 상징'과 국민의 독립 정신을 고취하는 꽃이라는 이유로 무궁화는 탄압되었습니다. ‘손에 닿기만 해도 부스럼이 생긴다’, ‘보기만 해도 눈에 핏발이 선다’는 등 유언비어를 퍼트리기도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독립투사들은 무궁화를 ‘독립 정신’과 ‘민족 얼의 상징’으로 사용하며 독립선언서에서 사용하였습니다. 이렇게 우리 민족에게 힘을 준 무궁화는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국화로써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나라별 국화”
세계 각국에서는 각자의 국화(國花)를 가지고 있죠. 단 모든 나라에 국화가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주를 상징하는 꽃인 주화(state flower)가 있습니다. 나라마다 선택된 국화가 무엇이며 가지고 있는 꽃말을 알아봅시다.
영국의 국화는 장미입니다. 그 일화에는 30년 동안의 왕위를 쟁탈하기 위한 장미전쟁이 있습니다. 랭커스 가문은 붉은 장미, 요크 가문은 흰장미를 문장으로 사용했으며 랭커스 가문의 헨리 7세가 왕위를 차지하면서 영국의 국화는 장미가 되었다고 하네요. 붉은 장미의 꽃말은 열정, 사랑의 의미를 지닙니다.
프랑스의 국화는 아이리스입니다. 꽃말은 기쁜 소식, 사랑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클로비스왕 꿈속에서 천사가 아이리스가 새겨진 방패 3개를 주었고 그 후 왕은 전쟁에 나갈 때 방패에 아이리스 문장을 새기게 하면서 대승을 거뒀다고 합니다. 그 후 왕가의 문장이 되었고 프랑스의 국화가 되었습니다.
네덜란드하면 떠오르는 꽃은 바로 튤립이죠. 튤립의 꽃말은 사랑의 고백, 명예, 명성입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튤립의 원산지는 네덜란드가 아닌 '터키'라고 합니다. 터키가 에스파냐로부터의 네덜란드의 독립을 축하하기 위해 튤립을 선물하였고 전 국토에 심으면서 네덜란드의 국화가 되었답니다.
일본의 경우는 공식적인 나라꽃은 없으며 국화(菊花)가 황실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공식적인 국화는 없지만, 벚꽃은 일본을 대표하는 꽃으로 여겨져 왔는데요. 벚꽃 꽃말은 순결, 절세미인의 뜻이 있습니다.
호주의 국화는 아카시아꽃입니다. 노란 아카시아와는 호주의 통합과 질서를 뜻합니다. 호주에서는 매년 9월 1일 아카시아 날-National Wattle Day로 지정하여 축하하고 있습니다. 호주 원주민들은 예로부터 방패와 창을 만드는 재료, 식용에서부터 의약용까지 생활에 밀접하게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국화는 데이지입니다. 태양의 눈 이라고도 불리는 데이지는 겸손함, 아름다움, 천진난만한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일의 국화는 수레국화로 '행복'의 꽃말을 가진 여름에 피고 가을에 지는 꽃입니다. 스위스는 알프스에서도 자라는 겨울 꽃인 에델바이스입니다. 지금까지 세계 나라를 상징하는 국화의 재미있는 유래를 알아보았습니다.
무궁화는 왜 국화(國花)일까? 나의 인식은 교육의 산물 덕분이다. 나에게 국화를 정하라고 한다면, 전혀 다른 ‘나만의 꽃’을 정하고 싶다. 솔직히, 국화(國花)에 대한 국민투표도 다시 해보는 것이 어떨까? 그렇다면 전혀 새로운 꽃이 국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개나리꽃, 혹은 국화(菊花), 혹은 장미 등등이다. 나는 난초(蘭草)의 깊고 은은한 향도 좋고, 봄의 전령사 매화(梅花)도 좋다. 매란국죽(梅蘭菊竹)은 4군자로 칭할 정도로 이미 인정받았는데, 무궁화는 들어있지 않다. 어쨌든, 무궁화는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꽃이다.
무궁화(無窮花)는 발음을 다시 한자로 적은 한자어이다. 풀이하면, “가난한 사람이 없는 꽃”, 즉 “모두가 잘 사는 염원을 담은 꽃”이다. 100일동안 꽃이 피니, 그 끈기는 알아줘야한다. 100일동안 무궁화가 피는 비법은 ‘날마다’이다. 무궁화는 그날 피어서 그날 진다. 하루살이 꽃이다. 그러나, 계속 릴레이로 피니까, 사람들은 무궁화가 100일 동안 피어있다고 믿는다. 꽃의 입장에서는 1일 천하이고, 나무의 입장에서 100일동안 꽃이 핀 것이고, 사람의 입장에서도 무궁화는 100일동안 꾸준하게 핀 꽃이 된다.
무궁화의 어원은 목근(木槿)이다. 즉, 무궁화 나무를 줄여서, 목근이라고 하는데, 목근의 꽃을 목근화, 그것이 무궁화로 변화된 것이다. 목근(木槿)은 목련(木蓮)이나 목화(木花)처럼 나무이름을 정할 때 자주 등장하는 방법이다.
무궁화 근(槿)은 나무 목(木)과 진흙 근(堇)의 합성이다. 진흙은 질긴 흙이고, 가죽처럼 끈질긴 흙이며, 비옥한 땅을 말한다. 한반도 전체가 비옥한 땅이다. 사막에서 잘 자라는 나무는 선인장이고, 물속에서 잘 자라는 풀은 물풀이듯, 무궁화는 진흙처럼 비옥한 땅에서 잘 자라는 나무다. 진흙이 끈질기듯, 무궁화도 끈기있는 나무다. 100일동안 핀 꽃이니 그렇다.
