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오늘 KBS 신년대담 방송…미니 다큐 형식, 현안 '돌파'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KBS와 촬영한 신년 대담이 7일 방영된다. 대담에는 취임 3년차 국정 운영 구상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과제를 포함한 주요 정책이 다뤄질 예정이다. 아울러 배우자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입장이 주목된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 방송은 KBS 1TV에서 이날 오후 10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편성됐다. 대담은 오후 9시 뉴스가 끝난 뒤 오후 10시부터 100분간 방영될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KBS와 신년 대담을 녹화했다. 진행은 박장범 KBS 앵커가 맡았다. 윤 대통령은 대담에서 취임 3년차 국정 운영 구상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국정 과제인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 추진 계획과 저출생 문제 해결 등이 주요 주제로 꼽힌다. 올해 국정 기조인 '민생'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신년 정부 업무보고를 개선해 진행한 민생토론회에서 행정 서비스 서류 완전 전산화,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 휴업 규제 및 단통법 폐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연장 등 굵직한 정책들을 내놓은 가운데, 민생 정책 설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尹, 사전 대본 없이 현장에서 '즉답'…김건희 여사 등 현안 입장 주목
민감한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도 주목된다. 특히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입장이 여론의 관심사다. 대통령실은 해당 논란에 대해 재미교포 목사가 김 여사 선친과 인연을 앞세워 의도적으로 접근해 치밀한 기획 아래 영부인을 불법 촬영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 현재는 진화됐지만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 문제 등도 민감한 현안이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이 올린 예상 질문과 답변을 참고하지 않고 현장에서 즉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현안들에 대한 질의응답이 가감 없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준비된 멘트 없이 현장에서 직접 그간의 생각을 즉답했다"며 "아무 종이 한 장 없이 녹화에 들어갔다. 프롬프터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담은 통상적인 대담과는 달리 윤 대통령이 직접 대통령실 청사 내부를 소개하는 등 '미니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전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으로 이전한 대통령실의 기능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국정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담을 통해 하락하는 국정 지지율을 반전 시킬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29%로 9개월 만에 20%대로 떨어졌다.(조사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12.7%.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앞서 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이나 기자단과의 '김치찌개 오찬' 등 다양한 소통 방식을 고민했으나, 메시지 전달 효과 등을 감안해 방송사 단독 대담을 결정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지난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을 기념해 이뤄진 바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이한 지난해 새해에는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를 통해 국정 운영 구상을 밝혔다.
‘미니 다큐’처럼… 대통령실 내부 직접 소개한 尹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공개된 KBS 1TV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미니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용산 대통령실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직접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대담 도중 김건희 여사와의 일상에 대해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현관에서 진행자인 박장범 KBS 뉴스9 앵커를 맞아 내부를 안내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대담이 국정 구상과 더불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한 대통령실을 국민에게 소개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 취임 첫해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진행했던 1층 로비에서 “아침 도어스테핑(내용)이 종일 기사로 덮이니 각 부처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됐다”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향후) 언론과 접할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대담에서 사전 원고나 프롬프터 없이 직접 생각을 말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답변하던 중 ‘부부 싸움을 하셨나’는 질문에 “전혀 안 했다”며 웃기도 했다.
소위 ‘김건희법’(개식용금지법)에 대해서는 “강아지 6마리를 키우며 자식처럼 생각하니까 ‘개 식용 금지 입법화 운동에 나서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집사람도 꽤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어 “아침 일찍부터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많이는 못하지만 비교적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방문 때 백악관 국빈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것에 대해서는 “돈 매클린이 노래를 못 부른다고 해서 제가 노래(아메리칸 파이)를 좋아하는 것을 아니까 한 소절 불러 달라고 해, 피하기는 그래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에서는 120대 국정과제 현황판, 책상 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물인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명패, 부친의 유품인 책장 등을 보여 줬다. 국무회의실에서는 박 앵커가 대통령의 좌석에 앉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2층 로비에서는 해외 정상들의 선물이 공개됐다.
