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죽을 걸다
씨름이나 태껸에는 발로 상대편의 다리를 옆으로 치거나 끌어당겨서 넘어뜨리는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을 ‘딴죽'이라 하고, 이 기술을 거는 것을
“딴죽을 걸다.”
라고 한다. 딴죽을 걸어 상대방을 넘어뜨리듯, 교묘하게 상대를 괴롭히거나 서로 합의했던 일을 딴전을 부려 어기는 것을 비유하여 이렇게 표현한다.
“서로 약은 제를 하고서로 딴죽을 걸어 넘기는 패를 쓰는 것이란 말인가?”(염상섭,상대)
와 같이 쓸 수 있다.
“딴지를 걸다.”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택견의 기술
전통적인 수련 체계의 기본은 품밟기, 손기술(손질), 발기술(발질)로 크게 구분되며 발질은 차기와 딴죽(태기질)로 세분화된다. 택견의 유사 용어에서 기술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각술(脚術)에서 볼 때 발기술이 존재함을 알 수 있고 졸교(捽交)의 한 부류라 하는 기록으로 보아 씨름이나 유도와 같이 넘기는 기술을 포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택견의 기술은 1973년 문화재 당국(현, 국가유산청)에 의하여 조사된 송덕기로부터 채집한 불과 11가지였다.
그러나 1982년 제2차 조사보고서에는 기본기술 30여 종에 응용기술 100여 가지로 대폭 늘어났다. 이러한 과정은 기존 송덕기의 기술을 신한승이 추가로 정리하면서 기술을 세분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송덕기와 신한승을 중심으로 택견 기술 수행은 외형상의 변형과 함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어 각기 단체마다 나름의 기술 체계를 분화 발전시키고 있다.
① 품밟기: 우리 고유의 춤과 같은 3박자 리듬으로 ‘품(品)’자와 같이 세 지점을 밟는다는 의미다. 품밟기는 발을 교대로 앞으로 내딛거나 뒤로 물리면서 삼각형 혹은 역삼각형을 이루며 기본적으로 발바닥을 붙이고 체중을 아래 위로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동작을 말한다. 신한승에 의해 품내밟기, 품길게밟기, 품째밟기 등으로 정리되었다.
② 발질: 발질은 차기와 딴죽(태기질)으로 구분된다. 차기로는 발등으로 정면 위로 차던지, 발등으로 곁을 휘어차거나 발바닥으로 가슴이나 배를 질러서 차거나 발등으로 상대방 허벅지를 밖으로 차낸다던지 손을 바닥에 짚고 몸을 회전시켜 차기 등이 있다. 차기는 원칙적으로 직접적으로 상대를 가격하기 보다는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게 차는 형식으로 상대를 다치지 않게끔 배려하는데 중점을 둔다. 발따귀와 곁차기는 무릎을 접으면서의 힘으로 차는 것이 특징이다. 내지르기는 상대 얼굴을 밀어 차는 형태이다. 곧은발질은 밀어 차는 형태로 발을 바로 들어올려 앞으로 차는 방법으로 발 앞축이나 뒷꿈치로 신체 중심(명치 복부정면 등)을 향해 뻗어 차는 기술이다. 는질러차기는 발이 상대 가격부위 앞에 멈춰 밀착했다가 다시 가속해 밀어내는 방식이다. 복장지르기는 복장에 발을 대고 밀거나 차는 발차기다. 돌려차기에는 후려차기(두름치기)가 있다. 이 기술은 발등을 중심으로 차는 기술이다. 솟구치기(두발낭상)는 허벅지가 가슴에 닿을 정도로 최대한 점프한 상태에서 발차기를 구사하는 기술이다. 날차기(날치기)는 한팔로 땅을 짚으면서 양다리를 올려차면서 상대의 머리를 후려치는 기술을 말한다.
딴죽(태기질)의 경우는 목덜미를 잡아 상대의 몸의 중심을 무너뜨리면서 발등으로 상대방 발뒤축을 안으로 걸어 당겨 넘기는 안짱걸이, 발바닥으로 상대방 안쪽 복사뼈를 쳐서 넘기는 안우걸이(회목치기), 발등으로 상대방 발뒤축 바깥쪽을 걸어 당겨 넘기는 낚시걸이, 발뒤축으로 상대방 오금을 당겨 넘기는 오금걸이나 오금을 지그시 밟아 제압하는 오금밝기 등이 있다.
