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 놓은 당상 (堂上)
‘당상(堂上)'은 본래 ‘조선시대에 정삼품 상(上) 이상의 품계에 해당하는벼슬'을 통틀어 이르던 말이다.
당상에 해당하는 벼슬아치들은 망건에다 옥관자(玉貫子, 욕으로 만든 관자), 금관자 (金貫子, 금으로 만든 관자)를 달고 다녔다.
‘관자'는 ‘망건에 달아 당줄을 꿰는 작은 단추모양의 고리'를가리킨다.
당상의 벼슬아치들이 옥관자, 금관자를 달고 다녔기에 ‘옥관자, 금관자'를 흔히 ‘당상'이라고도 했다.
‘당상'에 의미 변회가 일어난 것이 다.
“떼 놓은 당상”
에서 ‘당상'은 바로 변화된 의미로서의 것이다.
망건에서 떼어 낸 옥관자, 금관자는 좀이 먹거나 색이 변할리도 없고, 다른 데에 쓰일 이유도 없다.
그리하여
“떼 놓 은 당상” :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이 없음'
이라는 비유적 의미가 생겨난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으니, 행정고시 합격은 떼 놓은 당상이다.”
와 같이 쓸수 있다.
“떼어 둔 당상”
이라 표현하기도한다. 떼어 놓은 당상이 좀이 먹지 않는다는 쪽에 초점을 두어
“떼어 둔 당상 좀먹으랴.”
와 같이 부연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흔히
“따놓은 당상”
이라고도 하나 이는 잘못된 말이다.
당상관
당상관이라 함은 조선시대 조의(朝議)를 행할 때 당상(堂上)에 있는 교의(交椅)에 앉을 수 있는 관계(官階) 또는 그 관원을 말한다. 동반은 정3품의 통정대부(通政大夫) 이상, 서반은 절충장군(折衝將軍) 이상, 종친은 명선대부(明善大夫) 이상, 의빈(儀賓)은 봉순대부(奉順大夫) 이상의 품계를 가진 사람이다. 이러한 당상관은 의관(醫官)·역관(譯官) 등 기술관, 또는 환관(宦官) 등에게도 간혹 제수하였으나 이는 특례이고 대부분 양반이 독점하였다.
고려시대는 국정의결에 2품 이상의 재추(宰樞)만이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는 그 폭을 정3품 당상관까지 확대하였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당상관은 국정을 입안, 집행하는 최고급 관료 집단이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당상관은 경(京)·외(外)의 양반관료를 천거할 수 있는 인사권, 소속 관료의 고과표(考課表)를 작성할 수 있는 포폄권(褒貶權), 군사를 지휘할 수 있는 군사권 등의 중요권한을 독점하였다. 당상관은 또한 근무일수에 따라 진급하는 순자법(循資法)의 구애를 받지 않고 공덕과 능력에 따라 가자(加資)·가계(加階)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직사(職事)에 관계없이 산관(散官)의 고하에 따라 국왕이 그때 그때 좌차(座次)를 정하는 좌목(座目)에 의해 임명했을 뿐 아니라, 상피(相避)의 적용을 받지 않는 특전을 받았다. 또한, 퇴직 후 봉조하(奉朝賀)가 되어 녹봉(祿俸)을 받을 수 있었으며, 중요 국정에 참여하여 자문하거나 각종 의식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당상관은 의복 착용이나 가마 이용에서도 당하관과 구별되었고, 처(妻)의 고신(告身)을 교지(敎旨)로서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특권을 가진 당상관이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국왕의 특지(特旨)가 있으면 당상관이 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문·무반 관직 중에서 오직 정3품의 당하관직인 승문원정(承文院正)·봉상시정(奉常寺正)·통례원좌우통례(通禮院左右通禮)·훈련원정(訓鍊院正)의 네 자리를 거친 자라야만 당상관이 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당상관이 될 수 있는 길을 제한한 것은 당상관의 수를 줄여 당상관의 권위를 떨어뜨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갈수록 당상관의 수는 점점 늘어 1439년(세종 21) 그 수가 100여인에 이르렀다. 특히 세조 때 계유정난과 북정(北征)·서정(西征) 등 두 차례의 외정(外征)으로 당상관의 수는 급격히 증가하였다. 당상관 가운데서도 2품 이상은 더욱 큰 특권을 누렸다. 즉 퇴직 한 뒤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 3대를 추증(追贈)할 수 있는 권한, 증시(贈諡)를 받을 수 있는 권한, 신도비(神道碑)를 세울 수 있는 권한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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