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_ 어원 자료
함경도의 어느 농부 두 사람이 비가 올 것인가 안 올 것인가를 ‘소'를 걸고 ‘내기'를 했는데, 갑자기 억수 같이 비가 쏟아져서 그 비를 ‘소내기'라고 했다고 한다. 즉 ‘쇠[牛] + 내기[賭]'로 해석한 것인데, 이 민간어원설은 ‘소나기'의 ‘소'가 ‘소[牛]'를 뜻하는 ‘쇼'로 나타나는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 앞에서는 그 주장이 무력해진다. ‘소고기'를 ‘쇠고기'라고도 했으니 ‘소나기' 를 ‘쇠나기'라고도 했을 것이란 추정을 할지 모르나, ‘쇠[牛]'는 원래 ‘쇼'였 고 그 속격형은 ‘쇠'였기 때문에 ‘쇠나기'는 ‘소 + 내기'로 분석되지 않는다.
원래 오늘날의 ‘소나기'는 15세기부터 ‘쇠나기'로 쓰였다. 그러니까 ‘쇠나기'가 ‘소나기'의 가장 오랜 형태인 셈이다.
쇠나기예 흐르난 지니 듣나니(凍雨落流膠) <1481두시언해, 18, 19a>
쇠나기 동(凍) <1527훈몽자회, 상, 2a>
‘쇠나기'에 대응하는 한자어는 ‘동우(凍雨)'라고 하여, ‘얼어 죽을 듯한 추운 비'로 인식할 것 같지만, 한문 원문에 대한 주석인 ‘江東이 夏月 暴雨랄 呼爲凍雨 ㅣ니라'라는 주석에서, 여름에 쏟아지는 폭우를 ‘동우(凍雨)'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서, 이 ‘쇠나기'가 오늘날의 ‘소나기'와 같은 뜻임을 알 수 있다.15세기부터 18세기끼지의 문헌에서는 이 ‘쇠나기'란 형태만 보인다.
오후 쇠나기 오다<1636병자일기, 92>
쇠나기(過路雨 馬聚雨 凍雨) <1690역어유해, 상, 2a>
쇠나기(驟雨)<1768몽어유해, 상, 2a>
쇠나기(驟雨) <1778방언유석, 신부방언, 5a>
‘쇠나기'는 ‘쇠 + 나- + -기'로 분석된다. ‘쇠'는 ‘매우, 심히'의 뜻을 가진 부사이고 ‘나-'는 ‘나다[出]'의 어간이며, ‘-기'는 명사형 접미사이다. 즉 ‘심히 내리다'란 뜻을 가지는 것이다. 이때의 ‘쇠'는 ‘소'와는 상관이 없는 단어로서 ‘쇠나기'가 쓰이던 당시에 ‘매우, 몹시, 심히'란 뜻을 가진 부사였다. 다음의 예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계오 열 설 머거셔 쇠 지운 저기며 덥고 비 오난 저긔도 뫼사와 져므도록 셔셔(甫十歲祁寒暑雨侍立終日)<1517번역소학, 9, 2b>
쇠 병한 저기 아니어든(非甚病)<1517번역소학, 9, 104b>
효근 독다래나 담고 두로옷 하 몯 얻거든 다 쇠 큰 도기 마은 말 담기니 게 담거나 즉시 담겨라<1565순천김씨 언간>
이 ‘쇠나기'의 ‘쇠'에서 'ㅣ'가 탈락하여 ‘소나기'나 ‘소낙비' 등으로 나타나는 것은 19세기에 들어서이다.
소나기 동(凍) <1813아학편필사본, 상, 4b>
소낙이 동(凍) <1908아학편, 6b>
소낙이 동(凍) <1925신정체법일선이천자, 5b>
잡바질 패, 소나기 패(沛) <19xx훈몽자략, 34a>
이것이 표기로는 ‘소락이' 등으로도 표기되었고, ‘소나기'가 움라우트가 되어 ‘소내기'로도 되었다.
소락이 동(凍) <1929아학편필사본, 6b>
그날 밤에 한 소내기 하였으니 <1949이상의 시, 6>
오늘날에는 ‘소나기'와 함께 ‘소낙비'가 시용되고 있는데, 이것은 ‘소낙' 에 ‘비'가 결합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그 이전에 ‘쇠낵비'가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쇠나기'가 ‘소나기'로 되기 이전부터 생긴 형태인 것으로 보인다. ‘쇠낵바'는 ‘쇠내기 비'가 줄어든 말이니, ‘소낙비'도 ‘소나기 비'가 줄어든 말이다.