그러나, 무궁화에 대한 사자성어는 부정적이다. 팩트를 중심하면 무궁화는 끈기롭지 못하다. 1일로 꽃은 끝나고, 다른 꽃이 피기 때문이다. 시들었던 꽃이 다시 고개를 쳐들지 않는다. 시든 꽃은 시들고, 다른 새로운 꽃이 하루동안 핀다. 매미는 7일동안 운다지만, 무궁화는 1일로 끝난다. 근화일일(槿花一日)은 무궁화 꽃이 하루만 핀다는 뜻으로 부귀영화의 무상함을 말한다. 근화일조몽(槿花一朝夢)도 무궁화 꽃의 하루아침 꿈이다.
중국을 최초로 세운 임금을 요임금, 순임금이라고 한다. 물론, 그 위에도 임금이 있었는데, 정식으로 시작된 두 임금, 법이 필요없도록 통치를 잘해서 태평성대를 이룬 두 임금을 ‘요순시대’라고 부른다. 요임금은 순임금의 장인이다. 요임금은 사위였던 순임금에게 왕권을 물려줬다. 순임금은 아버지가 재혼해서, 새어머니와 이복동생들로부터 핍박을 많이 받았고, 죽음의 고비를 겪었으나, 효성이 지극해서 그 심성을 보고, 요임금이 순임금을 사위로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순(舜)을 ‘무궁화 순’이라고 한다. 우연의 일치일까? 순하고 순한 순임금이 무궁화의 어원을 갖고 있다는 것, 무궁화는 한번도 전역에 펼쳐져 있다는 것, 아마도 순임금은 동이족의 선조가 아닐까?
'무궁화' 어렸을 때 노래 중에 "무궁무궁 무궁화 무궁화는 우리 꽃"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너도나도 모두 무궁화가 되어.지키자 이 땅 빛내자 조국 아름다운 이 강산 무궁화 겨레 우리 손 잡고서 무궁화~ 무궁화 ~ 우리는 무궁화다.
우리나라의 무궁화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동진(東晉)의 지리서(地理書) 산해경(山海經)에 군자의 나라에 무궁화가 많은데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더라(君子之國有薰華草朝生暮死). 라는 기록이 있다.
또 중국의 고전인 고금기(古今 記)에는 군자의 나라에는 지방이 하늘의 뜻인데 무궁화가 많이 피었더라 (君子之國地方千里 多木槿花)라는 기록이 있고, 예문유치(藝文類聚) 권(卷)89에는
"군자의 나라에는 무궁화가 많은데 백성들이 그것을 먹는다. (君子之國多木菫之華人民食)"
라는 기록이 있다.
이상에서 보더라도 최소한 4세기 중엽의 한국에는 가는 곳마다 무궁화가 만발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무궁화가 한국 자생(自生)인 것으로 믿을 만도 하다. 최치원이 당나라에 보낸 국서에서 신라를 '근화 향'(槿花鄕)무궁화의 나라, 신라를 뜻함)이라 하였고, 구당서에도 같은 기록이 있다. 강희안의 양화소록에 중국에서 한국을 '근역(槿域)'이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려 예종(睿宗)은 고려를 ‘근화 향(槿花鄕)’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기록들을 보면 무궁화는 근대 이후부터 민족의 꽃으로 선택된 것이 아니라, 환단고기(桓檀古記)의 기록에서처럼 단군임검께서 이 나라를 세울 때 겨레의 영원한 표상으로 점지하신 꽃이며 오랜 역사를 두고 우리 민족의 구심점의 위치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 끊임없이 피워 온 꽃이다.
애국가 가사에 "무궁화 삼천리" 라는 구절이 아무런 저항 없이 표현된 것도 무궁화가 오랜 세월을 통해 우리나라, 우리 민족과 인연을 맺어 온 때문이다. 다만 자두나무를 중시한 조선왕조 때에 와서 소외를 당하게 되었고, 일제강점기에 무궁화가 한국 민족의 상징적인 꽃이라는 것을 알고 전국적으로 뽑아 없애버림으로써 큰 수난을 겪었다.
꽃나무가 한 민족의 이름으로 이처럼 가혹한 시련을 겪은 사례는 일찍이 없었다. 애국지사 남궁억은 무궁화 묘목을 전국적으로 보급해오다가 교도소에 투옥되었고, 동아일보 제호의 무궁화 도안도 삭제되었다. 무궁화가 태극기와 함께 한민족에게 조국을 상징하고 결속력을 키우는 강력한 존재임을 간파한 왜놈들은 무궁화를 우리 민족과 멀리 떼어놓기 위해 무궁화를 볼품없는 지저분한 꽃이라고 경멸하여 격하시키고 일본 꽃인 벚꽃을 심게 했다.
광복이 된 지 69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매년 진해에서는 일본 꽃인 벚꽃(사쿠라) 큰잔치를 하면서도 우리나라 꽃 무궁화 잔치는 하지 않는 것은 일제에 의해 날조된 환국 배달국 단군의 역사를 아직 모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제 때 빼앗긴 민족혼을 오늘날까지 제대로 찾지 못하고 남의 정신에서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다.
매년 진해 벚꽃 축제는 이만접고 겨레의 숨결이 어린 무궁화 큰 잔치로 바꿔야 한다.
정부 규정상 무궁화가 나라꽃이 된 것은 1949년이지만, 실제로 무궁화가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 나라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꽃이 된 것은 이미 수천 년 전의 일이다. 매, 난, 국, 죽 등 사군자가 있고 전국 각지에 진달래꽃도 피는데 왜 하필이면 무궁화가 우리 민족에게 선택된 것일까? 이 꽃이야말로 겨레의 숨결이 담긴 소중한 무궁화. 국민 모두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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