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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야채 나물 푸성귀 남새_밭에서 기르는 농작물

by noksan2023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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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야채 나물 푸성귀 남새_밭에서 기르는 농작물

 

 

 

채소 야채 푸성귀 남새

 

 

 

육식(肉食)'에 상대되는 말은 ‘채식(菜食)'이다. 육식이 고기를 위주로 하는 식사라면, 채식은 채소를 위주로 하는 식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채식은 채소뿐만 아니라 과일, 해초 등을 포함하는 식물성 음식을 먹는 식사까지 아우른다. 채식의 개념을 이렇게 넓게 잡아도 좀 의아스러운 부분이 있다. 채소는 물론이고 야채, 나물 등을 먹는 것도 채식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채식'의 정의가 이렇게 모호하게 된 것은, ‘채소, 야채, 나물' 등의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보니 이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상위 개념어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채소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채소(菜蔬)'는 ‘밭에서 기르는 농작물'로 한정된다. 이는 오래된 고유어인 ‘남새'와 같은 의미다. 물론 밭에서 기르지만 보리나 밀 따위와 같은 곡류는 채소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밭에서 기르는 농작물 가운데 잎이나 줄기, 뿌리, 열매를 바로 먹을 수 있는초본식물이 채소다. 무, 배추,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죽순 등이 대표적인 채소에 속한다.이들을 먹는 부위에 따라 세분할 때에는 ‘잎 채소, 줄기 채소, 뿌리 채소, 열매 채소'라고 한다. 북한에서는 이들을 ‘잎 남새, 줄기 남새, 뿌리 남새, 열매 남새'라고 하니 , 이로써도 ‘채소'와 ‘남새 '가 같은 뜻의 단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야채

 

 

 

한편 ‘야채(野菜)'는 한자 뜻 그대로 '들에서 자라는 나물'이다. 「세종실록」에도 나올 정도로 오래된 한자어다.들에서 자라는 나물을 보통 ‘들나물'이라 한다. 그러므로 ‘야채'는 ‘들나물'과 동의어다. 들나물의 대표적인 것이 냉이, 쑥 등이다. 고사리, 도라지 등은 ‘산나물'이라 하여 들나물과 구분한다. 그런데 현재 ‘야채'는 ‘들에서 자라는 나물'이라는 의미로는 잘 쓰이지 않고, 주로 ‘채소'와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사전에서는 ‘야채의 의미를 「채소」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기술하여 ‘채소'보다 더 일반적인 말로 보고 있다. “신선한 채소” 와 “신선한 야채”, “채소 장수”와 “야채 장수”가 의미상 큰 차이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신선한 야채”와 “야채 장수”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느낌이어서 사전의 뜻풀이가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잎 야채, 줄기 야채, 뿌리 야채, 열매 야채'라는 말이 불가능 한 것을 보면, ‘야채'가 아직 ‘채소'의 영역으로 완전히 들어 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실을 강조하여 ‘채소'를 쓸 자리에 ‘야채'를 쓰는 것은 잘못이라 지적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채소'를 뜻하는‘야채'가 일본에서 들어온 한자어라 써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채소'와 ‘야채'는 거부감 없이 넘나들며 쓰이는 것이 현실이다.

 

 

 

나물

 

 

 

한편 ‘나물'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주로 잎을 먹지만 줄기나 열매를 먹기도 한다. 고추나물의 경우는 열매가 나물이 되는 예다. ‘나물'은 들과 산에서 저절로 나는 것이어서 밭에서 직접 길러 먹는 ‘채소'와 차이를 보이고, 들뿐만아니라 산에서 나는 나물도 포함하는 것이어서 ‘야채(들나물)'와도 차이를 보인다. 냉이, 쑥, 도라지, 두릅 등이 모두 ‘나물'인 것이다. 물론 콩나물에서 보듯 집에서 기른 것 도 ‘나물' 축에 든다. ‘나물'은 보통 생것을 지시하지만, 삶거나 볶거나 양념한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가지 나물, 감초 나물, 노각 나물 등은 조리 과정을 거쳐 식품화한 것이다. 삶거나 볶거나 양념을 하면 ‘채소' 또는 ‘야채'라 하지 않으므로, ‘나물'은 이런 점에서도 이들과 차이를 보인다. ‘채소'나 ‘야채'를 삶거나 볶거나 양념을 하면 ‘나물'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푸성귀

 

 

 

한편 ‘푸성귀'는 ‘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나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곧 ‘채소'와 ‘나물'을 아울러 이르는, 지시 의미 영역이 아주 넓은 단어다. 그런데 ‘푸성귀'는 “집 근처 밭에 푸성귀를 심어 먹었다.”와 같이 주로 ‘채소'의 의미로 쓰인다. 이 경우 ‘푸성귀'는 ‘채소'는 물론이고 ‘야채'로 바꾸어 쓸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야채'는 나물의 일종이라는 점에서 ‘나물'에 포함되고, ‘나물'은 들이나 산에서 자생한다는 점에서 밭에서 나는 ‘채소'와 차별된다. 본래 ‘야채'는 나물의 일종이니, ‘나물'과 차별되는 ‘채소'와 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푸성귀'는 ‘채소'와 ‘나물'을 아우른다는 점에서 ‘채소'이기도 하고 ‘나물' 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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