“앞선 남북회담 소득 없어… 핵무장보다 NPT 준수해야”
“회담보다 인도적 협력 관계 우선
北 비이성적 도발에도 대비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이제까지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소득이 없었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먼저 인도적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KBS 신년 대담에서 “세 분의 대통령이 노력했지만 조금 더 단단한 실무자들의 교류와 논의가 뒷받침됐더라면 낫지 않았겠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톱다운(하향식) 방식은 곤란하고 보텀업(상향식) 방식으로 결과를 조금 준비해 놓고 해야 한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지난 정부처럼 정상이 먼저 만나는 것보다 양측 실무진 간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북한의 잇따른 군사 도발로 국내에서 독자 핵무장 여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핵확산방지조약(NPT)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며 “(핵무장을 하면) 북한과 마찬가지로 경제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 개발 역량은 우리 과학기술에 비추어 마음만 먹으면 시일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NPT를 준수하는 것이 국익에 더 부합한다”고 설명했고, 대신 자신이 그간 성과를 낸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 행보’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국가라면 핵 개발을 위해 경제를 파탄 내선 안 되는 것”이라며 “(북한이)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결론을 낼 수도 있는 세력이라는 것을 전제로 우리의 안보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 주민은 우리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면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이 개선될 수 있는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신년 대담서 김 여사 명품백 논란 입장 밝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신년 대담에서 집권 3년차 국정운영 방향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대통령실에 녹화 촬영한 신년 대담이 이날 오후 10시부터 KBS 1TV를 통해 100분간 방영된다.
이번 대담에서 윤 대통령은 △물가 관리 △금리 △의료 개혁(의대 정원 확대) △늘봄학교 △저출산 △주식시장 △중대재해처벌법 △여소야대 △야당 대표와 회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당 지도부와 관계 △총선 공천 △지지율 △정치인 테러 △개 식용 금지 △파우치(김 여사 명품가방 논란) 문제 △제2부속실 및 특별감찰관 임명 △한일관계 및 징용 배상 대법원판결 △한미관계와 미국 대선 △한중관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경제안보 △남북 관계 △남북정상회담 및 핵 억지력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민생과 외교 현안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윤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밝혔지만, 윤 대통령은 특히 이목이 쏠린 김 여사 명품가방 논란에 대해선 소상하게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과 갈등이 표면화 됐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를 포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 여부와 여소야대 상황에서의 잇따른 거부권 행사 배경에 대한 언급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설 연휴를 앞두고 차분하게 올 한해 국정 운영 방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자 마련된 대담에서 윤 대통령은 소탈하고 진솔하게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대언론 소통 방안을 두고 고심한 대통령실은 G7(주요7개국) 정상들의 사례를 참고했다는 후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신년사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방송 대담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각각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송 대담 이후 출입기자단과의 기자회견, 김치찌개 간담회 등 기존에 검토됐던 언론과의 소통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담은 대통령실 집무실 현관과 로비, 국무회의장,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해외 정상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었다…윤 대통령의 ‘김건희 명품가방’ 해명
“박절하게 대하기 어려워서”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문제를 두고 밝힌 입장은 김 여사를 ‘정치 공작’ 피해자로 규정하고 대처 과정의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요약된다. 명시적 사과나 유감 표명, 명확한 진상규명 의지는 없었다. 직접 입장을 밝히며 정국 돌파를 시도했지만 법 위반 논란을 “매정하게 끊지 못한” 데서 비롯된 일로 설명한 것이다. 명백한 진상규명과 김 여사의 사과를 바라는 여론과는 동떨어진 인식을 보여주면서 비판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KBS를 통해 100분간 녹화 중계된 〈KBS 특별 대담 -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전후 경위를 설명했다.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와의 별도 만남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고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박절하게 대하기 어려워서” 이뤄졌다고 했다.
‘명품가방’이란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 앵커의 질문에선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만 백’으로 명명됐고, 윤 대통령 답변에선 가방이라는 표현도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전체 과정을 두고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저 역시도 그럴 때가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즉시 반환하지 못한 경위 등에 대해서도 콕 찝어 밝히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대신 세 차례 ‘공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최 목사의 의도와 몰카 촬영의 부적절성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시계에다가 이런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 (만남 후) 1년이 지나서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나 정치공작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좀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여기에는 김 여사를 ‘총선용 정치 공작’의 피해자라고 강조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달 5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때도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총선용 악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여사와 관련한 진상규명 움직임과 이를 지지하는 여론을 번번이 ‘총선용 공작’으로 해석해 맞서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대응 방식을 두고는 “아쉬움”, “오해” 등의 표현을 거듭했다. 윤 대통령은 “저한테 미리 상황을 얘기했다면 저는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남아있기 때문에 좀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아내 입장에서는 (부친과의 인연 등) 여러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며 “좀 하여튼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여기에 대해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그런 부분들을 분명하게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재발 방지를 두고도 “이런 일이 발생 안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박절하게까지야 누구를 대해서는 안되겠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그어가며 처신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배우자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논란을 ‘처신’ 문제로 변환해 설명한 것으로 읽힌다. 