③ 손질: 손질은 주로 상대를 잡거나 밀거나 하여 상대의 중심을 흔들면서 걸어 넘겨 넘기는 형태로 주로 발질 중 딴죽(태기질)과 함께 사용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택견의 손질은 경기를 위한 수단으로 발기술의 보조수단이며, 싸움수를 강조하는 택견단체에서는 타격기의 손질로 보고 있다. 손질은 손을 피거나 주먹을 쥐고 하는 방법이 있다. 종류는 웃아귀로 상대방 목을 미는 동작의 칼잽이, 상대방 뒷덜미를 손모서리로 내려치는 항정치기, 손모서리로 상대방 목 동맥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도끼질, 먹을 뒤집어 아랫배를 쥐어박는 느진배지르기, 주먹으로 명치를 내지르는 명치기, 주먹으로 겨드랑이, 또는 옆구리를 치는 재갈넣기, 손가락으로 눈찌르기와 같은 안경씌우기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칼잽이 잡아대기, 이마재기 이외에 ‘옛법’ 또는 ‘살수(殺手)’라고 부르기도 하는 경우에 사용할 수 없는 위험한 기술이다. 경기에서는 움켜잡는 대신 덜미걸이, 덜미잽이 등을 사용할 수 있고 손목으로 목이나 가슴을 밀쳐내는 가로밀기가 주로 쓰인다.
④ 활개짓: 품밝기와 같은 기본 보법과 함께 경기 중에 팔을 흔들어 상대방을 혼란하게 하거나 몸의 균형과 함께 상대방 공격에 대비하거나 역공 전략으로 활용되는 일종의 추임새다.
⑤ 기합: 택견은 기술을 활용할 때 ‘이크(익크)’라는 소리를 강하게 발성한다. 이를 시행하는 이유는 기술의 힘을 배가시키도록 하는 일종의 보조적 수단으로 본다.
‘딴죽 걸기’와 ‘딴지 걸기’
‘딴지’란 말이 부쩍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1998년 딴지일보가 창간되면서다. 이때만 해도 ‘딴지’는 표준말이 아니었다. 엄연히 ‘딴죽’이란 표준어가 있었지만 이 매체가 주목받으면서 “딴지를 걸다” “딴지를 놓다”처럼 표현하는 일이 더 늘어났다.
‘딴죽’과 ‘딴지’란 말이 공존하는 현장은 서점에서도 쉽게 마주한다.
“상식에 딴죽 걸다”
“세상에 딴지 걸다”
같은 책 제목도 눈에 많이 띈다.
실생활에서 ‘딴지’란 단어가 빈번하게 사용되는데도 비표준어란 꼬리표는 늘 따라다녔다. 여전히 ‘딴죽’으로 고쳐 써야 한다고 알고 있는 이가 많다.
지금은 ‘딴지’와 ‘딴죽’ 모두 표준말이 됐다. ‘딴죽’만 계속 표준어로 인정해 오다 2014년 실제 언어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딴지’를 별도 표준어로 추가했다. 두 낱말의 뜻은 조금 다르다. ‘딴죽’과 더불어 ‘딴지’도 표준어로 인정하되 두 낱말의 미묘한 어감 차이를 반영해 사전에 올렸기 때문이다.
‘딴죽’은 이미 동의하거나 약속한 일에 대해 딴전을 부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등재됐다. 주로 “딴죽 걸다” “딴죽 치다” 형태로 쓰인다. “오늘 결정한 안건에 대해 나중에 딴죽을 걸면 안 돼” “굳게 약속하고선 이제 와 딴죽을 치면 어떡하니?”처럼 사용한다.
‘딴지’는 주로 걸다, 놓다와 함께 쓰여 일이 순순히 진행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거나 어기대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사전에 올랐다. 적극적인 참여 의사가 함축돼 있다.
“무슨 일을 하든 꼭 딴지를 놓는 사람이 있지요”
“이번 일에는 딴지를 걸지 않아야 할 텐데…”
와 같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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