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달_아무 하는 일도 없이 빈둥거리며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사람
참 뜻 : 건달이란 말은 불교의 건달바(乾達娑)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건달바는 수미산 남쪽 금강굴에 사는 하늘 나라의 신인데, 그는 고기나 밥은 먹지 않고 향(香)만 먹고 살며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노래를 하는 존재다. 이밖에 '중유 상태의 존재'를 건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가에서는 사람의 생을 본유(本有), 사유(死有). 중유 (中有), 생유(生有)의 네 단계로 나눈다. 중유의 몸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살아 생전에 지은 업에 따라서 새로운 생명을 받아 태어나게 되는데, 죽어서 다시 환생하기 전까지의 불안정하고 허공에 뜬 존재 상태를 '중유'라 한다. 건달이란 말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의 뜻이 이러하므로 건달이란 한마디로 존재의 뿌리가 불확실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불안한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바뀐뜻 : 아무 하는 일도 없이 빈둥거리며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사람이나, 가진 밑천을 다 잃고 빈털터리가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를 들어,
- 그 집 아들이 천하에 둘도 없는 건달이라며?
- 사업에 실패한 이후로 그 많던 재산 다 날리고, 겨우 하나 남은 집에 들어앉은 건달이 됐지 뭔가.
- 저 녀석은 겉만 번드르르하지 돈 한 푼 없는 건달이다.
'건달' 어원 자료
통설에 따르면 건달이라는 이름은 힌두교와 불교에서 말하는 상상적 존재인 간다르바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간다르바는 음악을 사랑하며 향기를 먹고 사는 자유로운 존재로 인도판 요정에 가까운 존재였지만 이 이름이 한국 등으로 넘어오면서 '일은 안 하고 빈둥댄다'라고 해서 부정적인 의미로 변질되었다. 예술가를 천시하던 관습 때문에 신들의 악사인 간다르바를 음차한 건달바가 광대와 악사를 비하하는 말이 되었고 이것이 변형되어 놀고 먹는 사람을 건달로 칭하게 되었다는 설이다. 그 외의 의견으로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선 건들건들의 건들이나 거덜에서 온 단어로 보고 있다. 한말글연구회 정재도 회장 역시 건둥건둥, 건들건들, 선달 등의 단어와 유래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폭력배를 흔히 건달이라고 부른다. 조폭들은 건달이라는 호칭을 썩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적어도 '깡패'보다는 좋게 생각한다고 한다. 건달(乾達)이라는 단어를 이루는 한자의 뜻도 나쁘지 않고, 위 간다르바 유래가 사실이라면 신에서 따온 명칭이니 사회 밑바닥의 조폭들로서는 이보다 더 영광(?)일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향과 음악을 즐기며 음료와 약품을 제공하는 역할의 신이라고는 할 수 있겠다.
여기서 더 높이면 협객이 된다. 다만 협객은 조폭 입장에서도 너무 좀 과하게 느껴지고, 깡패는 좀 부정적으로 느끼기에 건달이나 깍두기 정도로 많이 부른다.
음절 앞뒤를 바꾸어 '달건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영화 타짜에서 초반 악역 곽철용이 자신이 달건이 생활을 했다고 운운한다. 배달부를 딸배라고 뒤집어 부르는 것과 뉘앙스가 비슷하다.
조선 시대에는 건달 외에도 무뢰배, 왈짜, 불한당 등으로도 불렀다. 1990년대까지는 이와 같은 의미로 쓰인 속어 '어깨'가 있었다. 대략 깡패 다음 등급 정도로, 깍두기와 비슷한 의미(외모 비하)인데 좀 더 나은 어감으로 쳐 주던 단어. 건달들이 덩치가 크니 어깨가 넓다는 의미와, 건달들이 어깨에 힘주고 다닌다는 의미가 둘 다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생긴 속어이다.
깍두기라는 말도 있다. 1990년대부터 조폭영화에서 폭력배 비하단어로 깍두기가 꽤 많이 쓰였던 영향으로 '깍두기'가 더 많이 유행되면서 어깨를 밀어냈다. 깍두기는 좀 더 희화화하는 이미지가 강한 편인데, 조폭들끼리도 쓰긴 쓴다고 한다. 2010년대에는 깍두기라는 말도 잘 안 쓰고 주먹, 형님 식으로 부른다고 한다. 건달이라는 표현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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