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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드림셈_한 번에 하지 않고 여러 번 나눠서 주고받는 셈(할부割賦)

by noksan2023 2025.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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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셈_한 번에 하지 않고 여러 번 나눠서 주고받는 셈(할부割賦)

 

 

드림셈

 

 

 

물건을 산 뒤 계산을 할 때, 금액을 한꺼번에 지불하기도 하고 몇 번에 걸쳐서 나누어 지불하기도 한다. 신용카드가 일상화된 요즘은 일시불로 할 것인지, 할부로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더욱 자유롭다. 후자와 같이 한 번에 하지 않고 여러 번에 나누어 주고 받는 셈을 '드림셈'이라 한다.

 

‘드림'은 동사 '드리다(한쪽이 위에 고정된 천이나 줄 따위가 아래로 늘어지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에서 파생된 명사로, ‘길게 늘인 것' 정도의 의미를 띤다. ‘드림줄(마루에 오르내릴 때 붙잡을 수 있도록 늘어뜨린 줄), 드림장막(--帳幕, 위에서 아래로 드리우는 장막), 드림흥정 (물건을 사고 팔 때 여러 번에 나누어서 값을 치르기로 하고 하는 흥정), 아얌드림(아얌 뒤에 댕기처럼 길게 늘어뜨린 비단)' 등의 ‘드림'도 그와 같은 것이다.

 

이에 따라 ‘드림셈'은 ‘길게 늘인 셈'이라는 뜻이다. 한번에 하지 않고 긴 시간을 두고 여러 번에 나누어 주고 받는 셈이다. ‘드림셈'은 요즘 많이 쓰는 한자어 ‘할부(割賦)'와 의미가 통한다.

 

 

'드림셈'

 

 

드림셈

 

 

 

[뜻] 값을 몇 차례 나누어서 주고받는 셈

[보기] 드림셈으로 산 것도 아니고 맞돈(현금)을 보내주었는데 너무하지 않습니까?

 

아침에 일어나니 여느 때보다 밖이 어둡다고 생각을 했는데 비나 눈이 올 거라는 기별이 들렸습니다. 어제보다 조금 풀린 듯해서 비가 오겠지 했는데 눈이 옵니다. 가루같은 가랑눈이 오는데 얼마나 올지 모르겠네요. 올겨울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두리를 하얗게 바꿔 줄 만큼 오면 좋겠습니다.

 

어제 늦도록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의 손과 발은 얼음같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손발이 찬 사람이 따뜻한 바람도 넉넉하게 나오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하고 왔으니 그럴 수 밖에요. 제 손과 발로 데워봤지만 얼른 데워지지 않더군요. 제 스스로 피를 잘 돌려야 될텐데 무엇 때문인지 그게 잘 안 되니 안쓰럽습니다.

 

집도 마음대로 불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없어서 찬바람이 불 무렵 따뜻물자리(온수매트)를 하나 장만했었습니다. 그런데 받고 보니 누리그물에서 보던 것과 다르고 여러 가지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돌려보냈지요. 그래서 저절로 돈도 되돌려 받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두 달이 넘도록 돈을 안 돌려 주더라구요. 드림셈으로 산 것도 아니고 맞돈(현금)을 보내주었는데 너무하지 않습니까?

 

좋은 말로 여러 차례 기별을 해도 되지 않아서 좀 언짢게 널리 알리겠다고 했더니 바로 보내주더군요. 이게 뭡니까. 몬을 돌려 받았으면 몬값을 바로 돌려 주는 게 맞는데 이리저리 미루다 기분까지 나쁘게 해 놓고 뒤늦게 안 좋은 소리를 듣고서야 마지못해 보내주는 꼴말입니다. 손님의 자리에 서서 생각해 보면 그럴 수는 없는데 장사를 하는 사람들 가운데 덜 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드림셈'은 일본말스런 한자말 '할부'를 갈음할 수 있는 말입니다. '분액'이란 한자말도 있지만 쓰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요즘 일본이 하는 걸 보면 이런 일본말 찌꺼기들을 얼른 없애고 우리말다운 토박이말을 찾거나 만들어 써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단단해집니다.

 

 

'드림흥정'

 

 

드림셈

 

 

 

가을이 깊어갑니다. 한낮에도 안에서는 긴옷을 입고 있어야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썰렁해서 지내기가 어렵습니다. 푸나무들이 가을빛을 더해가면서 가을빛 구경을 하러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지요? 저도 이레끝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들녘에 누런 벼들이 넘실거리고 가을을 하는 녀름지이들의 손길이 바빴습니다. 곳곳에서 여러 가지 잔치가 열려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일하는 사람들과 놀러 온 사람들을 함께 볼 수 있었지요.

 

토박이말을 어떻게 하면 많은 분들께 맛보여 드리고 알릴까를 생각하는 걸 일삼아 해 왔지만 이제는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도록 할까를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수(방법)나 감(자료)이 거의 없는 게 참일입니다. 어떤 솜씨와 풀그림이 있어야 되며 또 돈은 얼마나 들까 이런 걱정을 하다가 재잘터(트위터)와 얼굴책(페이스북)에서 동무 사이인 '소셜홀릭'님께 제가 생각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어려운지를 물었더니 생각보다 얼른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이제까지 누리집을 만들 때도 그랬고, 놀이 딱지를 만들 때도 그랬듯이 남의 손을 빌려 일을 하면 그 삯을 두고 드림흥정을 할 수도 없어서 삯을 줄 때 적지 않게 힘이 들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틀을 만들어줄 사람을 찾는 것보다 얼마나 돈이 들까 하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뜻밖에 해 주신 말씀은 할 만한 사람을 알고 있고 그렇게 목돈이 들지 않을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는 모릅니다. 얼굴도 모르는 제가 던진 물음에 그렇게 큰 도움을 주셨으니 말입니다.

 

제 가까운 둘레에 좋은 분들이 많지만 누리그물에서 알게 된 분들도 참 좋은 분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을 알게 해 준 누리그물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지요?

 

'드림셈'은 세 해 앞서 맛보여 드린 적이 있습니다. '한 번에 하지 않고 여러 번에 나누어 주고받는 셈'을 뜻하는 것으로 '할부'라는 말과 비슷한 뜻이라고 말입니다.

 

'드림흥정' '몬을 사고 팔 때 여러 번 나누어 값을 치르기로 하고 하는 흥정'을 뜻한답니다.

 

여러분도 목돈이 없을 때 드림흥정 자주 하시지요? 하지만 이 말을 써 보신 적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할부거래'를 하실 때는 '드림흥정'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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