쇠낵비<1883화어유초, 19>
소낙비 동(凍) <19xx훈몽자략, 35b>
사나운 바람과 소낙비를 실꼬 무서웁게 긔세를 부려 <18xx신숙주부인전, 32>
앗가 소낙비 지나간 자최도 업시 <1918무정, 223>
왜 지혜가 소낙비처럼 퍼붓지 않나<1936날개, 43>
오늘날에는 ‘소나기'를 ‘쏘나기'로 발음할 때와 ‘쏘내기'로 발음할 때에 차이를 두는 것 같은 인상이 짙다. ‘쏘나기'는 내리는 비를 지칭하지만, ‘쏘내기'는 ‘쏘내기 술, 쏘내기 펀치, 쏘내기 밥, 쏘내기 매' 등에서 보이는 처럼 ‘갑자기 한꺼번에 세차게 하는 행동'을 표현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비'의 한 종류를 뜻하는 어휘가 전의되어 쓰이는 예들이다.
주로 여름철에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비를 소나기라고 하는데 한자어로는 백우(白雨) 또는 취우(驟雨)라고도 한다. 이 소나기의 어원은 몇 가지가 전한다.
그 하나는 ‘소 내기’전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인데 이 설은 오래 전부터 전국에 널리 퍼져 있다. 옛날 어느 지방에 가뭄이 몹시 들어서 온 산야가 다 타들어가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그 단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사는 두 농부가 각기 소를 몰고 들에 나와 하늘을 원망하면서 탄식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때 서쪽 하늘로부터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두 농부 중 한 사람이 “저 것은 반드시 비를 몰고 올 구름이다.”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농부는 “거짓말!”하면서 이를 부인했다. 이처럼 서로 비가 온다거니 안온다거니 하면서 논쟁을 하다가 마침내 자기들이 몰고 온 소를 걸고 내기를 했다. 그런데 그 구름은 마침내 두어 시간 동안 세차게 비를 뿌리고 지나감으로써 그 고장은 가뭄을 면하게 되었고 내기에서 진 사람은 이긴 사람에게 약속대로 소를 건너 주었다고 한다. 이로 인하여 그 뒤부터 잠시 구름이 지나가면서 집중적으로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비를 소(牛)를 걸고 내기를 해서 내린 비라고 하여 ‘소내기’라고 했는데 뒤에 ‘소나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문헌이나 방언 등에 근거한 설이다. 문헌에 근거한 설 가운데는 고려가요 ‘동동’이나 두시언해(杜詩諺解)에 나오는 그릇을 거꾸로 기울여 속에 든 물건을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게 하는 ‘소다’와 흘러내리는 냇물 ‘나리’의 합성어 ‘소나리’에서 ‘소나기’가 나왔다는 설로서 소나기를 ‘쏟아지는 내’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천둥을 뜻하는 함경도 방언 ‘소낙’에서 왔다는 설과 날짜에 따라서 네 방위를 돌아다니며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인 ‘손’(손 없는 날 하는 손)과 있는 힘을 다하여 모질게 마구 쓰는 기운인 ‘악’이 결합된 단어라는 설이 있다.
이와는 달리 조항범 교수는 ‘소나기’를 ‘쇠나기’에서 나왔다고 새로이 문헌에 근거한 설을 주장하고 있다. 즉 ‘쇠나기’는 ‘쇠+나기’로 분석하여 ‘쇠’는 고어로서 ‘매우, 심히’라는 부사이고, ‘나기’는 ‘출(出)’의 의미를 갖는 동사 ‘나’에 접미사 ‘기’가 결합된 어형으로 보았다. 따라서 ‘쇠나기’는 ‘심히 내리는 것’이라는 어원적 의미를 갖기 때문에 ‘급하고 세게 내리는 비’ 곧 ‘급우(急雨)’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소나기는 지표면의 온도가 높아서 수증기가 상승기류를 타고 상공으로 올라가 찬공기와 만나게 되면 내리는 비로 주로 ‘적운’ 혹은 ‘적란운’의 형태를 띄면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다.
여름철이 되면 지표면은 뜨겁게 달궈지는 반면 상공에는 찬공기가 존재하면서 서로 기온 차이가 상당히 보이게 되면서 소나기 발생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여기에 거센 상승 바람이 불게 되면 수증기가 상공으로 치고 올라가면서 구름이 형성되고 소나기가 내린다. 소나기가 내리면 기온은 일시적으로 떨어지겠지만 소나기가 그치고 난 후 다시 기온이 올라 덥겠다.