사안을 축소했다는 비판이 불거질 수 있는 지점이다.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공적 관리 방안으로 거론된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설치를 두고는 ‘예방책’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사실상 (최재영 목사가)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건데 적절하게 막지 못하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저나 제 아내가 앞으로 국민들께서 걱정 안 하시도록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명확하게 단호하게 해야 된다는 것이고 제2부속실을 비롯한 제도들은 지금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인식은 기존에 대통령실을 통해 간접적으로 밝혀온 인식과 궤를 같이 한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말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5개월째인 2022년 9월 최 목사를 따로 만나 명품 가방을 받는 영상이 공개된 이후 ‘몰래카메라(몰카) 공작’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윤 대통령은 이 사안이 공개된 후 두 달이 넘게 침묵을 지켜왔다. 처음으로 직접 설명에 나선 데는 ‘김건희 리스크’ 확산이 총선을 앞둔 여당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등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응을 요구하는 등 여당 내에서도 공식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대통령실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에서 비롯된 윤·한 충돌 사태에도 이 문제에 대한 미묘한 입장차가 방아쇠가 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도 파장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사과가 빠진 입장 표명을 두고 ‘김 여사 성역화’ 비판이 가속화할 수 있다. 명시적 사과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야당을 중심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당 차원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중이다. 여당은 윤 대통령의 대담을 계기로 사태를 매듭지으려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그림을 찍기 위한 저열한 몰카 공작”이라며 “그런 점을 국민이 잘 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은 진실한 사과를 요구했던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책임 회피를 위한 ‘몰카 공작’, ‘정치 공작’ 주장에 대통령이 동참하다니 기가 막힌다”며 “윤 대통령이 국민께 용서를 구할 길은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고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하겠다고 천명하는 것뿐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집권 3년차 윤 대통령, 2년째 ‘새해 기자회견’ 패스…야당 “국민소통 거부”
생방송이 아닌 ‘녹화 대담’ 형식을 띤 7일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 방식을 두고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부터 한국방송(KBS)에서 방영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 출연해 박장범 앵커와 대담했다. 대담은 사흘 전인 지난 4일 대통령실에서 사전 녹화됐다. 이 때문에 사전 질문 조율과 편집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이런 가능성을 부인했다. 한국방송으로부터 사전 질문지를 요구하지 않았고, 대담 녹화 현장에서의 문답도 즉석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이런 주장에도 추후 편집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한국방송 사장 인사권을 지니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새해 기자회견을 건너뛰었다. 지난해 1월엔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로 기자회견을 갈음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1년6개월 동안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올해는 대담이라는 소통 방법을 택했을 뿐 기자회견을 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기자회견을 포함한 여러 소통 방안을 검토·추진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녹화 대담이라는) 소통의 방식만으로 이미 국민 소통을 거부하는 ‘대통령의 오기’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성준 대변인도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대국민 기자회견을 이런 식으로 하는 데 문제가 많다. 각본대로 녹화한 불통정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 앞 터뜨리는 것 자체가”…윤 대통령 ‘명품백 정치공작’ 주장 되풀이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사과 없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되는데 저 역시도 그럴 때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말 해당 논란이 불거진 뒤 70일 만에 나온 첫 입장인데, 김 여사를 ‘정치공작’을 당한 피해자로 규정한 기존 여권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재발 방지 의지를 부각하려 하면서는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분명히 해야 될 것 같다”면서도 구체적 대책은 말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에 방영된 한국방송(KBS) ‘특별대담―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앵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재발 방지 대책으로 언급했던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고만 했고, 대통령 가족 비위를 감찰할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선정해서 보내는 것이고 대통령실은 받는 것”이라며 공을 국회로 돌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1시간40분간 정치·경제·사회·외교 등 집권 3년차 국정 기조를 두루 홍보했다. 그는 북한을 향해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결론을 낼 수도 있는 세력이라는 걸 전제로 안보를 더 튼튼하게 구축해야 된다”고 강경 메시지를 발신했다. 윤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면서도 “인도적인 협력 관계가 필요하고 톱다운 방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고 전제를 달았다.
윤 대통령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저도 선거 지휘라든지, 공천이라든지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그간 불거졌던 당무 개입 의혹에 선을 그었다. 최근 김 여사 관련 입장 등으로 충돌 양상을 보여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박 앵커 질문에 “대통령이나 당의 대표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결국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사로운 게 중요하지 않다”고만 언급했다. 대통령실 출신 참모들의 총선 출마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실의 후광이라고 하는 것이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이번 대담은 지난 4일 박 앵커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촬영한 뒤 편집을 거쳐 전파를 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새해 기자회견을 대신해 조선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도 기자단 전체를 대상으로 한 새해 회견을 건너뛰었다.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뒤 18개월간 정식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차분하게 새해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는 것이 적절할 것 같아 특정 언론사와의 대담을 택했다고 설명하면서, 대담이 생방송이 아닌 사전 녹화 방식으로 진행된 데 대해서는 방송사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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