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발의 차이
참 뜻
글자 그대로 '머리카락 하나만큼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차이를 이르는 일본말 '간파쓰(間髮)'에서 온 말이다.
바뀐 뜻
아주 작은 차이를 이르는 말로 널리 쓰이는 이 말은 일본어를 그대로 들여와 쓰는 것이다. 같은 의미를 가진 우리말 표현
종이 한 장 차이
터럭 하나 차이
등으로 바꿔 쓰는 것이 나을 듯하다
예 시 글
이번에 내가 찍은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떨어졌어.
나느 이번 마라톤 대회에서 간발의 차이로 1등을 놓쳤다.
간발의 차이
“간발의 차이로 기차를 놓쳤다.”
라는 문장에서 ‘간발’은 무슨 뜻일까? 출근길에 기차를 놓친 황망한 상황에서 문득 이 낱말의 뜻이 궁금해졌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다. 조금만 빨리 달렸으면 기차를 탈 수 있었던 친구는 ‘간발’을 ‘한 발짝’의 뜻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간발’을 ‘간(間)발’로 분석하여 그 뜻을 유추한 것이다. 물론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간발’은 ‘間髮’을 원어로 하는 한자어로 ‘아주 잠시 또는 아주 적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풀이되어 있다. ‘터럭이 들어갈 정도의 틈’이라는 원 뜻을 비유적으로 확장한 낱말인 것이다.
그렇지만 ‘간발’을 듣고 ‘한 발짝’을 떠올린 친구도 ‘간발’이 포함된 대부분의 문장을 무리 없이 이해할 것이다. ‘간발’에서 ‘한 발짝’을 떠올려도 문장을 이해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것은 ‘간발’이 주로 ‘간발의 차이’란 관용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기에 ‘한 발짝의 차이’로 이해하든 ‘터럭이 들어갈 틈의 차이’로 이해하든 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모로 가도 서울은 갈 수 있으니, ‘간발’을 한자와 더불어 쓰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유추는 더 빈번해지고 그게 상식으로 굳어질 수도 있겠다.
‘간발’은 ‘간불용발(間不容髮)’이란 전통적인 사자성어에서 나온 말이다.
“현재 국가의 존망은 간발(間髮)을 불용(不容)한다.”(동아일보, 1932.2.19.)
는 문장은 ‘간발’이 ‘간불용발’에서 분리되어 나온 말임을 보여준다. 사자성어의 틀을 벗어난 ‘간발’은 ‘간발의 여유’, ‘간발의 틈’, ‘간발을 두다’ 등처럼 쓰였다. ‘간발의 차이’도 그렇게 나온 표현인데, 이는 ‘間一髪の差’라는 일본어 표현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간발의 차이’ 얼만큼의 간격? ‘유퀴즈 온더 블럭’ 문제로 등장
간발은 얼마만큼의 간격을 뜻하는 말일까요?
발 하나조차 들어갈 수 없는 틈,
발톱 하나조차 들어갈 수 없는 틈,
손톱 하나조차 들어갈 수 없는 틈,
머리카락 하나조차 들어갈 수 없는 틈
이라는 보기가 등장했다. 정답은 머리카락 하나조차 들어갈 수 없는 틈을 의미했다. 대전에서 ‘간발의 차이’ 문제에 도전했던 카페를 하는 박씨는 ‘간발’의 발이 모발의 발과 같을 것“ 이라고 추측해 정답을 맞췄다.
간발의 차는 털끝만 한 차이
'간발(間髮)의 차이'는 머리카락 또는 털 하나 차이다. 털 하나만큼의 간격이면 눈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하다. 그만큼 두 대상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왜 하필 머리카락일까? 길이 측정을 위해 고대에 주로 사용했던 도구는 신체의 일부분이었다. 손가락·발·팔 등을 용도에 맞게 골라 사용했다. 항상 휴대(?)할 수 있고 크기가 일정하니 오죽 편리할까. 그런 사람 몸에서 가장 작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라. 아무리 둘러봐도 털보다 작은 것이 없다. 그래서 가장 작은 차이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대상으로 털이 선정됐다.
서양에 'A hair's breadth'라는 표현이 있다. 머리카락 하나만큼의 폭이라는 뜻이다. 이 단위는 실제로 사용됐다. 너비를 나타내는 가장 작은 단위로 고대 이스라엘부터 중세 잉글랜드까지 이용됐다. 기록도 남아 있다. 1818년 윌리엄 위더링의 책에서는 머리카락 하나의 두께를 1인치(2.54㎝)의 144분의 1이라고 했다.
다른 기록도 있다. 1855년 사무엘 마운더가 출간한 책에서는 머리카락 하나의 두께를 1인치의 48분의 1이라고 했다. 머리카락의 두께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로 측정해서 나온 수치인지 의심스럽지만, 1인치에 머리카락이 몇 개나 들어가는지 실제로 실험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니면 정확한 것처럼 보이기 위한 속임수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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