소나기의 어원 중에 민간어원설로 농부들이 소내기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가뭄이 심한 여름날 시골 농부 두 사람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하늘을 보고 한 농부가 해가 지기 전에 비가 내린다고 하자 다른 농부가 비가 왜 오냐면서 서로 공방을 벌였고, 누가 맞는지 내기를 하자면서 내기에서 진 사람이 자기가 기르던 소를 주기로 했는데 그날 마침 비가 내리면서 ‘소내기’가 ‘소나기’가 됐다는 것이 민간어원설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조선시대 문헌에는 ‘쇠내기’라고 표현돼 있다. 여기서 ‘쇠’는 소(牛)가 아닌 ‘몹시’ 혹은 ‘심히’라는 뜻을 가진 ‘부사’이다. 여기에 날(出)의 의미를 가진 ‘나’와 접미사 ‘기’가 만나면서 ‘쇠나기’가 됐다.
다시 말하면 ‘몹시 내리다’를 표현한 말이 쇠내기인데 이것이 변형되면서 소나기가 된 것이다. 소나기를 흔히 소낙비라고 표현을 하는데 ‘낙(落)’은 ‘떨어질 낙’의 한자어로서 ‘몹시 떨어지는 비’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소나기 관련된 속담으로 ‘여름 소나기는 황소등어리도 다툰다’는 말이 있다. 여름철 비는 소나기인데 자우 좁은 지역에서 강하게 내리기 때문에 1m 정도 되는 소 잔등도 비맞는 부분과 안 맞는 부분이 있을 정도라는 뜻이다. ‘소나기 3형제’다는 속담은 소나기는 반드시 수차례 빗발이 약하고 강한 것이 교차돼 쏟아진다는 뜻이다.
갑자기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에서 몰아쳐서 쏟아지다가 언제 비를 뿌렸냐는 듯이 새초롬하게 맑은 하늘을 드러내는 날씨가 ‘소나기’ 내리는 날씨다. 이런 소나기의 특징을 살려 갑자기 내리는 눈을 ‘소나기눈’이라고도 하고, 갑자기 많이 먹는 밥을 ‘소나기밥’이라고 한다.
또한 관용적인 표현으로 ‘소나기 삼형제’라는 말도 있는데, 소나기가 대체로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면서 세 줄기로 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소나기’의 어원은 ‘쇠나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쇠’와 ‘나기’가 결합된 ‘쇠나기’의 ‘쇠’는 ‘매우, 심히’라는 뜻의 부사이다.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중세국어에서는 많이 쓰이던 말이다. ‘나기’는 ‘出(출)’의 의미를 갖는 동사 ‘나-’에 접미사 ‘-기’가 결합된 어형이다. 이렇게 보면 ‘쇠나기’는 ‘심히 내리는 것’, 즉 급하고 세게 내리는 비 ‘급우(急雨)’라는 의미이다.
“가뭄이 심한 어느 여름날, 시골 농부 두 사람이 옥신각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비가 오늘 올 것인가, 내일 올 것인가를 놓고 자기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자기가 기르던 소를 내주기로 하는 내기를 걸었는데, 이때 갑자기 억수 같은 비가 쏟아졌다. 그 비를 ‘소’를 걸고 ‘내기’를 한 비라 하여 ‘소내기’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오래전부터 구전되는 ‘소나기’에 대한 민간어원이다.
‘소나기’에 대한 어원설에는 이 외에도 한자어 ‘速落雨(속낙우)’에서 변한 것이라는 설, ‘천둥’을 뜻하는 함경 방언 ‘소낙’에서 왔다는 설, ‘손(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과 ‘악(모질게 마구 쓰는 기운)’이 결합된 단어라는 설 등이 있으나 이들 또한 민간어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들 여러 어원설은 ‘소나기’의 15세기 어형이 ‘쇠나기’였다는 점만으로도 무력해진다. 15세기의 ‘쇠나기’와 기존의 어원설에 등장하는 ‘소내기’ ‘速落雨’ ‘소낙’ ‘손악’ 등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세국어 ‘쇠나기’의 어원은 어렵지 않게 설명할 수 있다. ‘쇠나기’는 ‘쇠’와 ‘나기’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는데, ‘쇠’는 ‘매우, 몹시, 심히’라는 뜻의 부사이고, ‘나기’는 동사 ‘나-[出]’에 접미사 ‘-기’가 붙은 파생 명사이다. 그리하여 ‘쇠나기’는 ‘심히 내리는 것’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 ‘소나기’가 급하고 세게 내리는 비라는 점이 이와 같은 어원설을 뒷받침한다.
‘쇠나기’는 제1음절에서 ‘ㅣ’가 탈락하여 ‘소나기’로 변한다. ‘소나기’가 19세기 문헌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소나기’를 ‘소내기’ ‘쏘나기’ ‘쏘내기’ 등으로 발음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표준어가 아니다. ‘소나기’는 ‘소나기눈’ ‘소나기매’ ‘소나기밥’ ‘소나기술’ 등과 같은 합성어에서 보듯 ‘갑자기 세차게’ ‘갑자기 많이’ ‘갑자기 한정 없이’ 하는 행동을 표현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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